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큰 이슈를 만들고 있는 것을 꼽자면 바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아닐까 합니다. 온 국민의 영양 간식인 치킨을 용량은 늘이고서 가격은 1/3로 낮춘 통큰치킨은 대기업이 영세 상인들의 판매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입장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좁혀놨다는 입장이 대립하면서 논란이 증폭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롯데마트는 통큰치킨 판매를 1주일 만에 중단하기로 합니다. 롯데마트 대표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변 치킨 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 불가피하게 판매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롯데마트가 영세자영업자들을 생각해서 판매를 중단했을까요?

이의 배경으로 우선 시티신문은 2010년 12월 13일자 기사를 통해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도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 보면서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한다”며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 글을 본 롯데마트 노병용 대표가 정 수석 휴대전화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당장 철회할 경우 부작용이 있고 해서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롯데마트가 판매중단을 선언하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15일 정 수석이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 중단 선언데 대해 “큰 갈등을 피한 지혜로운 양보”라고 평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을 보면 청와대의 힘이 전혀 무관해보이진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프랜차이즈협회를 비롯한 치킨 업체들의 집단 반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를 보고 수차례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롯데마트 측에 원가를 공개하라고 나서며 역마진 덤핑행위로 공정위에 제소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하고 롯데마트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합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펩시콜라 등 롯데제품은 물론이고 롯데마트에 납품하는 닭가공업체도 불매운동을 벌여 심각한 타격을 입히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조직적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2010년 12월 14일자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가맹점들은 치킨 1마리를 팔 때마다 3000원씩을 본사에 납부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가맹점에서 하루에 50마리를 판다고 가정하면 1000개 가맹점을 둔 본사는 매일 1억5000만원을 버는 셈이며 한 달이면 45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본사는 이 돈으로 모델료만 수억원씩 하는 유명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를 제작, 집행하고 이익단체를 결성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합니다.

이번에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 중지를 요구했던 대표적인 단체들은 프랜차이즈협회, 한국가금산업발전협회,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 등입니다. 이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모두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대표들이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협회의 경우 우리나라 치킨 브랜드 중 가장 가맹점 수가 많은 비비큐치킨 등을 운영하는 제너시스의 윤홍근 대표가 1998년 초대 회장을 맡은 이후 2005년까지 회장을 맡다가 지금은 명예회장으로 있으며 윤홍근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5000원짜리 테이크아웃 치킨으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마이치킨 브랜드를 운영하는 (주)이수푸드빌의 이병억 대표였습니다. 지금은 프랜차이즈 협회장직을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맡고 있지만 이들 치킨 브랜드의 업체 대표들은 현재 프랜차이즈협회의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닭ㆍ오리 생산자 및 판매자 모임인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의 회장도 현재 제너시스의 윤홍근 회장이며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의 회장은 본스치킨의 구기형 대표입니다.

이들의 파워는 대단해 사실 치킨업체들만큼 위기극복능력이 뛰어난 곳도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조류독감(AI)이 한창일 때 판매촉진을 위해 닭을 먹고 조류독감에 걸려 사망 시에는 20억원을 지급하는 보험을 들었다고 홍보하며 위기를 타개해나갔습니다.

보험은 6개월 단기보험이었지만 업체들의 막강한 홍보력으로 판매는 금세 정상으로 돌아온 바 있습니다.

이마트 피자는 놔두면서 롯데마트 치킨의 논란이 불거진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이런 프랜차이즈협회의 핵심이 이들 치킨업체 대표들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들의 막강한 자금력과 홍보력 등으로 로비를 펼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실제 지난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정부 지원품목에서 떡볶이가 선정된 것을 두고 많은 이들이 의외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때 비비큐치킨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제너시스에서 떡볶이 브랜드를 개설한 것은 우연이었을까, 의구심을 갖게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분명 윤홍근 회장이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으니까요.

그렇다고 롯데마트가 중소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그대로 들리지만은 않습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들은 중소 제조업체의 납품 가격을 깎고 협찬을 요구하는 등 상생경영을 외면한 지 오래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규제하는 관련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기습출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슈퍼 등을 인수해 하룻밤 사이에 롯데마트로 이름을 바꾸는 방식으로 출점을 한 것인데요, 이는 영세상인들의 사업조정신청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치여서 대기업이 극심한 경기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영세 상인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 바 있습니다.

곳곳에서 상생을 외치지만 그저 말로만 그칠 뿐 진심으로 함께 어울려 사는 것에는 외면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 먹고 살기가 팍팍하고 힘든 듯합니다. 대체 언제쯤이면 자기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것을 멈추고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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