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을 모르고 끝없는 욕심으로 자연을 거스르는 생활로 일관한 대가가 질병이다. 온 지구촌이 썩어 가고, 탐욕으로 몸과 마음이 막히고 뒤틀려 있는데 어찌 건강할 수 있겠는가?”

기존 서양의학 상식과는 판이한 ‘민족생활의학’을 주창하고 있는 해관(海觀) 장두석 선생이 오랜 경험을 모아 『병은 없다』(아카데미아)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뇌하며 몸부림친 처절한 삶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아 펴냈다.

▲ 장두석 저『병은 없다』(아카데미아) 표지. [사진 - 통일뉴스]
저자는 질병의 발생 원인에 대해 △반자연적 생활에서 온다 △마음에서 온다 △우리가 파괴한 생태계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잘못된 식의주생활에서 온다 △햇빛, 산소, 물, 소금, 비타민C의 부족에서 온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에 대한 개념과 치유방법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본래 병이란 없다”는 전제 하에 “천지 이기(理氣)의 조화와 우주운행의 원리대로 살아가면 누구나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며 “질병의 치유의 본질은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처음 접한 독자들은 동양철학이나 민족역사를 강조하는 사회과학 강의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질 법도 하지만 사상에서부터 실생활까지 전체를 일관하는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질병의 문제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1989년부터 민족생활학교를 열어 단식수련을 지도해온 저자는 “변비는 숙변을 부리고 숙변은 만병을 부른다”며 “단식과 생식”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단식은 늙은 세포, 병든 세포는 연소시켜 버리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 몸을 새롭게”하는 ‘혁명’이요 ‘부활’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아침을 먹지 말고 적게 먹고 오래 씹자는 제안이나 짜고 맵게 먹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처방은 기존 의학상식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지만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훌륭한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치험례(치료체험사례)의 대부분도 민족생활학교에서 실시한 10박 11일 간의 단식을 중심으로 풍욕과 냉온탕욕, 교육 등의 과정을 거치며 민족생활의학에 눈뜨고 실제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의 기록들이다.

특히 서양의학에 종사해온 의사나 약사는 물론 한의사들까지 “민족생활의학은 스스로 건강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바른생활운동이며, 세계화된 민족운동이다. 바른생활건강법을 익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생활하길 권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저자는 현의대의학이 최대의 난치병으로 꼽고 있는 암에 대해서도 단식과 체질 개선, 쑥뜸과 일광욕 등 열요법, 마음의 정화 등을 통해 즐거운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무서운 선생님’으로 묘사되는 해관 장두석 선생의 사상과 건강이론뿐만 아니라 치험례와 건강문답, 바른생활건강법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민족생활의학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일관된 서술체계를 갖추지 않았고 단식이나 민족생활의학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책은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한다. 또한 자칫 단식이나 저자의 요법만이 절대 선이라는 주장만을 내세울 경우 또 하나의 독선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병은 잘못 살아온 나를 바로 세워주는 고마운 스승”이고 “죽음의 문턱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성큼 나서는 사람에게 병은 없다”며 제시하는 민족생활의학의 희망 메시지가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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