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라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9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이 뉴욕 유엔본부에 모였다. 회의 직후 “안보리 이사국들은 유엔헌장 41조 하에서 안보리 결의 행태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작업을 신속히 착수할 것”이라는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제재의 범위를 ‘비군사적 조치(유엔헌장 41조)’로 한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기존 대북 재재의 구멍(loophole)을 메우는 수준의 새 안보리 결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일(현지시간) 채택된 결의 2270호의 ‘트리거 조항’에 따른 필연적인 절차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거 4차례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안보리가 단계적으로 제재를 강화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태도를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화 문턱을 높인 채 제재를 통해 핵 포기를 추구한다는 ‘전략적 인내’를 주창한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4번의 핵실험을 단행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중 간에 경제 제재의 범위와 강도를 둘러싼 실랑이를 벌이다 새로운 안보리 대북 결의가 채택될 게 분명하지만, 그 결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이제 찾기 힘들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또다른 제재를 통해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겠다는 한미일의 대응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오바마 취임 때보다 훨씬 진전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확보한 북한과 마주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북한을 다뤄본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잘라말했다. 유일한 선택지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빅터 차는 결의 2270호의 의도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기에 충분한 고통을 주겠다는 것이었으나 “그것은 명백하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원유.식량 등) 모든 걸 끊지 않는 한, 정치적으로 옳고 필요한 일이기는 하나 제재가 이 문제의 답은 아니다.” 

9일(현지시간) <CNN>은 2005년 ‘9.19공동성명’의 주역인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조언을 전했다. “머지않아 그들은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것이고 우리는 해야 할 바를 주의깊게 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제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중국과 마주 앉아 이 문제를 함께 풀자고 말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쓸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 (북한 핵을) 늦추는 것인지, 없애는 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미.중은 사드(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놓고 갈등 중이어서 북한에 대한 공동 전략을 짜기 힘든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플라우쉐어스 펀드’ 필립 윤 사무총장은 “북한과 협상할 길을 찾아내 그들의 활동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그들은 미국을 타격할 보다 정교한 핵무기를 가지게 될 것이고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현재 상황은 제재, 제재, 제재만으로 대응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보다 외교가 더 창조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우리는 북한 독재자에게 제안에 제안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식량 지원, 세계와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해왔다”면서 “그가 테이블로 와서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이 아닌 세계에 책임있게 알려주기만 하면 됐”으나 “거듭 거부했다”고 공을 넘겼다.

(추가,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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