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매년 7,200명 이상의 이산가족 상시 상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20일 제안했다.
정성장 위원은 “현재와 같은 상봉 방식으로는 이산가족의 상당수가 단 한 번도 북한의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안타깝게도 이산가족의 상시 상봉체계 구축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노력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산가족의 상시 상봉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분명한 목표와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현재 당국 차원의 상봉 이산가족 선정은 ‘고령자 우선’ 방식이 아니라 ‘추첨’ 방식이어서 9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의 상당수가 북한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봉 이산가족 선정은 현재의 ‘추첨’ 방식이 아니라 ‘고령자 우선’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접수한 71,503명 중 90세 이상은 7,921명(11.1%)이고 80세 이상은 무려 37,775명(52.8%)으로 과반이 넘는 상황이다.
정 위원은 “현재의 이산가족은 사망률과 평균기대여명으로 보아 약 20~24년이면 모두 사망하고, 70세 이상의 고령층은 10년 내에 대부분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기대여명이 적은 90세 이상 이산가족의 상봉부터 추진하고, 그 다음에 80세 이상 이산가족의 상봉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모든 생존자들이 향후 생애 한번이라도 상봉하기 위해서는 매년 상봉 규모를 7,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7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10년간 매년 6,000명 이상 상봉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최근에 이루어진 ‘남북 고위급 접촉’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향후 북한에게 매년 최소한 7,200 이산가족의 상봉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매년 7,200 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매달 600 가족 정도의 상봉이 필요하고 이는 매일 약 20 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수치다.
정 위원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를 위해 북한의 해당 인력 확보 및 이산가족 조사 등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면, 첫 달에는(예를 들어 금년 5월이나 6월부터) 매일 6 가족의 상봉으로 시작해, 그 다음 달에는 매일 8 가족, 그 다음 달에는 매일 10 가족이 상봉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상봉 규모를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이산가족상봉 규모의 확대 및 상시화에 대한 북한의 협조 정도에 따라 금강산관광 재개 허용 여부 그리고 관광객 규모 및 5.24조치의 단계적 해제를 결정한다면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북한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위원은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매일 상봉 행사 진행)가 이루어지고 상봉 규모가 현저하게 확대되면, 신규 상봉뿐만 아니라 재상봉의 기회도 제공,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상봉의 규모 확대에 비례해 비료나 농기구, 자전거 지원 등 대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산가족상봉의 확대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생사 확인이므로, 생사확인 건수에 따라 북한에게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산가족 간 서신교환도 정례화 및 확대될 수 있도록 서신 교환 건수에 따라 북한에게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현실적으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상봉의 확대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북한은 경제적 보상이 주어진다고 해도 이산가족상봉의 확대 및 서신 교환의 정례화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겠지만,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북한과 협상할 때 국민들은 통일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대해 더욱 신뢰를 가지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