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부산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6일부터 공단 내 기계와 설비에 대한 보수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이에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일부 북측 근로자들도 공단에 나와 보수작업을 도울 것이라 하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도 그 준비로 분주합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대한적십자사를 찾는 모습을 보니 ‘왜 진작 못했나’ 하는 자책감에 우리 사회가 잠시 숙연해집니다. 지난 주말 1차 후보자 500명을 선정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남북이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근 방북했다 돌아온 대북 지원단체들이 평양 체류기를 전합니다. 평양 거리는 여유로워 보였고 버스와 택시도 자주 눈에 띄었고, 흰색과 회색이었던 평양의 건물과 거리도 한결 다채로워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평양 순안공항에서 세관원들이 휴대전화를 그냥 갖고 가라고 해 어리둥절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변화’를 몰랐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모두가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이후의 풍경들입니다. 바람직한 광경입니다. 그런데 지난 이명박 정부 5년간 남북관계가 지체, 후퇴된 것을 감안하면 남북관계가 활성화된 시기의 수준까지 가려면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상징이 금강산 관광 재개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를 둘러싼 남북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볼 만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 합의에 이어 국민적 관심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측은 조속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고 있음에 비해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현안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자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입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과 관련 북측은 8월 말에 하자는 것이고 우리 정부는 9월 25일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주 초에 북측에 답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쨌든 이산가족 상봉 일정이 잡혔으니 가능한 한 빨리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실무회담 일정도 잡혀야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는 만큼, 금강산 내 이산가족면회소를 비롯해 금강산호텔과 내금강호텔 등이 이번에도 이산상봉 행사용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산상봉 행사 이전에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갖는 것도 모양상 좋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이어주는 긍정적 역할도 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런 점에서 남북관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속도조절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도를 내야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일정 수준이란 대체로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들의 자유로운 방북 그리고 남북 간 체육 문화 교류의 활성화입니다. 모두가 비정치적인 사안들로서 남북 간 신뢰 재구축의 기본 요인들이기도 합니다.

11월 18일이 금강산 관광 개시 15돌입니다. 이 시기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최소한 관광 재개 일정이라도 가시화되는 희소식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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