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숙(79) 전 의원은 설계기 이산가족 2차 상봉 첫날인 23일, 여동생 이인숙(68) 씨와 함께 북에 살고 있는 언니 이임순(81) 씨와 64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정무 제2장관을 지내고 제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 전 의원은 “세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언니와의 얘기가 재밌었다”며 “향후 남북관계는 동서독 관계 같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박 대통령을 잘 알았다”며 ‘통일대박’ 발언에 대해 “소신 있고 국제분석을 잘 하니까 국제적 가능성을 보고 한 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 설 계기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의 일원으로 23일 금강산에서 북에 살고 있는 언니와 64년 만에 만난 이연숙 전 의원. [사진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 기자 : 이산상봉 소감은?

■ 이연숙 전 의원 : 세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언니와의 얘기가 재밌었다. 언니는 평양에서 내과의사를 하고 은퇴했고 형부(언니의 남편)는 지하철 만드는 일을 하셨다고, 언니의 아들은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60년 헤어져도 잘 살고 있더라.

1990년대 중반 국제회의(베이징 국제여성대회) 하러 중국에 갔을 때 언니 아들이 소련에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처음 언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무심코 얘기를 넘겼다가 지난해 상봉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확실히 언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언니 만나보니 북한 사람들 생각이 많이 다르더라. 와서 느낀 게 남북 간 가족 만남이 중요하지만 남남 가족 간 만남도 중요하다. 남쪽 가족끼리도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버스 타고 올 때 보니 남쪽 가족들끼리도 서로 얘기를 못했는지 말을 많이 하더라.

□ 이산가족 막상 와 보니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것이라 보는가?

■ 향후 남북관계는 동서독 관계 같이 될 것 같다. 나이 많은 사람끼리 방문할 수 있게 하고... 김정은도 제네바에서 유학하지 않았나.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 몇 번 갔다와서 북한 실체를 잘 알고 있다.

실제 언니를 만났을 때 우리가 생각한 북한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오픈해서 얘기하고 체제선전도 안 하고 그러더라. 동서독 방식의 통일 얘기 했을 때 언니도 많이 공감했다. 오늘 상봉에서 남들은 많이 울었지만 우리는 기뻐서 잘 울지도 않았다.

경제적 능력으로 북한을 많이 도와야 한다.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 만들고 하는 거 보니까 북한도 많이 개방됐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북한이 그저 산에서 내려온 머리 덥수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국제화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한국 사람도 자심감 갖게 됐다.

동서독 개방할 당시 한국의 수준이 그때(독일 통일 당시) 보다 훨씬 높아졌다. 우리도 동서독 처럼 교류했으면 좋겠다. 지금 북한도 당시 동독보다 높다. 통일 어렵지 않을 것 같다.

□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에 대한 의견은?

■ 박 대통령이 얘기한 통일대박의 경우 박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과 달리 북한을 잘 안다. 어릴 때부터 내가 박 대통령을 잘 알았는데 소신 있고 국제분석을 잘 하니까 국제적 가능성을 보고 한 말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가 국제정세 보면서 더 자신있게 행동한다면 좋겠다. 우리가 좀 더 못사는 나라를 돕고 지도자 역할을 한다면 그런 자신 있는 모습이 문화 대국을 만들어 통일의 밑거름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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