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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피해단체들, '김진 칼럼'에 "한국은 두 번째 원폭 피해국"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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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6  08: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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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칼럼에서 일본의 원자폭탄 피폭에 대해 “신의 징벌이자 인간의 복수였다”고 한데 대해 원자폭탄 피해자단체들이 26일 강력한 규탄 논평을 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와 ‘한국원폭2세환우회’ 등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단체를 중심으로 24개 시민사회, 종교계로 구성된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 추진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은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원자폭탄 피해국”이라며 “문제의 칼럼을 쓴 김 논설위원은 ‘신의 징벌, 복수’ 발언을 철회하고 원폭피해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며, 중앙일보 역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 논설위원은 20일자 칼럼에서 “마루타 비명이 하늘에 닿은 것인가. 45년 8월 원자폭탄 열 폭풍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덮쳤다”면서 “마루타의 원혼(寃魂)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그래서 일본에 대한 불벼락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신의 자유일 것”이라고 최근 아베 정권의 “착각”을 비판했고, 이에 대해 일본 관방장관이 반박에 나서고, 주한 일본문화원장은 <중앙일보>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연대회의는 “원자폭탄이 폭발한 곳은 일본 땅이었지만, 일본은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 아니다. 일본 역시 항의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이켜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 정치권의 최근 행보와 일본 사회의 역사인식, 그리고 68년동안 일관되게 고수해 온 무책임과 무사죄와 차별적 태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정부는 자국내 피폭자 원호 정책을 실시하고, 대규모 추모기념사업과 대대적인 평화기념사업으로서 전범국에서 희생자로 얼굴을 바꾸고, 평화국가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고 비판하고 “반면 국외 원폭 피해자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정책을 취했다. 이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함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미국에 대해서도 “핵무기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며 폐기되어야 마땅하고, 원폭을 투하한 가해 책임국인 미국도 피해자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오는 28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와 2,3세 환우의 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며 “한국사회 역시 원폭 피해의 참상과 비극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피해자들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속한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논평]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원자폭탄은 신의 징벌” 칼럼 논란에 대한 입장


지난 20일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쓴 “원폭은 신의 징벌, 아시아인의 복수”라는 내용의 칼럼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김 논설위원은 중앙일보의 기명칼럼 ‘김진의 시시각각’ 5월 20일자에, 최근 아베 일본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의 침략 역사 부정 및 ‘위안부’ 긍정 망언에 대해 비판하는 ‘아베, 마루타의 복수를 잊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그런데 그 내용 속에서, 2차 세계대전말기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신의 징벌”이자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된 아시아인의 복수라고 주장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일본군이 중국, 러시아, 몽골,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체실험, 이른바 마루타의 비명이 하늘에 닿아,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덮치고 일본인들도 죽었으며, 마루타의 원혼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고, 일본에 대한 불벼락이 부족하다고 신이 판단하더라도 신의 자유라고 덧붙였다.

이 칼럼 내용이 일본 사회에 알려지면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으로서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인식”이라고 항의하고,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의 주요언론이 비중있게 보도하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와 <한국원폭2세환우회> 등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단체를 중심으로 24개 시민사회, 종교계로 구성된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 추진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원자폭탄이 신의 징벌이라는 이러한 역사인식과 공개적인 칼럼 기고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미군의) 원자폭탄에 의해 당시 조선인 7만 여 명을 포함해 중국인, 대만인, 아시아 남방지역의 유학생과 연합군 전쟁포로, 해외선교사를 포함하여 수많은 외국인도 희생되었다. 일본인 중에도 군인이 아닌 어린이와 아기, 젊은 여성과 노약자 등 순수민간인의 희생이 컸다. 특히 대한민국은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원자폭탄 피해국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강제동원 등으로 인하여 일본 땅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조선인 7만 여 명이 원자폭탄에 희생되고 큰 피해를 입었다. 그중 살아남은 이들도 목숨을 걸고 조국으로 귀환했지만, 그들을 맞이한 것은 환영과 위로가 아닌 차별과 멸시였고,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무대책으로 인하여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질병과 가난, 소외와 차별 속에서 죽어갔다. 피해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일부 2세와 3세에게서도 후유증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원자폭탄의 비극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며 그 피해자들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신의 징벌’이라 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원자폭탄은 신의 징벌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에 대한 명백한 전쟁범죄이자, 대량학살이다. 그 현장에서 사람을 살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사능 피폭으로 인하여 수십 년이 지나서도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일본의 침략전쟁, 남경대학살과 생체실험을 비롯한 온갖 전쟁범죄와 식민지배 등은 물론 용서할 수 없는 죄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망언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원자폭탄이 마루타의 원혼의 복수이고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 한다면, 원자폭탄에 희생된 원혼의 복수, 원자폭탄 투하라는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신의 징벌은 어떤 형태로 되돌아 올 것인가?

문제의 칼럼을 쓴 김 논설위원은 ‘신의 징벌, 복수’ 발언을 철회하고 원폭피해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며, 중앙일보 역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

우리는 또한 일본 정치권의 최근 행보와 일본 사회의 역사인식, 그리고 68년동안 일관되게 고수해 온 무책임과 무사죄와 차별적 태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희생된 것은 일본인만이 아니었다. 일본은 이번에 김 논설위원의 칼럼에 항의하면서 “세계 유일의 피폭국”의 입장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폭탄이 폭발한 곳은 일본 땅이었지만, 일본은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 아니다. 일본 역시 항의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이켜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원자폭탄에 희생된 일본 사람들의 아픔에도 추모와 명복, 위로를 표한다. 핵무기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며 폐기되어야 마땅하고, 원폭을 투하한 가해 책임국인 미국도 피해자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정부도 자국의 피해와 희생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는지, 원자폭탄이 투하되기 전에 일본은 아시아와 태평양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 범죄를 먼저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일본 제국주의는 분명히 일본군 ‘위안부’ 라는 성노예 제도를 통하여 여성의 인권을 짓밟았다. 또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와 태평양 각국을 강제 식민지배하고 침략하고, 전쟁과 학살, 인권 침해를 일삼았다. 그러나 지금 일본 정치권에서는 그 가해의 역사를 부인하며 군사재무장의 길을 가려 하고 있다.

같은 시간, 같은 땅에서 원자폭탄의 피해를 입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피폭 후 상황 역시 전혀 달랐다. 일본정부는 자국내 피폭자 원호 정책을 실시하고, 대규모 추모기념사업과 대대적인 평화기념사업으로서 전범국에서 희생자로 얼굴을 바꾸고, 평화국가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 반면 국외 원폭 피해자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정책을 취했다. 이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오는 28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와 2,3세 환우의 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한국사회 역시 원폭 피해의 참상과 비극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피해자들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속한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3년 5월 26일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 추진 연대회의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평화센터, 김형률추모사업회, 녹색당, 녹색합, 대구KYC,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인권위원회, 반핵의사회, 불교생명윤리협회, 생명평화마중물, 에너지정의행동,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의평화불교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불교재가연대, 평화박물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교회희망 봉사단, 한국YMCA전국연맹생명평화센터,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 합천평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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