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경제이고 평화가 곧 안보이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남북정상회담 23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 대결적 편향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3년전 우리 민족과 한반도의 새로운 길을 연 고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을 되새기면서 "대화의 문을 다시 한번 활짝 열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보수정부가 들어서면 강대강의 대결적 정책이 반복됐지만 윤석열 출범부터는 말길까지 막히고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또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현 정권 집권 이후에 한반도 평화와 지역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대결적 편향외교'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해 22주년 기념식에는 권영세 장관이 참석해 6.15공동선언으로 인해 남북이 비로소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남북관계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반도의 새로운 내일을 열어나가겠다'는 축사를 했으나 올해 기념식에는 차관 참석으로 바뀌고 정부 메시지도 없어 대조를 이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1998년 북한이 대포동1호 미사일을 발사하고 금창리 지하핵시설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대결이 아닌 대화,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을 선택했다. 백척간두에서 과감하게 한발을 내딛은 진일보의 결단이었다"며, 6.15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외교는 우리에게 명줄이나 다름없다'며 "도랑 양쪽의 풀을 다 뜯어먹는 소가 될 것인지, 열강의 쇠창살에 갇혀 그들의 먹이로 전락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해 "단기적으로 동맹중심의 가치외교를 우선하더라도 결국 우리 외교의 최종목표는 국익과 평화일 수밖에 없다"고 완곡하게 윤 정부 대북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신냉전의 갈등을 넘어 새로운 평화협력의 길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기념식과 학술회의는 양재진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장의 인사말과 김성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대중평화센터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가 주관한 제13회 6.15통일문학상 공모전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상식에는 단편소설 '일기장'으로 대상을 수상한 박소영씨 등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이어진 학술회의에서는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6.15남북공동선언 23년, 협력과 갈등의 남북관계 재조명'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뒤 이주성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사무총장과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최혜경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이 남북 평화협력을 위한 민간단체의 활동을 발표했다.
양무진 총장은 기조강연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이룰 수 있는 모든 해법은 6.15공동선언에 규정되어 있다"며, "6.15남북공동선언은 한반도 분단국가의 민족 번영을 위한 대장전"이라고 선언의 의미를 상기시켰다.
당면해서는 "북한의 선조치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상호 신뢰를 다지면서 발전해 나가야 그 과정에서 북미, 북미적대관계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오직 남북관계에 대한 일관된 (포용적) 접근만이 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북측이 200여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는데, 여기에 관·민이 힘을 합쳐 지금의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언행을 둘러싸고 한중관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중 간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강 대 강 맞대응에서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다.
한중 관계가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한중 간에 실존해 있는 명과 암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명의 부분을 확대하고 암의 부분을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반도에서도 한중, 남북, 미북 간의 강 대 강 맞대응 구도에서 벗어나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대화 분위기가 하루빨리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이 강 대 강으로 계속 흐르게 된다면 제2의 불행한 전쟁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