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전승절’로 불리는 7.27 정전협정 체결일 61주년을 맞아 북한이 두 가지 풍경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북한은 정전협정 61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미국에 대한 적대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27일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또다시 로켓 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전승절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이날 발사훈련에는 남조선주둔 미제침략군기지 타격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가 참가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전승절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이날 발사훈련’이란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북한군이 26일 오후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을 발사한 훈련을 시사하며, 또한 ‘남조선주둔 미제침략군기지 타격임무’란 북한군의 이번 훈련이 주한 미군기지를 겨냥했음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불구대천의 원수’인 미국과 아직 관계개선이 되고 있지 않기에 이렇게 강한 대미 적대의식을 표출하는 것은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올해엔 중국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이 ‘전승절’을 맞았음에도 ‘인민지원군’을 파병한 중국의 6·25 참전과 관련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은 해마다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열리는 중앙보고대회에서 중국인민지원군의 참전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북한 매체들도 ‘조중(북중) 혈맹’을 강조했으나 올해 중앙보고대회에서는 ‘중국’이란 단어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60주년이던 작년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에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방북하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이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언론 성명 발표에 동참했다고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공개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북중 관계에 다소 이상기류가 흐르는 듯싶습니다.

북한은 올해 ‘전승절’을 맞아 미국이 여전히 ‘백년숙적’임을 밝힘과 동시에, 아무리 혈맹적 관계인 중국일지라도 ‘줏대’가 없으면 ‘동지’일 수 없다는 자신만의 원칙과 색깔을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G2(주요 2개국)이자 신형대국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현실적 강대국을 대하는 북한의 이 같은 모습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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