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5일 밤 ‘100분 토론’ 대신 특집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방송하기로 해 MBC 노조는 물론 ‘KAL858기 사건’ 관련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MBC는 “25년 전 일어났던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과 가짜 공작원설 등 김현희 씨와 관련된 숱한 논란들을 김현희 본인을 초청해 특별대담 형식으로 들어본다”며 “유가족을 향한 참회의 메시지와 그동안 북한 공작원 마유미가 아닌 한 여인이자 어머니인 김현희로서 살아온 25년 세월의 소회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MBC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방문진의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회사측 입장에 대해 “이번 방송이 방문진의 공식 결정이 맞다면 이는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불법행위”라며 “방문진은 MBC 방송물에 대한 편성권이 전혀 없다. 법적으로 가진 권한은 MBC의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권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 일부 이사들은 지난해 9월, KAL858기 사건의 의혹을 방영한 2003년 11월 ‘PD수첩’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고, 12월 조사결과 이를 바로잡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옥정 ‘KAL858기 가족회’ 회장은 “MBC가 그런 프로그램을 하려면 26년간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가족들도 같이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와 언론이 일방적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PD수첩’ 방영 10년 만에 반박 프로그램이 편성된데 대해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한 마디로 유신독재 시대로 돌아간 것”이라며 “국정원이 언론을 휘젓고, 김현희를 부활시켜 방공이념을 세뇌시키는 도구로 쓰려 한다는 의혹이 든다”고 비판했다.
‘KAL858기 가족회’는 15일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가족회는 김현희의 숱한 거짓을 밝히고자 작년에 3차례에 걸쳐 공개 토론회를 김현희에게 요구하였지만 모두 거부당하였다”며 “김현희는 2012년 10월, 국회의 정기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었지만 국회마저 무시하며 국감에 불출석하고 국정감사를 거부하였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MBC가 국민의 공영 방송이라면 아직도 국민의 의혹을 받고 수많은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는 김현희를 절대 출연시켜서는 안 된다”며 “MBC는 김현희와 KAL858기 가족들 모두를 출연시켜 공개 토론회를 마련함이 상식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한 “전두환과 노태우 정권에 방송과 언론에서 김현희 우상화 작업에 몰두한 것도 부족하여 이 시기에 방송사가 무슨 의도로 김현희를 내세우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니 다시 유신 독재 반공시대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과거로 회귀시키겠다는 의도는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박근혜 인수위가 만일 MBC 방송의 김현희 출연을 묵인하고 수수방관한다면 결국 박근혜가 말한 국민행복시대는 국민을 기만한 파렴치한 행위로 귀결된 것”이라며 “KAL858기 가족회는 1월 22일(화) 오전 10시 30분에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보정의당도 이날 오후 이지안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편성 과정에 MBC 대주주인 방문진 여당측 이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MBC 경영진이 방문진의 압력에 굴복했다면, 김현희 방송 긴급편성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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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2,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