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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회화는 우리그림의 뿌리”디지털 회화모임 <팔관>, ‘디지털 궁중회화展’ 개최
송정미 전문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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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3  17: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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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회화모임 <팔관>의 작가 10여명이 광화랑에서  ‘디지털 궁중회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박선정 작 <일월오봉도>, 디지털회화(아크릴), 2013. [자료제공 - 미술시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디지털과 조선시대 최고의 회화인 궁중회화가 만났다.

12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에서는 ‘디지털 궁중회화전’이라는 조금 생소한 전시회의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디지털 회화전은 그림동아리 <미술시간> 소속 디지털 회화모임 <팔관>의 작가 10여명이 참여해 조선시대 궁중회화를 디지털 회화로 복원하고 변주한 작품들을 18일까지 전시한다.

‘궁중회화는 우리그림의 뿌리’

이번 전시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회화에 대한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회화는 컴퓨터와 타블렛, 그래픽 프로그램을 붓과 물감과 화폭처럼 사용해 직접 그린 그림을 말한다. 물론 완성된 작품은 디지털 형식의 파일로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디지털 회화는 작품의 복제가 가능하고 여러 형태로 변주할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그 쓰임도 다양하다.

디지털 회화의 출현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예술도구가 변화 발전해왔음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나아가 디지털 회화는 미술계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미술 작품이 경제 논리에 의해 소유와 투자가치의 대상으로 전락함으로써 본래 미술 작품이 가진 가치와 수준이 왜곡되고 그로 인해 일반 대중과의 소통의 폭도 좁아지게 된 게 우리의 현실이다.

   
▲ 12일 개막식에서 심규섭 대표작가(맨 오른쪽)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심규섭 작가는 디지털 회화가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를 없애 쓸데없이 높아진 미술작품의 문턱을 낮추고 인터넷과 대량복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예술도구를 통해 선택한 그림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궁중회화이다. 궁중회화가 우리그림의 뿌리라고 보고 있는 심규섭 작가는 역사적으로 볼 때 “한 나라의 핵심 문화는 궁궐이나 종교 시설에 집중되어 있어 왔”으며 “궁중을 장식했던 궁중회화는 조선시대 미술의 핵심이고 대표”라고 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궁중회화에는 우리 민족이 추구하는 이상세계의 구현과 풍부한 생명력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생명미학, 확대원근법의 조형원리, 본(本)그림이라는 재생산구조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완성된 미술체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궁중회화가 왕을 비롯한 소수 계급만의 전유물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그동안 간과되었던 궁중회화의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 위한 디지털과 궁중회화의 만남

   
▲ 이번 전시를 후원한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 등 내외빈들이 개막식에 참가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100여명의 내외빈들은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러한 취지에 공감했다.

이번 전시를 후원한 통일뉴스 이계환 대표는 “디지털 회화 모임 <팔관>이 새로운 미술 세계로 들어온 것 같다”며 “그간 우리 그림이라면 민화를 중심으로 생각했는데 그 뿌리가 궁중회화라는 말의 의미를 전시 작품을 보면서 이해가 되었다”고 전하며, 이번 전시가 “우리의 작품을 디지털로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축하했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국회의원도 축하 인사말을 통해 “디지털 회화가 실제 그림 그리는 것과 똑같이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과거의 궁중회화는 왕이라는 한사람을 위해 그려진 작업이었을 텐데 이를 디지털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정영순 디지털 회화모임 <팔관>  대표는 10여명의 소속 작가들이 관련 서적과 학술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박물관 등에 소장된 자료를 제공받아 본(本)그림을 만드는 등 1년여의 준비 과정을 통해 이번 전시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 과정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현대적인 재창작을 위한 작업임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그림동아리 <미술시간>의 많은 작가들이 참석해 축하하고 발전을 기원했다.

“여기 있는 해도 따 먹어야지!”

   
▲ 개막식과 전시회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장막 책가도>를 그린 최지솔 작가가 자신의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여기 있는 해도 따 먹어야지!”
대 여섯 살의 어린 여자 아이가 그림 속 해를 따 먹겠다고 전시장을 누비며 깔깔대고 웃는다.

이번 전시에는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우리 민족의 이상세계를 표현한 <십장생도>와 <해학반도도>, 학문의 세계를 담은 <책가도>와 <문자도>, 부귀와 번영을 상징하는 <궁중모란도>와 생동감 넘치는 <운룡도>,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조일선관도>, 변주의 폭이 넓은 <우주나무>와 <봉황도> 등 20여 점이 선보였다.

100년이 넘은 원작들은 색이 바라고 훼손된 부분이 많은 데다 작품 소재가 비슷하지만 디지털 회화의 선명하고 화사한 색상과 함께 작가 개개인의 고유한 감성이나 정서가 반영돼 화려하고 웅장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또 그 속에는 상생과 조화를 통한 생명력 넘치는 이상세계를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철학이 담겨졌다.

전시장을 찾은 일반 관람객들 중에서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연신 “좋다”를 되풀이 하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디지털과 궁중회화의 만남은 어린아이는 물론 전 계층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는 데 손색이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원본과 출력본이 채도나 색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즉, 빛으로 그려진 디지털 작품을 전시를 위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천에 출력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빛깔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사이버 갤러리(http://gallery.misulban.com/digicp2013/)에서도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 심규섭 작 <우주나무>, 디지털회와(아크릴), 2013. [자료제공 - 미술시간]

   
▲이지은 작 <궁중모란도>, 디지털회화(아크릴), 2013. [자료제공 - 미술시간]

   
▲ 안보영 작 <십장생도>, 디지털회화(아크릴), 2013. [자료제공 - 미술시간]

   
▲ 심주이 작 <조일선관도>, 디지털회화(아크릴), 2013. [자료제공 - 미술시간]

(수정, 14일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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