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최근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2025)이 세계 질서의 변화 방향을 공식적으로 드러내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이 “모든 지역을 관리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자기 인정하면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종식하고 ‘선택적 개입과 자국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려는 내용이다.
미국은 동맹을 보호 대상이 아닌 비용과 역할을 분담하는 파트너로 재정의하고 있다. 공급망·기술·산업·에너지에 걸친 ‘자국 중심 재편’으로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첨단기술과 군사력, 경제력을 통합한 복합 안보 전략으로 바꾸고 미국의 국내 기반 회복과 동맹·글로벌 질서 재조정이라는 대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역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세계 질서 전환의 민감한 영향을 받는 동시에 이를 촉진하거나 좌우하는 중심적 무대이다. 그러기에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의 의미와 한반도의 남(한국)과 북(조선)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 방향에 대해 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 관심도 비상히 높다.
2025년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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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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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목표 |
1. 국경·영토·국민 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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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유 강점 |
1. 경제력 – 세계 최대 소비시장 + 글로벌 금융·자본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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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원칙 |
1. 핵심 국익 우선: 전 세계 모두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이익을 먼저 수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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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전략 요약 |
서반구 - 국경통제, 마약·범죄 대응, 외세 배제,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
미국 국가안보전략; 경제·안보 국가로의 변신
첫째, 2025년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 전략 문서의 20% 이상을 차지했던 가치·규범 담론이 이번에는 5~7%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산업기반 재건, 공급망 통제, 제조업 부활 같은 경제 중심의 안보 개념이다. 미국은 경제적 자립도를 안보의 핵심 축으로 삼고 국가전략 전반을 산업·기술·생산 기반의 강화로 수렴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회귀는 정책적 지원과 투자 유도에서 뚜렷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와 인플레 방지법(Inflation Reduction Act), 기반시설투자와 일자리 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등을 통해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제조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고 있으며, 이들 법안의 시행으로 관련 분야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촉진되고 있다. 미국이 ‘산업기반 중심의 국가안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해석과 맞닿아 있다.
둘째, 미국은 기술·산업·에너지 및 핵심 광물(critical materials) 공급망을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반도체·AI 기반 기술, 배터리 및 희토류·핵심 광물 등에 대해 공급망 강화를 안보 전략과 직접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백악관 주도의 다자 협의체를 통해 동맹국과 공급망 협력 프레임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반도체 제조·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보조금과 국제 협정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 때문에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2022년 이후 수출통제 정책을 강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 행정부는 네덜란드, 일본 등과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규제에 대해 협의했고, 일부 장비와 서비스에 대한 중국행 수출 통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은 2024년 기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서 유럽 및 기타 지역의 에너지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러시아 등 기존 공급원을 대체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셋째, 미국은 동맹국의 국방비 부담을 대폭 확대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국방비는 약 2.3~2.7% 수준으로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하지만, 동맹국들에게 국방비를 크게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의 국방비를 GDP 대비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강박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의 국방비가 각각 약 1.5%, 1.8% 수준에 머무르는 현실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더 공격적으로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가치 동맹’보다는 ‘전략 비용 분담 동맹’으로 전환된 미국의 안보 구상을 반영하는 흐름이다.
넷째, 미국의 전략적 무게추가 점차 해외 전선에서 본토와 서반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이민 증가, 마약 확산, 국경 불안정, 중남미 지역 혼란을 ‘근접 안보’ 핵심 위협으로 규정하며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안보부(DHS) 예산은 2024~2025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 중 약 70%가 국경관리·마약단속·불법이민 억제에 배정된 것으로 집계된다. 남부 국경 배치 인력도 2020년 대비 약 2.5~2.6배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이 중동·유럽·아시아 등 외부 전선을 축소하고, 본토 및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정치적 자원을 재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인도·태평양 사령부 예산 증가율이 2023년 10%에서 2024년 3%대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단순한 단기적 조정이 아니라 미국 전략의 중장기적 재편으로, 동아시아 안보 환경과 세계 권력구조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요인으로 평가된다.
