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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연이은 ‘잘못된 대북신호’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과 불안한 남북관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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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03  2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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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연휴이자 주말인 지난 2일 국가정보원(국정원) 원장에 남재준 전 육군 참모총장을 내정한다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 청와대 경호실장과 안보실장에 이어 군 출신을 국정원장에 전격 내정하자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통합당은 즉각 “오늘 발표된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와 더불어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을 종합해 보면 참모총장 출신 특정 군맥의 독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평화 시대 함께 열자던(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대통령의 다짐이 군 출신 인사 일색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국정원장까지 육군 참모총장 출신이 독점함으로써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직책이 군 인물들로 채워졌고,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역시 외교부 출신인 주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이 맡았다. 한 마디로 통일.외교.안보 분야 지휘부에 북한이나 통일문제에 정통한 이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북한의 연이은 인공위성 발사와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가 논의되고 있고, 이명박 정부에서의 남북관계 단절이 아직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은 가운데 군 인사의 국정원장 발탁은 대북관계에서 ‘안보’에 중점을 두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며, 이는 박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주창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가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군 출신 국정원장을 선택한 것을 보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대화와 협력보다는 군사와 안보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할 소지가 충분하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이처럼 잘못된 대북 메시지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이번 국정원장 인선까지 최소한 세 차례 잘못된 대북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먼저,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달 7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3자회동을 갖고 발표문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더구나 같은 날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여야 대표 간의 4자회동을 제안했고, 박 당선인은 이를 알고 오히려 3자회동을 역제안했지만 대북 메시지의 알맹이는 북핵실험 중단 촉구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이루어진 사안이므로 당연히 군 통수권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3자회동이든 4자회동이 타당했지만 박 당선인은 스스로 나서 3자회동을 제안해 성사시킴으로써 기대감을 키웠지만 결과적으로 3자회동 발표문에 담긴 대북 메시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해온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최소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중단한다면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이 북측과 합의했던 7.4남북공동성명부터 6.15, 10.4 남북정상선언까지를 존중하고 이의 실행을 협의하자는 문구 정도는 포함된다든지 대북 특사 파견이라는 해법이 제시될 것이란 관측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북한으로서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당선인이나 다를 바 없고, 기대할 바도 없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법하다.

더구나 여기게 들러리를 선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이해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3자회동 발표문이 나온 다음날인 8일 조간신문을 받아 본 문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남북대화를 권장하고 특사파견을 제안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았다고 언론보도에 불만을 터트렸다는데 이는 소도 웃을 일이다. 당시 발표문을 박 당선인 측이나 새누리당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3자 합의 하에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가만있었더라면 최소한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 결과물 중의 하나로 기록될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박근혜 당선인이 스스로 주역으로 나섰지만 막지도 못했고, 남북관계에 어떤 진전의 실마리도 남기지 못한 채 앙금으로만 남게 되었다.

두 번째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된 대북 메시지는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전달됐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이끌어갈 비전을 담은 취임사는 북한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공개 메시지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나온 취임사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에 실망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하루빨리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발전의 길로 나오기 바란다”며 사실상 ‘선 핵포기’라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답습했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북한의 변화를 먼저 주문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개혁.개방)해야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일방적 요구에 다름 아니며,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취임식 후 첫 중요 연설인 3.1절 기념사 역시 대동소이했다.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부터의 잇단 ‘잘못된 대북 메시지’는 설사 남북간 물밑 조율이 부분적으로 오가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의 골을 깊게 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경색된 가운데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연습이 벌어지고 있고, 북한 <노동신문>은 2일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 규모와 내용에 있어서 ‘방어훈련’이 아닌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공격 각본을 완성하고 그 능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한 극히 위험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의 잘못된 대북 메시지가 북한으로 하여금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면, 인공위성.핵실험이라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무력시위가 향후 남측까지 겨냥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외교.안보 일색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지휘부에 통일 분야 전문가를 보강하고, 북측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잘못된 대북 메시지가 계속 전달되는 난맥상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구체적인 경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획기적 방안도 수립, 집행해야 한다.

특히 한미연합 군사연습이 이미 이전 정부에 계획된 정례 훈련임을 북측에 납득시키고 군사적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더구나 오는 11일부터는 키리졸브 연습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가 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에 따른 영향력이나 박근혜 대통령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만 변화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기부터 국정원장 내정까지 무심코 보낸 잘못된 대북 메시지가 더 큰 후폭풍으로 되돌아오기 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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