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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에서 열린 지리산 평화기원제<국제평화대행진단 동진 4일차> 전남 구례, 경남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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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07  15: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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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 3일 제주에서 발대식을 한 후 4일부터 제주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출발한다.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으로 서로 나뉘어져 서울로 향하는데, 7월 27일까지 2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통일뉴스>는 국제평화대행진단의 여러 통신원들의 도움을 받아 행진 과정을 게재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 ‘한반도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기원제’가 지리산 밑자락에 위치한 전남 구례군 광의면 참새미골 어울마당에서 열렸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아침 일찍 일어나서 2일간 사용했던 숙소를 정리했다. Taryn은 몸이 아파서, 아침밥을 먹자마자 부산으로 돌아갔다. 기간도 짧고, 언어 소통의 문제가 있었지만 함께했던 시간이 참 소중했다.

우리는 짐을 챙겨 12시에 있을 평화기원제에 참가하기 위해 전라남도 구례로 출발했다. 경남진보연합 차원에서 평화기원제에 참가할 여러 지역 사람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 버스를 대절했다. 몇몇 지역에 들르자 버스가 꽉 찼다. 여러 곳을 들르다 보니 예상 시간보다 늦게 평화기원제 장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평화기원제는 우리가 도착하고 난 후인 12시 30분에 시작했다.

‘한반도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기원제’가 열린 구례군 광의면 참새미골 어울마당은 지리산 밑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산 주변은 분단을 반대하고 통일을 위해 싸우던 빨치산들의 투쟁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전쟁 전후에 국군에 의한 피의 학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이 이루어졌다. ‘지리산에 산 것이 죄였다’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지리산 주변에 거주하고 있던 이들은 대부분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이러한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에서 평화기원제는 이름 없이 스러져간 분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상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하고 그 시작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도록 목소리를 모으는 자리였다. 경남평화시국회의, 광주시국회의, 전남공동행동, 전북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양민학살경남대책위원회,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광주 전남 유족회의 공동주회로 이 평화기원제가 열리게 되었다.

   
▲ 평화기원제에는 유족회 분들과 평화대행진단을 포함해 약 200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평화기원제 탈춤 1.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 평화기원제 탈춤 2.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유족회 분들과 평화대행진단을 포함한 약 200명의 사람들이 평화기원제에 참가했다. 유족회 분들이 제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진혼시를 낭독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해 씻김굿과 탈춤, 노래 등 공연들이 중간 중간 발언과 함께 진행되었다. 평화기원제가 끝나자 영호남에서 각각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화합을 시간을 나누는 영호남 화합한마당이 진행되었다. 평화를 염원하는 세력이 하나로 모여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힘을 더 크게 모으고자 하는 의미로 화합한마당이 진행되었다.

구례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자 김갑수 작가도 서울로 돌아갔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온 박종익 통합진보당 당원이 새롭게 평화대행진단에 합류하였다.

   
▲ 평화기원제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한 씻김굿.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영호남에서 준비한 음식을 점심밥으로 먹고,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산청으로 향했다. 지리산을 둘러보며 산청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지리산 곳곳이 60여 년 전에는 총소리와 폭력이 난무하던 자리라는 생각이 들며, 온갖 어려움에도 끝까지 싸웠던 빨치산의 투쟁을 떠올리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가스가 거의 다 떨어져, 언제 차가 멈출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무사히 <산천․함양 사건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중 국군에 의해 산청과 함양에서 학살당한 영령들을 모신 묘역이다. 원래 일정은 다음날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지만, 오늘 저녁에 서울로 출발해야하는 송대한 씨를 위해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추모공원에 들렸다. 저녁에 산청지역 단체 간담회가 있어서, 산청․함양사건에 대해 설명해놓은 전시실만 조금 둘러보고 출발해야만 했다. 송대한 군은 서울로 가는 버스 시간 때문에 모든 사람들과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채로 급하게 서울로 돌아갔다.

숙소로 묵게 될 청담한의원 건너편의 추어탕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청담한의원에서 산청지역 단체 간담회를 진행했다. 평화대행진단 10명과 이성락 산청진보연합 대표를 비롯한 산청지역 분들 7명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일과 후 산청지역 단체 간담회에서 최진미 단장이 평화대행진단의 목표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제평화대행진단]

우리가 어떤 마음과 어떤 목표를 가지고 평화대행진단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진미 단장의 여는 말로 시작하여, 산청지역 분들이 평화대행진단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바로 한 세대 위에서 직접 그것을 경험했던 가족사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도 내 형제가 빨치산과 보도연맹 학살로 희생당했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야 겨우 말했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분단으로 인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더욱 절실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미국으로 인한 분단, 미국으로 인한 전쟁. 자주와 통일을 염원한 우리 민족을 짓밟으며 온 산하를 우리 민족의 피로 물들게 한 미국에 대해 더욱 분노했다. 평화대행진단을 하면서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산청뿐만 아니라, 한반도 곳곳에서 피의 학살이 얼마나 많이 있었는가 하는 사실을 더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야겠다는 다짐들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절실하고 것인지,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면서 그동안 ‘평화’를 관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반성의 이야기도 있었다.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뜨거운 마음들을 나눌 수 있었다. 또한, 산청에서도 7월 27일 평화대회를 개최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오늘은 특히 한국전쟁 전후로 학살당한 영령들이 지금 한반도의 현실을 보며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 평화대행진단으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여러 이슈들이 있지만 이슈들에 매몰되지 않고 정전협정 60년이 되는 올해, 반드시 불안한 정전체제를 끝장내고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 평화대행진단이 참 자랑스러웠다. 특히 분단과 전쟁의 아픔이 한반도 전역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이 현실을 산청을 통해서 더욱 절실히 느끼며, 이것이야말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산청에서 어렵지만 오랜 시간 활동하시고 계신 분들에게 매우 감사하고 우리도 힘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지역 곳곳에서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을 위해 싸우고 있는 현장의 기운들을 모아 전국에 평화의 기운이 넘쳐나도록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다. 평화대행진단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한반도 전역에 뿌려진 핏자국을 따라 걷는 것인 만큼 평화협정을 반드시 체결하겠다는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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