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남북 3차 실무회담이 15일 오전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남북은 회의에 앞서 악수도 하지 않아 진통을 예고했다.  [사진-개성 사진공동취재단]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방지 등을 논의할 개성공단 남북 3차 실무회담이 15일 오후5시 7분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 13층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합의없이 종료했다. 종결회의는 오후5시1분 시작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회의에 이어, 오후 1차회의(오후2시33분~오후3시30분), 오후 2차회의(오후4시~오후4시25분)를 진행했지만 서로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에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1,2차 실무회담에 이어 세번째 회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측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입장표명, △재발방지보장, △신변안전보장 및 투자자산 보호 법.제도 마련, △국제적 수준 기업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에 북측은 개성공단 가동 우선 원칙을 내세우며, 남측에 재가동 의지가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南 "비 온뒤 땅 굳어져", 北 "비, 미래 축복아니면 한철장"

이날 오전 10시8분부터 오전11시30분까지 열린 오전회의에서 남북 수석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내리는 폭우를 주제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게다가 회의에 앞서 악수도 하지 않아 진통을 예고했다.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가 "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말을 꺼내자 박철수 북측 단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맞받았다.

박 단장은 "공업지구 회담 결과가 큰 기여를 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한철장이 될 수 있다"고 하자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 : 저희 쪽도 비가 좀 많이 와서 많은 부분은 아니지만 비가 좀 많이 와서 이쪽도 비가 많이 오고 있다는 걸로 듣고 있습니다.

박철수 북측 단장 :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 회담이 잘 돼서 공업지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한다면 그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로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한철장으로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정리하고..

김기웅 :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 이런 믿음을 갖고 남북의 대표들이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기대를 해봅니다.

박철수 : 저는 단장선생 그 얘기를 공업지구를 잘 해보겠다는 우과청천 개념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다른 얘기 없습니까?

김기웅 : 남북 대표들이 상대에 대해서 신뢰를 하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에 선다면 어떤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박철수 : 자리를 정돈합시다.

[제공-개성 공동취재단]

양측 수석대표가 신경전을 벌였지만 북측 관계자는 남측 기자단에게 "오늘 회담 잘 되겠나. 잘 되야 한다"라며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걸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 있나. 다시 가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개성공단 조속 재가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남측 대표단은 오전 8시 56분 종합지원센터에 도착, 박철수 북측 단장의 안내를 받았으며, 남측은 '정직과 책임'이라고 쓰인 승강기를, 북측은 '소통과 협력'이라고 적힌 승강기를 각각 타고 회담장으로 올라갔다.

▲ 박철수 북측 단장이 회담장에 도착한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를 마중나왔다. [사진-개성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3차 실무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김기웅 신임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 관리총괄과장, 허진봉 과장이 대표단으로,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단장으로, 원용희 협력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를 대표단으로 마주했다.

당초, 북측 대표단에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이 포함되었으나,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은 허영호 소장 대신 황충성 참사로 교체한다고 전해왔다.

북측의 대표단 교체 이유는 알려지지않았으나, 법률 전문가가 빠졌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조건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한 뜻으로 보인다.

이날 3차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지난 회담에서 확인한 개성공단 정상화 조건을 두고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두 차례 회담에서 남측은 △가동중단 입장표명, △재발방지 보장 등을 내세웠으며, 이에 북측은 "개성공단 정상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고존엄 비난'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번 3차 실무회담과 함께, 개성공단 내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섬유.봉제분야 입주기업 49개사, 영업기업 1개사 159명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 등 52명, 총 211명과 차량 153대가 방북했다. 

(7보,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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