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유라시아를 진정한 ‘하나의 대륙’으로 다시 연결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유럽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2010년 천안함 사건을 이유로 취해진 5.24조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북측의 신의주-평양-개성 고속철도.도로 건설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대통령의 SRX구상은 현실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한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역내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하고,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가스 등을 공동개발하는 윈윈의 유라시아 에너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한반도의 평화는 유라시아는 물론 전 세계 평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북핵문제의 진전에 따라 러시아의 극동지역, 중국의 동북 3성, 남.북.러, 남.북.중 3각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북핵문제의 진전’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박 대통령이 제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구호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 앞서 관계자들과 만나 “유라시아 지역에서 도로, 철도, 통신의 연계성이 더 강화된다면 이 지역 모든 나라의 공동이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며 “새 정부에서는 새로운 유라시아 건설에 앞으로 계속 노력을 많이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