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논리에 의한 국격 훼손은·국제법 저촉돼

1. 주한미군의 70년 비밀작전과 한국 주권

한미동맹 체제 하에서 주한미군은 1950년대 이후 단순한 ‘대한민국 방어전력’을 넘어, 미국의 세계전략(SIOP: Single Integrated Operational Plan, OPLAN: Operation Plan)의 일부로 편입되어 왔다는 사실이 비밀에 부쳐져 한국에서 공론화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국권과 국민의 헌법적 권리와 부딪히는 것은 물론 국제법 위반이란 비판을 자초한다. .

냉전기 이후 주한미군의 역할은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핵·전략 억제체계 전진기지로 확장되었음에도, 한국 국민에게 그 실체는 70여 년간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비밀유지는 단순한 군사기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 알 권리, 주권적 안보결정권, 국제법상 국가책임과 직결된다.

주한미군의 작전활동이 미국의 전략사령부 지휘망 아래서 러시아·중국을 겨냥한 정찰·타격계획(SIOP, OPLAN)의 일부로 운영되어 왔다면, 이는 한국 영토가 제3국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의 전초기지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한미군이 미 본토 방어를 위한 세계핵전략인 핵전략통합운용계획(SIOP) 및 작전계획(OPLAN)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감시, 정찰은 물론 유사시 군사작전을 준비하거나 지원하는 과정은 미국 국내법상 비밀로 분류되었고 이는 주한미군 SOFA 28조를 통해 한국 정부도 구속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민주주의, 한국의 국권, 한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 등과 배치, 충돌하게 되면서 미 국익을 위해 한국의 국익이 훼손되는 국제법적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것이 공론화된 적은 없다. 21세기 정보환경에서 주권국가의 위상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상으로 매우 수치스런 일이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주한미군의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한 군사행동은 자칫 무력충돌의 불씨가 되어 주한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한국 영토와 한국 국민이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리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의 주한미군에 대해 적용하는 비밀분류체계는 그 법적 효력이 미국 주권 아래에 국한되며, 한국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 및 정부의 책임을 대체하거나 면책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미관계가 점령-피점령 관계가 아니면 미 국익을 위해 한국의 주권이 축소, 침해되어 한국민이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작전이 한국의 안보·주권·생존에 직결되는 사안인 한, 한국 정부는 국민에게 그 사실을 정확히 알려야 하고 민주적 합ㅇ의를 도출할 헌법적 책무가 있는 것이다.

2. 주한미군의 전략적 위상과 작전 비밀의 제도적 구조

SIOP–OPLAN 체계와 주한미군의 역할

1950년대 미국은 전 세계 핵전력을 통합하는 SIOP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주한미군은 아시아 최 전진기지로 편입되었다. 이후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의 작전계획(OPLAN) 하에 한국 내 미군기지가 러시아·중국 감시 및 초기 타격대상 분석 임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정보는 한국 정부의 접근이 제한되었다. 미국은 「National Security Act」, 「Atomic Energy Act」, 그리고 대통령령 「Executive Order 13526」 등을 통해 군사·정보 관련 사항을 국가안보 비밀로 지정한 탓이다.

SIOP와 OPLAN은 통상 ‘Top Secret’ 등급의 범주에 속하며, 동맹국이라도 접근권이 제한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밀지정은 미국 국내법상 조치로, 타국 정부의 헌법적 의무를 해제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국제법적 효력은 없다. 즉, ‘비밀 유지’는 미국의 주권적 행위이지만, 원칙적으로 한국 정부의 고유한 헌법적 권한을 구속할 수 없다.

한미SOFA 제28조와 한국의 주권 문제

SOFA 제28조는 “기밀정보의 보호”를 명시하되, 해당 정보의 소유권과 관리권을 ‘미합중국 정부’에 귀속시킨다. 이로써 한국은 자국 영토 내 외국군의 작전에 대한 실질적 정보주권을 상실한 상태로 70년을 경과했다.

