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계기 이산가족 2차 상봉에 참가하는 357명의 남측 가족이 23일 오전 버스편으로 금강산으로 향했다. [사진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죽은 줄 알았던 동생을 만날 생각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동생 소식을 듣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어제는 수면제를 먹고 잤더니 괜찮아졌다. 동생을 만나면 남북통일이 돼 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설 계기 이산가족 2차 상봉을 위해 금강산으로 향하는 남측 최고령자 이오순(96) 할머니의 마음은 벌써 금강산에 닿았다.

23~25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2차 상봉은 북측 88명이 찾는 남측 가족 357명이 서로 만나게 되며, 오전 8시 18분경 숙소인 속초 한화콘도를 출발해 오전 9시 30분경 동해선 출입경사무소에 도착해 수속을 밟고 있다.

▲ 버스에 오르는 2차 상봉자들은 1차 상봉자에 비해 한결 차분한 분위기였다. [사진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전날 속초 숙소에 집결해 등록과 건강검진, 방북교육 등을 받은 2차 상봉단은 1차 상봉 때보다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지정된 버스에 탑승했다.

상봉자들은 숙소와 버스를 배경으로 곳곳에서 가족 단위로 기념촬영하며 가족을 만나기 앞서 즐기는 분위기였지만 내심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부녀상봉 케이스인 남궁봉자(60) 씨는 버스에 올라 긴장된 표정으로 친척에게 전화를 하며 대기하면서 “긴장돼서 어제 잠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취재진의 관심을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다.

이산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대진읍에 들어서자 ‘고성 군민 일동’, ‘고성군 사회단체 일동’ 등의 명의로 ‘금강산 관광 재개로 남북화해, 통일로, 평화로’, ‘DMZ평화공원 고성 유치를 기원합니다’, ‘남북화해 평화의 상징, 금강산 관광 재개 희망을..’ 등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마주치는 주민들도 손을 들어 환송했고, 명파리에 들어서자 6~7명의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버스를 환송했다. 그러나 남북 교류가 중단된 여파 탓인지 최북단 명파초등학교를 지나자 방치되다시피 한 건어물 직매장이 곳곳에 보였다.
 

▲ [사진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상봉단은 제진검문소를 지나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 오전 9시 30분경 동해선 출입경사무소(CIQ)에 도착해 간단한 세관검사를 거쳤다.

한편, 통일부 김남식 차관은 1차 상봉 때 류길재 장관과 달리 남측 CIQ까지 와서 배웅할 예정이라 속초에서는 별도로 이산가족들과 만나지 않았다.

2차 상봉단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첫 전체 상봉을 갖고 오후 7시 남측 주최 환영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틀째인 24일에는 오전 9시부터 개별 상봉을 갖고 공동 중식을 한 뒤 오후 4시부터 실내 상봉을 한 뒤 금강산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25일 오전 9시 작별 상봉 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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