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8.6 목 16:18
홈 > 오피니언 > 데스크브리핑 | 데스크브리핑
‘좋은 계절’에 보자는 北의 정중한 거부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4.01.10  02:42:52
페이스북 트위터

북측이 9일 대남 통지문을 보내,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일단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그 거부가 완전 거부이거나 비난 일색이 아니라 그야말로 정중한 거부라 주목됩니다.

북측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담긴 신년사 발표 이후, 남측이 총포탄을 쏘아대며 전쟁연습을 벌였으며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내부문제(장성택 처형)와 북핵문제를 꺼냈다고 나무라기는 했으나 극한 비난보다는 ‘유감’ 표명에 그쳤습니다.

즉, 기분은 나쁘지만 이 같은 문제로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부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북측은 “설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의가 진정으로 분열의 아픔을 덜어주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우리 정부의 의도를 헤아리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대신, 북측은 거부 이유로 “설은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고려된다”며 겨울 추위와 촉박한 시간을 들었으며, 아울러 2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진행될 한미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지칭하며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겠는데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는가”고 넌지시 반문했습니다. 지난해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때 미국의 전략 폭격기인 B-52와 스텔스 폭격기인 B-2 등이 한반도 상공에 출현하자 북측이 보인 강도 높은 반발을 상기한다면 꽤 점잖게 되물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측이 거부를, 그것도 이처럼 정중한 거부를 한 근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북측이 통지문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로 해서 통일부 앞으로 보낸 것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지난 6일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사 실무접촉 개최 내용이 담긴 전통문을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북측 조선적십자회 앞으로 보냈는데, 북측은 그 답을 조선적십자회가 아닌 조평통을 통해 대한적십자사가 아닌 통일부로 보낸 것입니다.

이는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을 이산가족 상봉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통지문의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조선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에서 확인됩니다.

‘남측에서 다른 일’이란 북측이 신년사에서 밝힌 ‘비방 중상’을 뜻하고, ‘조선의 제안’이란 일테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확인되듯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연계시키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이 두 개의 문제는 별개라고 하자 지금 왈가왈부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중에 ‘좋은 계절’에 만나자고 정중한 거부를, 엄밀하게는 연기를 요청한 것입니다.

북측은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인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북측이 ‘좋은 계절’에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새로운 제안을 해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빨라도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 끝날 즈음인 꽃피는 춘삼월(春三月)까지는 기다려야겠지요.
 

데스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