SOFA의 보안에 관한 조항인 제28조는 한미 군사협력 가운데 주한미군과 관련해 기밀정보의 생산, 공유,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SOFA 제28조는 “양 당사국은 미합중국 군대, 그 구성원 및 재산의 안전을 보장하고, 상호 합의된 절차에 따라 군사기밀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국의 권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고 이것이 주한미군관련 기밀정보의 보호·관리·전달과 관련된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조항은 SOFA 전체에서 기밀정보 보호를 직접 언급하는 유일한 조항으로서,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① 보안 의무의 주체 ;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 정부 모두
② 보호 대상 ; 주한미군, 그 구성원 및 재산뿐 아니라 군사기밀(military classified information)
③ 보호 방식 ; “상호 합의된 절차(mutually agreed procedures)”에 따라 수행( 이 문구가 이후 GSOMIA 체결의 근거가 되었다)

SOFA 제28조가 규제하는 한미 간 군사정보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전달받는 정보나, 한미가 공동으로 생산하는 작전계획(OPLAN), 정찰자료 등이 해당된다. 한국이 그 내용을 국민이나 국회에 공개하려 해도, 미국은 ‘외국 정부 정보(foreign government information) 보호 의무’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외국 정부 정보’는 미국의 기밀분류(Classification) 제도 안에서 자동으로 최소 ‘Confidential’ 등급 이상으로 분류되면서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되어 미국의 정보자유법(FOIA, Freedom of Information Act) 요청에도 예외적으로 공개가 거부된다. 심지어 의회나 동맹국 정부도 원정보제공국의 허가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한국 영토에서 이루어지는 주한미군의 작전(SIOP, OPLAN 등)이 한국 정부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한국은 자국 영토 내 활동의 실질적 통제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SOFA 제28조는 주권국가 간의 대등한 협력이 아니라 ‘동맹 내 종속적 정보체제’라는 특징을 띠며, 한국의 민주적 통제 메커니즘을 제약한다.

제28조는 단독으로 구체적 절차를 규정하지 않지만, 한미 양국이 별도의 행정협정(MOU, GSOMIA)을 체결하여 군사비밀의 분류, 교환, 저장, 파기 절차를 마련할 법적 토대를 제공했다.

한미 양국은 SOFA의 운영 절차를 명시한 SOFA 합동위원회 운영 각서(Exchange of Letters/Procedural MOUs)에서 △기밀정보 및 양국 군사적 이해에 관련된 자료는 상호 합의 없이 공개 금지하고 △SOFA 관련 문서 및 회의록은 “군사기밀 또는 미군 내부 사정에 관한 것”으로 분류될 경우 비공개하며 △기밀이 아닌 자료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 가능하며, 합동위원회가 공개 범위를 공동 합의로 결정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SOFA 제28조와 SOFA 합동위원회 운영 각서가 주한미군 관련 정보와 군사협력 문제의 조정 통로로 기능하며, 모든 정보의 교환은 양국 합동위원회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되어 있다.

즉, 주한미군 및 합중국 군 구성원과 관련된 자료 생산·공유는 양측의 사전 합의 없이는 공개·전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운영 합의문서 중 군사기밀 또는 내부 정보가 아닌 경우 원칙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을 2017년 제198차 SOFA 합동위에서 명문화했다.​

SOFA와는 별도로 한미 양국은 1987년 한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을 체결하여 실제 군사기밀의 등급, 취급, 전송, 보관, 파기 절차를 명문화했다. 이에 따라 SOFA의 기밀 관련 조문은 GSOMIA와 연계되어 작동하며, 미국은 이를 통해 한국이 제공받은 모든 군사정보를 동등한 보호체계로 관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주한미군 관련 기밀 등의 정보 보호 조치에 의해 한미연합정보본부(ROK-US CFC J2) 운영 시 △작전계획(OPLAN), ISR 정보, 위성영상자료 등은 모두 SOFA 제28조 + GSOMIA의 보호 대상이 되고 △한국군 정보기관(국방정보본부)과 주한미군 정보자산 간 교환 시 문서 및 전자정보의 등급(Top Secret~Confidential)은 GSOMIA에 따른 분류기준을 따른다.

SOFA 제28조 “군사기밀 보호를 위한 상호 합의 절차를 마련한다”는 기본 규정에 따라 SOFA 합동위원회 운영 절차와 교환각서, GSOMIA가 실질적으로 주한미군 관련 기밀정보의 생산·공유·보호를 규율하는 체계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3. 헌법적 책무: 국민의 알 권리와 국회 통제권

알 권리의 헌법적 근거

한국 헌법은 다음과 같은 조항을 통해 국가의 대외행위에 대한 국민적 통제를 전제한다.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60조 1항: “국회는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제69조: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복리 증진에 노력할 책무를 진다.”

