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 북한문단에서 재일 조총련(조선인총연합회) 출신의 강귀미가 최고의 여류 소설가로 떠오르고 있다.

80년대 초반부터 `삶의 위치` 등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주목을 받아온 강귀미는 작년 12월에도 월간 `조선문학`에 단편 `돈지갑`을 발표, 북한 최고의 여류작가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북한의 대표적 평론가인 로정법은 `조선문학` 최근호(2002년 6월호)에 게재한 평론에서, 강귀미의 `돈지갑`에 대해 `읽는 사람에게 쉴 틈을 주면서도 유혹하듯 이야기 속으로 슬쩍 끌어들이는 탁월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고베(神戶) 출신으로 고베조선중고급학교 재학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강귀미는 16세 때 입북, 김일성종합대학 어문학부에서 본격적으로 문학수업을 받았으며, 졸업 후 기자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첫 작품은 82년 발표한 단편 `내가 자란 곳`. 이 소설은 같은 해 실시된 김일성 주석 70회 생일기념 전국문학작품현상응모에서 2위에 입상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삶의 위치` `처녀의 회답` `표창장` `담임선생` `까치산` 등의 단편을 연이어 발표, 북한 문단에서 `재능 있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삶의 위치`는 북한에서 TV드라마로 각색돼 방영됐을 뿐 아니라, 평양서 발행되는 대외잡지 `오늘의 조선`에 일본어 등 여러 나라 말로 번역돼 연재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친 대수술의 후유증을 딛고 `나의 가정 이야기` 등 5편의 단편을 발표, 더욱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체험을 담은 이 소설은 2000년 노동당 창건 55돌 기념 문학축전상을 받았다.

강귀미는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평범한 이야기에 심오한 생활철학을 담고 인간의 참다운 미를 그리는 작가`로, 작품은 `모두 조국애와 민족의 넋에 대한 주제로서 철학적 깊이가 있고 형상이 다양하면서도 매력이 있어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조선문학`은 금년 60세인 강귀미에 대해 `우리나라 소설문단 위에 한 떨기 꽃으로 피어 그윽한 향기를 풍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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