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난 또 다른 음식은 갈치회와 갈치국입니다. 최근 수산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전국 갈치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갈치가 많이 나는데요, 주변에서 채낚기와 연승어업으로 어획되는 제주산 갈치는 품질이 뛰어나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갈치가 제주도에서 많이 생산되다보니 요즘은 운송수단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육지로 운반을 하는데 시간이 걸려 육지 사람들은 대부분 죽은 갈치만을 접해 구이나 조림 등으로 먹습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갓 잡힌 갈치로 회를 뜨거나 국을 끓여먹기도 해 육지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갈치는 우선 그 빛깔이 아름답습니다. 시장에서 죽은 채 누워 있는 갈치만을 본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빛깔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은빛을 자랑하는데요, 거울에 햇빛을 반사시켰을 만큼의 눈부심과 그 은빛에 햇살이 닿았을 때의 그 무지개빛 영롱함을 한꺼번에 갖고 있습니다.

이런 갈치의 은빛 비늘을 살짝 벗겨 뼈를 발라내 알맞은 크기로 썰어 만든 회를 한 점 입에 넣으면 그 쫄깃함과 고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인데요, 그 고소함은 달콤함과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입안에서 침을 가득 고이게 합니다.

제주에서 횟감으로 쓰는 갈치는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에 잡은 싱싱한 것들을 골라 사용한다는데요, 갈치회는 특히 가을부터 제 맛이 나기 시작해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최고로 맛이 좋습니다.

횟감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갈치국 역시 신선한 갈치를 사용해야만 비리지 않기 때문에 제주도가 아니면 거의 만날 수 없는 음식입니다.

제주도와 일부 남부 해안지방에서 먹는 갈치국은 배추, 청둥호박, 풋고추를 넣어 약간의 단맛에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나게 끓이는데요, 귀한 손님이 오면 물 좋은 갈치를 사다가 국을 끓여 주는 것이 제주도 사람들의 극진한 손님 접대 방법이라고 합니다.

▲ 제주도에서 만난 갈치국. [사진-통일뉴스 김양희 기자]

고소한 갈치와 달짝지근한 호박의 조화가 뛰어난 갈치국은 맛도 맛이지만 영양도 뛰어난데요, 여름에는 갈치국에 파란 배추를 넣어 끓이기도 하나 추석이 지나면서 부터는 누런 호박을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고 국을 끓이기 때문에 갈치뿐 아니라 호박의 기능성까지 더해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고실갈치(가을철에 나는 갈치)에 고실호박(가을철의 늙은 호박)이 최고로 맛있다는 말이 있듯, 가을은 갈치국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때입니다.

가을에 잡히는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맛이 좋아 예부터 즐겨 먹었는데요, 단백질 및 치아를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나트륨, 칼슘, 인과 같은 무기질, 비타민A, B, D, E 군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칼슘함량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지만 성인병 예방에도 좋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습니다.

갈치는 특히 인산의 함량이 많기 때문에 야채와 잘 어울리는데, 궁합이 맞는 야채는 호박과 배추입니다. 때문에 갈치국은 싱싱한 갈치를 토막 내 끓는 물에 넣고 끓이다가 어느 정도 국물이 우러났을 때 단호박과 배추 등 야채를 넣고 다시 끓입니다.

끓는 물에 갈치살이 들어가면 단단해지고 쫄깃해지는데요, 이때 너무 끓이면 갈치의 살이 풀어져 적당히 끓여야 합니다. 마늘과 매운 풋고추로 향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신선한 갈치로 끓인 갈치국은 고춧가루를 풀어 넣지 않아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도 생선국이다보니 갈치국은 식기 전에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 갈치회.[사진-통일뉴스 김양희 기자]
제주에서는 또한 갈치회와 갈치국 외에도 고등어회와 여름철 자리물회 등을 먹어봐야 한다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제가 제주도에 갔을 때에는 바닷바람에 파도가 너무 세서 배가 출항을 못해 고등어회는 맛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주도를 방문했어도 신선한 고등어와 갈치회를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감사한 마음을 갖고 먹어야 하겠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한 참 맛있다는 갈치회를 먹었으니 다음번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면 고등어회와 자리물회를 꼭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등어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요, 주로 자반으로 활용해 구이나 조림 등으로 요리를 합니다. 이는 워낙에 잡히자마자 바로 죽는 성질이 급한 생선이어서 회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자리는 제주를 대표하는 바닷고기로 제주도의 여름식단에 반드시 오르는 명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자리는 자리돔이라 불리는 붕어만 한 크기의 돔 종류로 칼슘이 풍부합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제주도 근해에서 그물로 건져 올려지는데 자리회는 지방, 단백질, 칼슘이 많은 영양식으로 물회, 강회, 자리젓, 소금구이 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고 합니다.

성질이 급한 고등어, 그리고 비린내가 없고 시원하며 구수한 맛을 낸다는 자리물회가 얼마나 맛이 있어 제주의 맛으로 자리매김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지 앞으로 꼭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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