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과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라크 점령과 팔루자 학살, 수감자 학대의 국제법적.문화적 쟁점들'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최근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파문 등으로 한국군 이라크 추가파병 전면 재검토 여론이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과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13일 오후 1시 30분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이라크 점령과 팔루자 학살, 수감자 학대의 국제법적.문화적 쟁점들'에 대한 토론회를 갖고 다시 이라크 문제와 추가파병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상률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이석태 변호사, 서재정 코넬대 정치학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으며, 임영신 평화활동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의 지정학적.종교적.문화적 쟁점들을 통해 이 전쟁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군의 침공과 점령, 그리고 민간인 학살과 포로 학대 등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결국 미국의 이라크 안정화정책과 주권이양정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라크 추가파병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나가고 있는 한국정부를 비판하면서, 향후 파병 철회를 위한 방안들을 모색했다. 

"미국의 이라크 안정화.주권이양정책 실패"

▶정상률 교수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라크 점령정책의 지정학적.종교적.문화적 쟁점들에 대해 발표한 정상률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의 아랍이슬람문화에 대한 몰이해로 미국의 이라크 안정화정책은 현재까지 실패했으며주권이양정책 또한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미군 및 다국적군이 모두 철수하게 될 때 이라크는 내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으며, 또 미군이 계속 이라크 내전에 개입하게 되면 반미감정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미군에 대한 테러는 확산될 것"이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은 결국 이라크에서 추구해왔던 국익에 커다란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인 학살과 포로 학대 "제네바 협약, 로마규정 위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석태 변호사는 미국과 영국에 의한 이라크 침공과 점령은 지난 74년 국제연합 99차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연합헌장 2조 4항 무력행사금지, 41조 보충성의 원칙, 42조 집단안보체제의 원칙, 51조 자위권 발동 요건 등의 규정에 의거해 '침략전쟁'임을 명확히 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안보리 1511호 결의 후 미국의 침공이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침공의 불법성을 인정한 결의가 아니라, 점령이후 상황에서 유엔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정치적 결의"라고 지적했다.

▶이석태 변호사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 변호사는 최근 미군의 폭격 등에 의한 이라크 팔루자 민간인 살상과 이라크인 포로 학대는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제네바 협정에 의해 만들어진 4개의 제네바 협약 중 제네바 4협약(59년) '전시 민간인 보호에 대한 협약'과 제네바 3협약(50년) '포로에 대우에 관한 협약' 등에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협약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인과 포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지난 2002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이 발효됐다.

이 변호사는 팔루자 민간인 살상은 로마규정 7조(인도에 반한 죄)와 8조(전쟁 범죄 : 민간인 주민.민간 대상물에 대한 고의적 공격 금지) 등에도 위반이며, 포로 학대는 로마규정 7조(인도에 반한 죄 : 고문 등 금지), 8조(전쟁범죄 : 포로에 대한 인간 존엄성 유린 행위, 모욕적이고 품위를 손상시키는 대우 금지)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마규정 재판이 상설적으로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클린턴 행정부 때 서명을 했다가 부시 행정부에 들어와 서명한 조치를 철회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서재정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서명한 조치를 철회한 것은 처벌을 받지 않겠다고 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인권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반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87년 6월 항쟁시 박종철 군이 살해됐을 때도 경찰서의 은밀한 곳에서 벌어졌어도 조직적으로 벌여졌다고 하는데 하물며, 지금 포로들이 진행된 것을 볼 때는 개인적이기보다는 일정한 기간을 두고 일어났기 때문에 훨씬 조직적이고, 개인의 범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현지조사단 "부실성, 허위보고 의혹 조사해야"

▶서재정 교수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서재정 교수는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해 파병시기, 이라크 민정이양, 파병장소, 파병동의안의 문제점과 파병지 조사의 부실성, 국제사회와의 약속 등 다섯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특히 16대 국회에서 통과된 이라크 추가파병동의안의 목적을 보면 '전후 이라크의 신속한 평화정착과 재건지원'으로 규정돼 있는데 부시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라크는 전쟁중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지금은 '파병이냐 아니냐'를 논할 때가 아니라, 부실한 조사를 해온 정부의 현지 조사단에 대한 국정감사와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매번 현지조사단은 이라크가 안전하다고 했지만, 파병지가 세 번씩이나 바뀐 것 자체가 조사단의 조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조사단의 파병조사의 부실, 허위보고의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으로 세인의 관심으로부터 묻혀버린 팔루자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또 최근 상황과 관련해 한국군 추가파병은 '반드시 철회되야' 한다는 입장도 명확했다.

감옥 수감자들 "무고한 민간일 가능성 커"... 전체적인 조사 필요

평화활동가 임영신씨는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팔루자 학살의 진상이 성고문 사건으로 인해 묻혀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팔루자 학살과 성고문 사건은 "전체적인 점령범죄라는  점에서 반드시 문제 제기하고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또한 이라크 현지 활동을 하면서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오히려 미군에 의해 이라크인들의 테러로 규정 당하는 등 "미군에 의해 도발된 사건들을 은폐시키는 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감옥에 수감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8천명이 수감돼 있는 아브레이브 감옥의 수감자들이 "무고한 민간인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수감자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라크 전쟁은 물론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와 팔루자 학살은 국제법
위반임을 명백히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홍구 교수도 팔루자 학살을 보면 광주 항쟁이 떠오른다며 팔루자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 이 반드시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교수는 이어 "지금 이라크의 상황은 우리의 의병전쟁과 3.1운동 상황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지금 우리가 파병을 한다면 학살자를 위한 파병이 될 것"이라며 한국군이 파병되면 하루에 최소한 1%씩 테러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시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서 한국을 선택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고리, 국회가 풀어야

이태호 정책실장은 지난 1년간 이라크 파병반대 투쟁을 전개한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서 이라크 파병을 주장하는 소위 '현실주의자'들의 '맹목적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후, 지금은 "이제까지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국회는 동의안을 처리한 것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파병논의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 문제의 돌파구는 국회가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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