미국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주요국의 반응
미국의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 2025)에 대해 중국, 러시아, 유럽, 일본의 반응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중국은 미국 NSS의 제1도련선 억지와 기술·공급망 봉쇄 기조를 자국의 장기적 전략경쟁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기술 자립(반도체·AI 등)과 군사 현대화 속도를 높이고,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익에 대한 ‘레드라인’ 수호를 공개적으로 재확인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와 공급망 차단은 중국의 장기적 경쟁 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미국의 ‘서반구·본토 우선’과 동맹 부담 전가를 자국에 유리한 구조적 변화로 평가하는 동시에, NSS에서 드러난 핵·전략 안정성 관련 모호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공식적으로는 ‘대체로 우리 관점과 부합한다’는 표현까지 나왔고, 이는 미국의 선택적 개입 기조를 러시아가 전략적 공간 확보의 기회로 해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에너지·제재·경쟁 구도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유럽(EU·주요국)은 미국이 ‘문명 소멸 위험’ 지역이라고 이민·정치문화까지 비판하며 방위비 부담을 요구하자 동맹 신뢰가 흔들린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유럽 내부에서 전략 자율성 강화 논의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EU 전체 방위비는 2020년 대비 약 60% 가까이 증가해 2025년 3,8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방위비의 GDP 비중도 처음으로 2%를 넘어서고 있다.
일본은 NSS의 인도·태평양·제1도련선 강조를 환영하며 미·일 안보 협력을 심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동맹 책임 증대’ 요구는 일본의 방위비·전력 증강을 정당화하지만, 중국과의 마찰과 우발 충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일본 언론은 NSS가 경제·공급망 면에서 일본의 역할을 확대하도록 요구한다고 분석한다.
미국 내부에는 우선순위 전환을 둘러싼 논쟁과 서반구 개입 우려가 있다. 전문가·의회·언론은 ‘미국 우선·선택적 개입’ 선언으로 해석하며, 본토·서반구 중심의 전환이 라틴아메리카 개입을 재개한다고 지적한다. 학계·정책연구기관들은 NSS가 동맹에 대한 비용·역할 요구를 분명히 함으로써 동맹관계의 재구조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태도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2025)에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억제와 공급망 재편’으로 이동하면서 북한 문제는 상대적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해석도 있다. 모든 전선에 적극 관여하기보다 핵심 지역·핵심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조에 따라 한반도 이슈는 굳이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공식 전략 문서는 공개용 버전과 비공개 기밀 작전-세부 계획이 분리되는 관행도 있다. 대중 견제에 대북 압박도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중국 견제 집중을 위해 대러 관계와 대북 관계를 풀고 싶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완전한 우호적 관계가 아니라 충돌을 최소화하고 전략적 부담을 줄이려는 수준에서 말이다. ‘동맹 결속을 통한 전면 개입’이라는 네오콘 방식과 달리, 트럼프는 ‘불필요한 전선을 줄이는 실용주의’에 입각해 있다. 또 1순위의 미국 본토 방어에는 중국만이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도 위협적이다.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 세계 핵 군축 협상을 통해 미국 국민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트럼프는 러시아, 북한까지 적대하기보다 중국에서 떼어놓는 것이 미국 국익이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나토 확장 비판, 푸틴과의 대화, 북 ‘nuclear power’ 언급,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요청, 대북 제재 재론 가능성 등의 입장을 드러낸 이유이다. 러시아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리 가능한 관계’를 선호하고 모든 역량을 중국의 영향력 차단에 투입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무엇일까? 미국의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 초안에 대한 공식, 비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한미정상합의 팩트시트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이 정상회담·안보협의회 문서에서 ‘북한 비핵화’를 명문화함으로써 북한의 체제와 헌법적 지위를 부정했다는 입장이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미·한의 대결노선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지표라는 것이다. 핵항모·핵잠수함·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 자산 전개와 각종 연합훈련은 북한을 향한 선제적 전쟁 준비라고 규정했다.