따라서 한미 간 군사작전이 한국의 안전보장과 외교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한국 정부는 최소한 그 존재와 영향을 국민에게 설명할 헌법상 책무를 진다. 이는 작전의 세부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한국 영토가 제3국 공격의 전초기지로 이용될 수 있는지 여부”라는 실질적 주권 문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보장을 의미한다.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제21조(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 이 조항에 의해 국민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본정보—즉 자국 영토가 핵공격 목표가 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인지할 수 있어야 국민의 민주주의적 통제가 가능하다.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이 미 본토 수호를 위해 벌이고 있는 세계전략으로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국민안전을 위해 핵공격 대비 민방위 체계 재정비와 지역별 방호훈련 및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국회 비준 및 감시 기능의 강화 필요성

헌법 제60조는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을 국회에 부여한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 및 SOFA가 비준된 이후, 그 해석·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비대칭 구조는 국회의 실질적 감시권을 무력화시켰다. 따라서 국회는 향후 “조약 운용감사권”을 명문화 할 필요가 있다.

4. 국제법적 책무: 국가책임과 무력충돌 방지

유엔헌장과 국가 주권 평등 원칙

유엔 헌장 제2조는 국가의 주권평등과 내정불간섭을 규정한다. 만약 주한미군이 한국의 통제 밖에서 제3국을 정찰하거나 공격 준비를 수행한다면, 이는 한국의 주권 행사가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국제인권규범과 OECD 민주거버넌스 기준 또한 “국가안보 목적의 비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정보를 은폐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즉, 주권국가는 동맹국의 비밀유지를 이유로 자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Nicaragua v. USA(1986) 판결에서, 자국 영토를 타국의 군사행동 기반으로 제공해 제3국을 위협하는 경우 국가책임이 발생한다고 판시했다.

이상의 여러 국제법적 규정이나 판결을 고려할 경우, 한국이 주한미군의 러·중 대상 SIOP/OPLAN 작전을 묵시적으로 용인한다면, 중립의무 및 비방조 원칙 위반의 위험이 존재한다.

위기관리·완충정책의 필요성

한국은 한미동맹 유지가 중요하다고 여길 경우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적 오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주권국가로서 국민 보호를 위해 취할 당연한 책무라 할 것이다. 경북 성주 사드에 대해 중국이 자국 안보 위협을 이유로 한한령을 발동해 한미동맹의 약한 고리인 한국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경북 성주 사드는 미국이 설치하고 한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미군이 운용하는 체제인데도 미국은 중국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나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고 한국 정부 또한 주권국가로서 국민을 위해 취해야 할 책무를 이행치 않고 있다.

한국 기업, 연예인, 관광업 등이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에 대해 이의 공동책임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비정상은 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등의 협상에서 주한미군의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작전을 포함시키고 한한령 등의 피해도 당연히 공론화 해야 할 것이다.

경북 성주 사드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야 하고 동시에 중국, 러시아와 ‘위기소통 채널(Crisis Communication Channel)’을 구축하고, 군사외교 차원의 중재국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제적 신뢰도 제고뿐 아니라, 자국 영토가 강대국 간 충돌의 초기 표적이 되는 것을 예방하는 실질적 안전장치가 된다.

5. 결론

주한미군의 SIOP 및 OPLAN 작전의 비밀유지는 70년간 한국의 민주주의적 안보결정 구조를 제약해 온 핵심 요인이다. 그 결과, 한국은 ‘동맹국이면서도 자국 영토 내 미군 작전에 대한 실질적 정보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주권 상실 상태다.

주한미군의 중국과 러시아 관련 SIOP 및 OPLAN 작전이 미국법상 최고등급 비밀로 분류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고지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한국 헌법상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독립· 평화를 보장할 책무를 지며, 이는 정보의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통제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 정부는 ‘비밀동맹 구조’의 관행을 넘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운용이 한국의 주권과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적 논의와 민주적 합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주권국가로서의 독립성과 한미동맹의 지속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 가지 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첫째, 국민의 알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안보정책의 민주적 정당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법상 국가책임 원칙에 따라 자국 영토의 타국 군사 활동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강대국 간 무력충돌의 완충지대로서 외교적 중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위와 같은 방향의 정책을 실현할 때 비로소 한미동맹은 비대칭적 종속이 아니라, 상호존중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주권적 파트너십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National Security Act of 1947 (U.S.)
Executive Order 13526, Classified National Security Information, 2009.
대한민국 헌법 (2024년 개정판 기준).
한미상호방위조약 (1953).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및 그 부속합의서.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Report on National Security and the Right to Information, 2015.
이삼열, 〈한미동맹의 구조적 불평등과 주권의 한계〉, 『국제정치논총』, 제62권 3호, 2022.
김현철, 〈민주적 통제와 국가안보 비밀의 헌법적 한계〉, 『헌법학연구』, 제28권 1호, 2023.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전 한겨레신문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고문

제2회 조용수언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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