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가로수조차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눈에 보고도 믿기지 않을 풍경이 바로 손바닥선인장 군락지였습니다. 저는 그저 화분에 심겨진 관상용 선인장만 봤고 또 흔히 알려져 있기를 사막에서나 자라는 식물이기에 노지에 끝없이 펼쳐진 선인장들은 그저 신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바닥선인장 끝에는 어김없이 백년초라 불리는 열매가 달려있었는데요, 이는 1976년 제주도 기념물 제35호로 지정되었으며 북제주군 한림읍 월령리 해안가를 중심으로 자생되고 있습니다. 백년초는 매년 4~5월경 열매가 열려 5~6월경에는 열매에 꽃이 피고 이후 꽃이 지면서 열매가 커져 11~12월경에 자주색으로 열매가 무르익어 수확하게 된다고 합니다.

손바닥 가시 선인장은 깊은 산 속에서 도를 닦는 신선의 손바닥 같고 제왕과 같은 위엄 있는 나무라 해서 패왕수 등으로 불렸으며, 이의 열매인 백년초는 예로부터 100년 이상 오래 사는 식물 또는 백가지 병을 다스린다고 해 붙여진 것입니다.

백년초는 그 뛰어난 기능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약용식물로 재배됐으며 근래에 들어서는 상업적으로 재배 및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 백년초는 식이성섬유, 칼슘, 철분 등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며 페놀성 물질과 플라보노이드,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 무기질 및 아미노산, 복합 다당류 등을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백년초는 예로부터 해열진정, 기관지천식, 소화불량, 위경련증상, 변비, 가슴통증, 혈액순환불량, 위장병, 뒷목이 당기는 증상, 비염에 도움을 주는 민간 천식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각종 문헌에도 다수 소개되고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백년초가 소염진통 및 폐결핵, 화상 오장육부의 기능이 부족한 환자에게 가정상비약으로 사용된다”고 전합니다.

<중약대사전>에서는 “기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열을 식히고 독을 풀어준다. 심장과 위의 통증치료, 이질, 치질, 기치, 해열진정제, 기관지, 천식, 가슴이 두근거리고 수면 부족일 때 열매와 줄기 100g을 즙을 내서 복용하면 아주 좋다”고 밝힙니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당뇨, 성인병에 선인장 즙을 매일 마시면 근골을 굳게 하고 불로장생케 한다”고 하며 <가정한방의학>에서는 “백일해, 늑막염에 선인장을 갈아 마신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대에서도 백년초의 기능성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항산화, 항암, 항알레르기, 항염증, 항균활성을 지닌 페놀성물질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칡뿌리 호두, 생강보다 월등하게 많이 들어있어 고혈압, 암발생 억제, 노화억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 몸의 뼈, 치아구성에 필요한 성분인 칼슘을 멸치의 약 6배 이상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류마티스 관절염에도 도움을 줍니다.

백년초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는 체내의 포도당을 안정시켜 당뇨에도 도움을 주며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식용 선인장을 네덜란드, 멕시코에서는 1987년부터 당뇨치료제 및 정력제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자양 강장제로 위를 튼튼히 하고 비장을 보호하며 진해작용과 신경안정, 심장 및 위의 통증완화, 면역력증가, 항암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비타민C가 사과의 15배 이상 함유되어 있으며 그 어떤 식품보다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피부미용과 변비,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백년초는 사실 제주 외에도 남해를 비롯해서 남해안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데요, 제주백년초가 유명한 것은 지자체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서 백년초를 특산물로 만들려는 노력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1994년 백년초를 이용한 잼, 젤리, 술, 피클 등 7종에 대한 실증실험을 거친데 이어 1995년에는 백년초 열매를 이용한 적색색소 추출, 보존하는 방법, 잎과 열매로부터 다당류를 추출하는 방법, 과즙을 제조하는 방법 등에 특허출원하는 등 백년초를 특산화 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해의 백년초는 진시황의 불로초 유래를 담고 있는 특산물로 남해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가정상비약으로 재배되어왔으며 제주의 백년초 못지않게 유명합니다.

남해에는 ‘서불과차’라고 서불이라는 사람이 장생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탐사에 나섰다가 남해에 다녀갔다는 것을 남긴 것이 있는데요, 중국 진시황의 방사인 서복 또는 서불이라 불리는 사람이 장생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탐사에 나섰는데 첫 탐사에는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두 번째 상륙지가 남해지역이라고 합니다.

남해의 상주면 양아리의 거북바위에는 지금도 서불이 다녀갔다는 서불과차라는 말이 새겨진 바위가 있습니다. 서불 일행은 산동성 랑아에서 출항하여 지금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금산아래 벽련포와 두모포에 도착하여 불로초를 구하려고 금산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이는 백년초가 예로부터 뛰어난 기능성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입니다.

요즘에는 고령화 현상이 문제가 될 만큼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몸과 마음 모두 건강히 사느냐가 중요한 때입니다. 몸의 건강은 자줏빛 불로초인 백년초로 챙긴다지만 육체도 살이 찌지 않게 꾸준히 다이어트 하면서 관리하는 것처럼 마음이 건강하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