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공동성명 발표는 보류됐다. [사진출처-일본수상관저 페이스북]
일본을 국빈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과 분쟁 중에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이)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대상이라고 일본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각료급 협상을 계속하기로 하고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보류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빚어졌다.

<연합뉴스>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양 정상은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과 지역안보 방위협력 등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오키나와현 센카쿠 제도는 일본의 시정권 아래에 있으며 미.일 안정보장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다”고 확인하고 “사태가 계속해서 고조되는 것은 옳지 않다. 신뢰양성 조치를 마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일 안보조약 제5조는 일본의 시정권(施政權)이 미치는 지역이 무력공격을 당했을 경우 미국이 일본을 방위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요미우리>와의 서면인터뷰에 이어 공개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전날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댜오위다오가 일본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란 점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영토문제에서 일방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일 동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베 내각은 적극적 평화주의를 통해 지금까지보다 더욱 지역 평화와 안정에 공헌해 나가겠다”면서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5년 이내 운용 정지를 비롯해 오키나와현(沖縄県)의 부담 경감을 위해 미국의 추가적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특히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의 검토 상황을 설명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다”고 확인했다.

또한 “일본은 앞선 세계대전에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점을 반성하고, 전후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나라를 위해 싸운 분들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설명을 통해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일 동맹관계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의 기초일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 안보의 토대”라면서 ”우리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북한의 위협 등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과거 수십 년에 걸쳐 도발적인 행동과 무책임한 행동을 해왔다”며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가 북한이며,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판 속에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하며 “일본, 한국, 중국 등 관련국과 협력해서 앞으로도 북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막판까지 난항을 거듭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에 대해 아베 총리는 “정력적이고도 진지한 각료급 협의를 계속해 조기에 타결하도록 지시했다”며 “ 공동성명 발표는 그 결과를 본 뒤 적절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협의 결과에 따라 성명 문구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체류 중에 발표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센카쿠 열도에 대해 일본 측에 선물을 준 것은 일본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쌀, 보리, 소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이른바 ‘관세 성역품목’에 대한 일본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왕궁 환영행사, 납북 피해자 가족인 요코타 메구미씨 부모 면담, 일본과학미래관 강연, 메이지(明治)신궁 방문, 왕궁 만찬 등의 일정을 가진 후 25일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추가,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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