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비슷한 시기에 위성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측의 나로호 발사야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한미 양국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간주하는 북한의 위성 발사 준비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용어상의 혼란을 하나 지적하자면,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운반 로켓이라고 주장해도 미국 등은 장거리 미사일로 간주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주 발사체를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로, 북한은 ‘운반 로켓’이라 부른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23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이 북한 평양에서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으로 운반됐습니다. 남측 정부 관계자는 “미 군사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화물은 미사일 본체의 일부”라며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크기”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100돌 기념행사 주간인 지난 4월 13일 오전 7시 38분 55초 동창리 발사장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운반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지만 궤도진입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이목은 당연히 북한이 이번에도 위성을 발사할 것인가에 모아집니다.

이에 앞서, 북한 유엔대표는 지난 15일 유엔총회 제67차 전체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우주개발기관을 확대 강화하고 정지위성을 포함하여 나라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위성들을 계속 쏴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뭔가 복선을 깐 듯싶습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남측이 오는 29일 인공위성 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하면 북측도 이에 맞서 위성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 개발은 다 같은 것이니까요. 남은 쏘는데 북은 왜 못 쏘느냐며 국제사회에 대한 항변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북측이 미국과 대화재개와 경제지원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사일 부품’을 옮겼다는 관측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기질상 쏘지도 않을 위성을 만지작거리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 관측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게다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은 대미 대화용이라기보다는 주권 행사용이 더 강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난 4월과 2009년 4월, 1998년 8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1998년은 확인되지 않지만 2009년과 올해의 경우 위성 발사를 한 달여 전에 예고했습니다. 이 세 차례는 모두 김정일시대의 작품입니다. 올해 4월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도 이미 김정일시대 때 김일성 주석 100돌의 축포용으로 예정돼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네 번째 위성 발사 움직임은 김정은시대의 첫 작품이 되는 셈입니다. 발사할까요? 아닐까요? 분명한 건 북한이 위성 발사를 결정한다면 국제사회에 그 소식을 알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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