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1~17일, 홍콩 타이쿠 플레이스에서 홍콩인 에릭 윙 씨가 수집한 북한 선전화 전시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 민족21]
지난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홍콩 타이쿠 플레이스에서는 ‘비밀 장막 뒤의 예술-북한포스터전’이 열려 홍콩인 에릭 웡(40)씨가 수집한 북한 ‘선전화’ 36점이 전시됐다. 출품작들은 CF 감독인 웡 씨가 지난 수년간 직접 평양을 방문해 만수대창작사 등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전시된 ‘선전화’에는 선군 정치 찬양과 미국 비난 등 선동적인 내용부터 전통 인사 예법과 민속놀이를 장려하는 계몽적인 내용까지 다양한 선전 문구가 담겨 있다. 주로 2008년 이후 창작된 것으로 김정은시대 북한의 정책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홍콩에서 전시된 북한의 ‘선전화’

<민족공조로 미제의 파렴치한 흉계를 짓부시자>, <통일에로의 민족사적 흐름을 절대로 가로막을 수 없다!>, <노래하자 선군의 내조국을!>, <위대한 선군정치는 참다운 애국애족애민의 정치!>, <힘이 있어야 자기를 지킬 수 있다!>,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당정치사업을 항일유격대식으로!>, <미제는 조선의 국력을 똑바로 보고 함부로 날뛰지 말라!>, <인민군대는 자위적 국방력의 핵심. 사회주의의 기둥!> 등의 구호를 담은 ‘선전화’는 북한이 여전히 김정일시대의 ‘선군(先軍)노선’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체육, 환경, 경제 등 각분야 과제를 제시하는 다양한 선전화들이 전시됐다. [자료사진 - 민족21]
당면한 경제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이나 민족문화의 고수를 강조한 내용도 눈에 띈다.<광복거리 통일거리를 건설하던 그 기세로 대담하고 통이 크게!>, <작은 것이라도!>, <경제관리를 정보화 과학화 하자!>,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을 더 높이 발양하자>, <알곡생산을 늘이자!>, <민속놀이를 장려하여 우리의 민족성을 더욱 빛내이자!>, <어려서부터 우리의 것을 사랑하게 하자!> 등의 선전화는 북한의 세부적인 정책방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선전화 <더 높이 더 빨리 조선은 세계로>에는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명제’에 따라 ‘세계적 추세’를 적극 수용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 있다.

북한의 ‘선전화’는 “대중정치선동, 보도, 광고 등에 리용되는 출판화”로 정의된다.
“선전화는 자체의 성격과 창작목적에 따라 각이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한 화면 속에 상징적 수법으로 표현할 수도 있으며 그림을 위주로 하면서 힘있는 구호, 설득력 있는 짧은 글을 배합할 수도 있고 구호 또는 짤막한 글을 위주로 하면서 그 내용을 조형적으로 해설하거나 강조하는 특징적인 그림을 보충적으로 배합할 수도 있다. 또한 복잡한 정황 속에서도 관중들의 시선을 끌며 먼 곳에서도 쉽게 가려볼 수 있도록 형태를 간결하고 명백하게 하고 색채를 강하게 표현하거나 배경과 부차적인 세부를 생략하고 본질적인 측면들을 집약적으로 강조할 수도 있다.”

우리로 치자면 ‘선전화’는 ‘홍보포스터’에 해당한다. 북한 ‘선전화’는 사명과 기능에 따라 크게 ‘정치선전화’, ‘문화교양선전화’, ‘광고선전화’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 ‘정치선전화’이다. 정치선전화는 “당과 국가의 정책적 요구들을 직접적으로 반영해 대중을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무장시키고 그 관철에로 궐기시키며 고무하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의 정책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선전화’

▲ 북한 선전화의 핵심인 '정치 선전화'도 전시됐다. [자료사진 - 민족21]
북한은 ‘선전선동의 나라’다. 당연히 ‘선전선동의 도구’인 ‘선전화’는 북한에서 정책 홍보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매년 신년사 또는 신년 공동사설이 나온 후 그해의 정책방향을 담은 각종 ‘투쟁구호’와 ‘선전화’를 만들어 보급해왔다. 올해 북한의 첫 전시 행사도 ‘선전화전람회(전시회)’였다. 전람회의 주제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제1위원장이 직접 발표한 신년사에서 제시된 “전투적 과업과 투쟁구호를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년사에서 제시된 정책방향의 핵심 내용을 주민들이 잘 파악하도록 하기 위해 시각적 매체인 ‘선전화’가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전람회에는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평양미술대학, 철도성미술창작사의 창작가, 교원들이 이틀동안에 창작한 60점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그중 <석탄, 전력, 금속, 철도운수부문에서 혁신을 일으켜나가자!>, <질좋은 인민소비품들을 더 많이 생산하자!>, <과학기술대진군을 힘있게 다그쳐나가자!> 등의 ‘선전화’는 북한이 강조하는 ‘경제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분야와 방향을 보여준다. 또한 <고마운 12년제 의무교육>, <12년제 의무교육제도가 커다란 은이 나게 하자!>, <모든 도,시,군들을 사회주의선경으로!>, <국토관리사업을 잘하여 온 나라를 푸른 산, 푸른 들로 전변시키자!>, <온 나라에 체육열풍이 차넘치게 하자!>, <체육을 과학화하자!> 등의 ‘선전화’는 김정은시대 출범과 함께 강조되고 있는 ‘사회주의문명국 건설’에 나서는 여러 분야의 과제들을 잘 나타내준다.

특히 최근 평양거리에는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선전구호나 ‘선전화’보다는 ‘마식령속도’등 경제건설을 전면에 내세운 구호나 ‘선전화’들이 주로 걸려 있어 북한의 화두가 경제부흥에 있다는 점을 짐작케 한다.

▲ [자료사진 - 민족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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