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갈래요? 왜요?
반전평화 통일만보 10년 차 100회 기념 걷기를 한대요. 그럼 가야죠!
지난 20일, 정연진, 양희제 액션원코리아(AOK) 공동대표와 나는 약속대로 광주에서 만났다.
광주 자주통일평화연대 김정길 상임대표님이 우리를 멋진 저녁 식사로 초대해 주셔서 한국 통일 운동의 어려움과 대중의 무관심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님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에서 신학을 공부하셨는데, 그곳은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거점이자 민중신학의 산실이었다.
그곳은 당시 해직 교수와 학생들의 교류 장소이었는데, 무엇보다 당시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투쟁을 하다가 학교에서 퇴학이나 정학을 당한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안신학교로 시작하여 많은 늦깍이 학생들이 구제를 받는 장소가 되었다.
교육원을 졸업하고 목회보다는 일반인으로 살았다고 하면서도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을 멈춘 적이 없는 어른신이 우리 세사람을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함께 하는 시간 내내 멈추지 않았던 선생님의 미소때문이였다.
다음 날인 21일 오전, 전남 구 도청(현재는 문화전당역) 광장에는 '통일걷기 100회 기념 걷기' 준비가 한창이다.
광주 YMCA와 YWCA, 흥사단, 통일의병 등 다양한 단체 회원들이 함께했다. 먼저 펼침막과 손피켓을 들고 상무관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만보에서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참가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응집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한반도기(단일기)를 흔들면서 행진은 광장 앞 분수대를 돌아 시내 곳곳을 돌아 YMCA 무진관으로 이어졌다. 기념식은 음악과 퍼포먼스로 더욱 풍성해졌다.
전남대 민주동우회, 평화연대, 새로운 대한민국 통일의병, Action One Korea… 이름들로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나라 걱정이 제일 우선인 사람들이 참여한 만큼 참여자 소개가 있었다.
YWCA 박영미 부의장은 "평화통일이 YWCA의 핵심 운동"이라며. "DMZ 국제 여성 걷기 행사를 통해서 한반도의 통일 의사를 세계에 알려왔던 행사처럼, 오늘 통일만보가 백두산까지 분단의 벽을 깨고 평화의 봄이 올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의 통일만보가 있기까지 지난 10년 동안 통일만보를 이끌어 온 이신 광주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걷기와 통일의 공통점은 꾸준함이다. 지금은 다시 벽이 높아져 통일의 저수지가 바닥났다. 통일에 대한 역량이 1/10로 줄었지만 다시 통일의 걸음을 내딛자"고 강조했다.
통일사회연구소장인 이신 집행위원장은 "150차 통일만보 때에는 개마공원에서 만나자! 10년 후에는 평양을 걸어보자!"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중동 지역의 전쟁에 대한 경각심으로 " 전쟁을 반대한다, 파병을 반대한다"며 힘찬 구호 외침으로 인사를 마쳤다.
이어 AOK 정연진 대표는 AOK를 상징하는, 손수건에 세계의 모든 언어로 '평화'를 채운, 한반도 지도와 한반도를 세계의 중심에 둔 바다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다음 7.27 한국전쟁 정전협정의 날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의 마음을 얻어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전 세계인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전 세계인의 핸드폰에 울리게 만들어 우리 한반도의 평화가 곧 세계의 평화임을 선포하고, 그 시작점이 광주가 되게하자"는 제안에 큰 함성과 박수가 나왔다.
북조선은 한국을 적대국가로 발표하고, 중동엔 전쟁의 화염이 꺼질 줄 모르는데, 트럼프는 벌써 이란 다음은 쿠바라며 다음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가 전쟁의 참화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평화로운 일상 속 통일만보에 참여하면서 기념식에서 듣는 팬플룻 연주는 우리가 얼마나 평화롭고 평안한 일상을 염원하는지 오히려 실감나게 했다.
아메리칸 인디안 복장을 하고 무대에 선 팬타곤숲이야기 연주단의 '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 연주는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콘도르처럼 억압 없는 세상,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소망하는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간절한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어줬다.
합창단의 화음은 세대와 성별을 넘어 평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다만 어린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순서가 있었다면, 평화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안한 일상이 전쟁으로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달아야 한다. 또한 남북 갈등과 동서 갈등의 뿌리가 분단에 있음을 인식한다면 어느 누구도 감히 통일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참가자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평화통일 만보가 이제 10년 차 100회가 되었으니 중간쯤 온 것 같다. 끝까지 걸어봐야겠다"는 소감을 발표했다.
100회의 걸음은 단순한 만보가 아니라 평화를 향한 의지의 발자국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걸음이 하루 속히 평양, 백두산을 넘어 세계로 이어지길, 우리 모두의 발걸음이 통일의 길을 열어가길 소망한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