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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에 종북이 왠 말인가 일부 인사들의 색깔론을 보며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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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1  13: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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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침몰했다. 탑승자 중 3백여 명이 고등학생들이다.

아직 살아있을지 모를 실낱같은 희망에도 늘어나는 사망자 숫자는 한숨짓게 한다. 대한민국이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는 보도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배를 버리고 나 혼자 살겠다고 빠져나온 선장의 모습에서 부끄러운 어른들의 모습을 봐야 했다.

'선진국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외쳐 온 정부가 기본적인 탑승자와 구조자 숫자도 모르고, 구조대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동시에 이룩된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기에는 엉성하고 위태로운 삼류 국가의 전형적인 모습에 '이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피와 땀을 바쳐야 했는가'라는 분노는 당연하지 않을까.

분노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 일부 인사들은 분노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북한으로 돌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대신 받아줄 북한이 있기에 분단은 좋다는 듯 말이다.

세월호 침몰사건을 두고 전 세계가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민족끼리'를 표방하는 북한에서 같이 눈물을 흘려주지 않는데 혀를 찰 수는 있다.

하지만 북한 언론에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질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월호 침몰로 드러난 정부의 총체적 난국은 우리 언론을 포함, 미국, 유럽 등 우호 국가들에게서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사고 처리 과정에 대한 비난 여론을 전했다.

독일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은 "선박참사가 힘든 상황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녀는 모든 위기들을 버텨내왔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죽음과 당국의 구조실패의 가능성은 그녀에게 이젠 정말 큰 치명타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의 가족들의 관점에서는 정부도 이 비극에 책임이 있다. 이것은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며 "행정기관들이 과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확실하게 수사되기를 바란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8일자 보도에서 세월호 침몰사건을 남한 언론을 이용해 전하면서 말미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인터넷 <우리민족끼리>는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가',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자살', '우리는 너무 믾이 속았다', '남조선 언론 세월호의 잠수함 충돌가능성 주장', '여객선침몰사건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대응 무능력 강력히 비판' 등의 제목을 통해 정부의 대응책을 비판했다.

우방국이라고 하는 서구의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과 주적이라고 하는 북한의 보도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서구의 언론들이 더 아프게 꼬집었을 뿐이다.

하지만 여당의 한 최고위원은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SNS에 올렸다.

심지어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언론 편집장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의 어머니 인터뷰를 두고 "북한의 사주를 받고 선전선동하는 종북좌파의 연극이다. 이 여자는 반정부 종북야권성향"이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민족으로 애도를 표하지 않고 가슴을 후벼 파는 비판에 불편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혈맹으로 다져진 미국이나 유럽의 언론이 세월호 침몰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것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그들의 시각대로라면 북한뿐만 아니라 세월호 침몰에 대한 비판보도를 한 미국의 언론들도 정부 전복작전에 동참하고, 미국 언론도 북한의 선전선동매체 아닐까.

자신들을 향한 불편한 목소리를 피해 가는 방법으로 일단 북한을 끌고 들어오자는 식은 소아병적 발상에 불과하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고 했다. 장을 담그고 싶지 않으면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 무능한 정부라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고 커밍아웃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정직해 보인다. 아무런 죄 없는 구더기를 손가락질하는 모습은 구차할 뿐이다.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넘기려는 모습, 종북이라는 허깨비를 만들어 내는 이들에게서 수많은 소중한 목숨을 내팽개치고 나 혼자 살겠다던 세월호 선장이 그대로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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