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 우라늄 농축·재처리 허용 등도 핵 도미노·군비경쟁을 촉발하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관세, 투자, 무기 구매, 방위비 증액 등 경제·국방 전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 이익 극대화를 위한 하위 파트너로 전락했고, 미국산 무기 구매와 방위비 부담을 확대하는 구조는 한국이 미 군산복합체의 시장, 네오콘세력의 불꽃 연습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일·한 3각 협력, 대만해협·남중국해 개입, 인도·태평양 전략 수행 등은 동북아를 넘어 중·러 등 주변국의 핵심 이익을 자극하는 글로벌 군사동맹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미·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한반도와 아시아 전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 볼 때, 북한은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언급되지 않은 것만으로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상업적 기질이 반영된 트럼프의 정치쇼와는 상관없이, 미국의 공식 입장과 실제 행동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북 추가 제재' '한미-한미일 연습훈련 확대 지속'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깊어진 불신을 해소할 미국 내부의 통일적 태도가 확인되지 않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를 마주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자체의 경제발전 성과와 북중러 협력을 기반으로 대미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전 영역의 종속과 위험
한미 정상 합의 팩트 시트가 향후 재협상 또는 파기되지 않고 그대로 이행된다면 한국 경제와 안보가 모두 위험에 처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2025)과 국방전략의 변화를 그대로 추종하면 한국의 전 영역에 중대한 악영향을 입을 것이다.
첫째, 한반도 유사시 자동 개입에 대한 신뢰성이 약해지고 있다. 2024년 미 의회 국방분석국은 “미국이 동시에 두 개 지역에서 고강도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중동·인도-태평양을 모두 적극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미국 국방부의 전력 재배치 계획도 중동·유럽 전선에서 병력과 예산을 줄여 미주로 돌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기대할 수 있는 자동 개입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둘째, 방위비 분담과 군사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국방비를 GDP 3.5%까지 상향하라고 강박했다. 이는 현재 한국 국방비 비중(2.7%)보다 약 30% 더 높은 수준이다. 2026년 한국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약 7.5% 증가한 65조 8,642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미 250억 달러의 미국산 첨단무기 도입과 330억 달러의 주한미군 포괄적 지원에 서명했다. 미국의 이 같은 방위비 부담 전가는 한국의 재정·산업에 중장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공급망 중심 동맹이 산업 자율성을 제약할 것이다. 2022~2024년 사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투자 규모는 약 30% 감소했으며, 이는 공급망 재편 압박과 미국의 반도체 규제 강화가 직접 원인이다. 삼성·SK의 중국 공장은 여전히 글로벌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미국의 반도체법과 중국 반도체 제재로 인해 생산·기술 이전·확장에 제약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 규정에 따라 한국 기업의 북미 투자액은 누적 규모 30조 원을 초과했고, 한국 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는 오히려 공동화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넷째, 미국이 NSS에서 북한 언급만 삭제했을 뿐, 종래와 같이 대중 견제를 위해 대북 압박을 계속 이용한다면 북미 대화 재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 북한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려 할 경우, 미국이 북 핵보유국을 인정하며 관계 관리 모드로 들어갈 수도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나, 한국이 독자적 여지를 갖지 못하고 미국의 전략을 추종할까 매우 우려스럽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군사연습 조정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케빈 킴(Kevin Kim) 주한 미국 대사 대리가 강력히 제동을 걸며 사전 한미조율을 강조한 내정간섭을 자행한 바 있다.
한국의 대응 방향: 자주적 외교·안보·산업·평화 실천
NSS 2025를 통한 미국의 전략 변화는 한국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좁힐 것이다. 이에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 방향은 다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동맹 구조의 재조정과 전략적 자율성 확보이다. 한국은 미국에 의존한 안보 구조에서 당장 벗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자주국방을 강력히 지향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 개입 여력을 줄이는 상황에서 군비 확대만으로는 안보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 동맹의 성격을 ‘종속적 구조’에서 ‘협상 가능한 파트너십’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 조정, 미국이 판단하는 운용능력 따위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기간을 정한 전시작전통제권 회수가 필수적이다.
