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삼은 수천 년간 한반도의 세계적인 특산물로 우리 민족문화에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명약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고려인삼의 문화적 특성은 네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첫째, 영약으로서의 생명성. 뛰어난 약성으로 예로부터 수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었다. 

둘째, 가족이나 마을 나아가 사회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는 윤리성이다. 가족이나 이웃,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또는 임금이 신하에게 인삼을 선물하거나 하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북돋운 약재였다. 

셋째, 경제적 재화로서의 상품성이다. 고려인삼은 중국을 비롯하여 일본 멀리는 아라비아와 지금의 베트남과 교역이나 조공 물품 역할을 하면서 교역 물품이 턱없이 빈약했던 한반도의 경제를 이끌었다. 현재의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첨단 교역 물품이었던 것이다. 

넷째, 민족의 흥망성쇠와 같이한 역사성이다. 내부적으로는 방납의 폐해를 가장 극심하게 도출시킨 세수의 원천 중의 하나였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지나친 조공 강요와 침탈에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질 정도였다. 일제 때는 총독부가 관할하면서 인삼재배 농민들에 대한 수탈이 극에 달하는 한편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중요한 자금조달의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지난 2021년 국가유산청(구,문화재청)은 고려인삼문화를 무형문화유산(구,무형문화재)으로 선정하였다. 이는 농산물로서는 첫 사례다.  이에 더하여 심의위원회는 고려인삼을 202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품목으로 선정하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신청 대상 선정은 2023년 3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 공모를 진행했고, 총 14건이 접수됐다. 

심사 결과 인삼 문화가 자연과 가족 공동체를 배려하고 감사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 시키기 위해 인삼을 주고받는 행위가 한국사회의 전통 가치인 ‘효’와 가족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등재신청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국가유산청과 인삼협회는 올해 상반기쯤 유네스코에 인삼 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2028년 12월 유네스코 정부간 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북쪽은 2015년도에 제정된 ‘민족문화유산보호법’ 법령을 바탕으로, 우리보다 이른 2016년, ‘산삼 리용기술’과 ‘고려 인삼재배’를 한국의 무형문화유산과 성격이 같은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이는 남북이 함께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할 만큼 고려인삼이 양측에서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2018년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훈풍을 타고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남북의 공동등재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씨름의 남북공동 등재가 남북 평화정착 과정에서 높은 상징성을 갖는 한편, 서로 간의 이해의 다리를 놓고 평화를 만드는 문화유산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할 만큼 남북간의 평화적 관계개선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에 공동등재가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돌이킬 수 없을만큼 경색된 남북관계속에서 남북이 함께 노력하여 인삼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동등재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간 우린 통일논의를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했다. 그러나 80년 가까이 굳어져 온 양국의 정치경제 시스템을 어느 한 쪽 방향으로 통일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적인 통일을 본격화 시켜야 한다. 즉 통일인문학의 사회적인 논의와 정착이 필요하다. 통일인문학은 남북의 통일이나 통합에도 유효하지만, 현재 남남갈등으로 골이 깊은 대한민국의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도 필요한 학문이다. 그리고 현재 처해있는 혼란스러운 세계정세에 평화와 교류의 메시지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도상록 대표

1990년~2000년까지 한살림 실무자로 일함
현재 가림다영농조합 대표로 홍삼제품을 만들어 한살림 등에 납품하고 있음
정의와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 후원회 이사
천도교 동학민족통일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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