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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지만,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안산을 오르다<산행기> 6.15산악회 8월 안산 산행
이종범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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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26  12: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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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 6.15산악회 회원

 

   
▲ 안산 봉수대에 오른 6.15산악회 회원들. [사진-이종범]

6·15산악회(회장 권오헌) 8월 정기산행은 서대문형무소 뒷산인 안산(무악산)을 올랐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 많은 회원이 모이지 않겠다고 한 생각과는 달리 여느 달보다 더 많은 40여명의 회원이 모였다. 회원들은 각자가 준비한 우산과 비옷을 입고 등반을 시작했지만 많이 내리는 비도 아니어서 그냥 등반하기로 했다.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안산은 300m 높이의 낮은 산이다. 하지만 역사의 큰 사건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인조가 한양을 버리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이괄의 난 당시 난군(亂軍)이 전세를 역전 당하는 전투가 벌여졌던 장소였으며 일제 강점기 서대문형무소에서 수많은 항일지사들의 아픔을 지켜봤으며 한국전쟁 때에는 인천상륙 후 서울로 들어오는 미군과 인민군이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곳이기도 하다.

   
▲ 정상을 향해 앞으로. [사진-이종범]

회원들은 서대문형무소를 출발하여 오른쪽에 버티고 선 인왕산을 바라보며 서봉수대를 향해 늦은 등반을 시작하였다.

자락길이라는 산 둘레 전반에 조성된 인공산책로를 비켜 오르는 길은 등산이라기보다 산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등산로는 편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등산을 즐기는 시민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산악회 깃발을 선두로 40여 명의 회원들은 길게 줄지어 산행을 이어갔다.

몸이 불편하신 양원진 선생님과 구순을 넘기신 유기진 선생님 등 원로 선생님들도 한 걸음 한 걸음 젊은 회원들과 함께 정상을 향해 오르셨다. 김영승 선생님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앞뒤를 오가시면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으셨다.

한 삼십여 분 걸었을까. 능선에 다다르니 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금방 시야에 들어왔다. 연로하신 선생님들과 몸이 불편한데도 끝까지 산행을 함께하는 회원들을 기다리며 더위를 식혔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온통 바위고 계단이었다. 궂은 날씨에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서로의 도움으로 무사히 모든 회원들이 서봉수대에 올랐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봉수대에서 내려다 본 서대문형무소

   
▲봉수대에서 내려다 본 서대문형무소. [사진-이종범]

정상 바로 밑 봉수대를 오르니 서대문형무소가 한 눈에 들어왔다.

박희성 선생님은 서대문형무소에 계셨던 시절과 그 곳에서 봤던 민둥산 안산의 모습을 회상하셨다. 김영식 선생님은 안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은 걸 보고는 일본놈들은 좋은 나무는 다 베어내고 쓸모없는 아카시아나무만 잔뜩 심어놨다고 한탄 하셨다. 안내를 하셨던 선생님 한 분이 안산의 전경은 동봉수대 제일 좋은데 서봉수대를 올라 아쉽고 산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거기도 오르지 못해 안타까워 하셨다.

회원들은 홍제동 방향으로 하산하여 안산 자락길과 이어진 무학정이라는 2층 정자에서 이른 점심과 막걸리를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느 누구도 비가 온다고 옷이 젖었다고 투덜거리기는커녕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도심에서의 산상강연

   
▲ 산악회원들은 비를 피해 무악정에서 점심을 했다. [사진-이종범]

하산을 시작하자 비는 잦아들었다. 서대문구의회를 지나 홍제천 옆 내부순환도로 고가 밑에서 자리를 잡고 산상강연을 열었다.

이번 달에는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추모단체 연대회의가 준비하고 강연은 ‘한국전쟁 전후 피학살자 전국유족회(전국유족회)’에서 진행했다. 전국유족회는 전쟁 기간에 자행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정부와 미국에게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한편 합동위령제와 학살지 발굴 같은 사업을 하는 곳이라는 단체 설명과 연대와 지지를 부탁하였다.

그리고 대한송유관공사라는 공기업에 다니는 딸의 억울한 죽음(자주민보 참조)과 검, 경의 불성실한 조사과정을 파헤치고 계신 어머니의 말씀이 이어졌다. 딸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부실한 수사를 설명할 때 세월호에 대한 총체적 난국을 보여준 공권력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려는 어머니 마음은 세월호 유가족 마음과 28사단 윤 일병 부모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산은 얕지만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있는 안산. 역사는 반드시 기억하고 바로 전달해야 한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세월호 비극 그리고 무능과 무시로 일관했던 박근혜 정부,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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