둘째, 중국·러시아·아세안과의 전략적 완충 외교 강화이다. 2024년 기준 한국 수출의 19.9%가 중국 시장이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철강·화학 등 제조업 전반과 희토류 등의 원료 공급에 직접 충격을 준다. 또한 대러시아 제재 가담은 한국 에너지 비용 상승과 중소기업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따라서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일방적 편향을 피하고 외교적 완충지대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공급망에서 협상력을 강화해야 한다. 반도체·배터리·AI·첨단소재는 미국 전략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한국은 이를 전략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하며, 기술·투자·군수·수출 규제 등 전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미국 요구-즉각 수용 방식으로는 한국의 산업 자립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
넷째, 무엇보다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 우선순위를 낮춘 상황에서 위기관리의 1차 책임이 한국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남북 관계 단절 이후 군사 충돌 위험은 실제 높아졌다. 남북 대화·군비통제·핫라인 복원 등 긴장 완화 조치를 주도해야 하며, 이는 한국의 안보뿐 아니라 남북 협력과 북방경제 개척을 통한 경제의 다변화, 미국의 경제-산업-일자리 약탈 극복에도 필수적이다.
한국, 전략적 결단 없이 미래 없다
미국은 여전히 최강대국이지만 더 이상 ‘무제한 개입’을 하지 않고, 동맹에게 비용과 역할을 강요하는 실용국가로 변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한국이 단순히 미국의 요구를 굴종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외교적·안보적·산업적 자율성은 빠르게 축소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략적 균형·자율성·주권 중심의 국가전략 재정비이다. 이 결단을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한국의 2030년, 그리고 동북아 전체의 평화 구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재명 정부 내부에서 대미 관계를 ‘동맹 절대주의’로만 이해하며, 한국의 자율성을 스스로 축소하는 대통령실 참모와 정부 관료는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연합훈련 조정조차 미국의 ‘우려’ 한마디에 즉각 후퇴하고, 대북·대중 정책에서 미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하며 한국 외교를 종속적 틀에 가두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안보실장이 주재하고, 안보실 산하 1차장이 사무처장을 맡아 실무 총괄하고 2차장, 3차장까지 들어가 외교·국방·통일 장관, 국정원장과 똑같은 발언권을 행사하는 구조는 혁파되어야 한다.
세계 다극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미국 NSS에서조차 북한을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북미정상회담 재개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음에도, 이들 자발적 종미(從美) 동맹파는 여전히 냉전식 사고와 미 일극 패권 시대의 관행, 한미군사동맹 일변도의 틀에 갇혀 한국의 국익을 제약하고 있다. 을사 5적이 따로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대미 굴종의 관료 라인을 말끔히 정리하고 자주성과 균형성을 갖추고 독자적 대북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외교·안보 라인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 문재인 정권 시기에 남북 합의를 실질적으로 가로막았던 한미워킹그룹과 같은 형태의 한미정책조정회의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보건·방역 협력과 같은 사안조차 워킹그룹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요구받으면서 남북 합의가 미국의 승인 절차에 종속되는 구조가 고착됐다. 이러한 제도적 구속을 그대로 두고서는 한국이 미·중 전략경쟁의 격변 속에서 능동적 국익을 설계할 수 없으며, 남북 대화 복원은 물론 평화·협력 구상의 실행 가능성도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국이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불평등한 정책 조정 틀을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미 간의 신뢰는 한국의 의사 결정권을 존중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지, 워킹그룹식 사전 통제 구조를 유지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은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제도적 족쇄를 떨쳐내야 하며, 그래야만 남북관계 회복, 군사적 긴장 관리, 경제·인도 협력의 새로운 돌파구를 주도적으로 열어갈 공간이 마련될 것이다.(끝)


한반도는 조선이 아니고 고려.
다만 남북통일이 우선..30년대 간도찾고,
고종까지 세계를 다스린 조선의 역사를 회복한것이 우리들이 할일.
1920년대 총을 사고 파는 조선은 어디인가 ㅡ 다음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