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한반도 정세 중 북미관계를 다뤘고 이번에는 남북관계를 다뤄볼까 합니다.
남북관계를 다루려면 우선 2023년 12월 북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의 결정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북을 적대적 관계에 있는 두개의 국가로 보며, 두 국가 간에 동족이라는 개념을 더 이상 대입하지 않겠다는 결정이었습니다.
이후 북의 행보는 매우 단호했습니다. 두 국가 사이에 민족과 통일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아예 없애 버리려는 태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북이 이런 조치를 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1970년대 초반부터 50년이 넘게 남북대화가 간헐적이나마 여러 차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남북대화의 결과는 항상 되돌이표를 반복해 왔습니다.
남북대화의 역사가 계속 되돌이표를 반복하는 이유를 북은 남쪽 정부가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에 추종하는 탓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자주성이 없고, 영혼이 없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북은 남쪽정부를 '괴뢰'라고 합니다. 예전엔 남도 북을 '괴뢰'라고 불렀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은 계속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괴뢰'는 '꼭두각시'의 한자어이고, '꼭두각시'는 인형극의 인형을 말합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 인형에 비유하는 겁니다.
필자는 동화 피노키오를 떠올려 봅니다. 꼭두각시 인형인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정성으로 인간이 되었습니다. 북은 '꼭두각시'인 남측에 (민족)혼을 불어넣어 자주적인 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0여년의 남북대화를 진행해 왔다고 봅니다. 그러나 피노키오는 인간이 되겠다는 자신의 의지가 강했던 반면, 남쪽은 자주국가가 되려는 스스로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50여년의 남북대화를 보면 북은 참 많이 인내했습니다. 그 자존심 강한 북이 남쪽에게 만은 수없이 자존심을 접었습니다. 험악한 상황과 설전 속에서도 남쪽이 손을 조금만 내밀어도 덥석 잡고 대화에 기꺼이 나섰습니다. 동족이기에, 민족이기에 온갖 수모를 당해도 참으며, 대화의 실마리를 움켜잡았습니다.
그것을 남쪽에서는 북쪽의 사정이 어렵고, 아쉬워서 자존심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선전하며, 북을 조롱했습니다. 그래도 북은 꾹~ 참고 50여년을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보듬고 대화하면서 혼을 불어 넣기 위해 애썼습니다. 마치 부모가 빗나간 자식 인간하나 만들겠다고 모든 것을 참고 견디듯이...
북은 이제 그것을 그만 두기로 한 것입니다. 자식 제대로 만드는 거 그만두고 호적에서 파내버린 겁니다. 가능성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일까요? 하여튼 북은 그렇게 남을 버렸고, 남은 것은 극심한 적대적 관계뿐입니다.
지난해 말 북을 다녀온 해외동포의 말에 따르면, 북에 있는 한반도의 지도에서 대한민국 부분이 지워져 있더랍니다. 그리고 남쪽에서 계엄이 일어나고 별의별 난리가 나는 데 그에 관한 얘기를 하려해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이제 북은 남쪽을 '한 때는 같은 민족이었으나, 80년간을 따로 지내며 미국을 추종하면서 북을 적대시 해온 매우 적대적인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졌습니다.
이렇게 볼 때, 향후 남북관계를 예상하면 그리 전망이 밝을 수가 없습니다. 일부 분석가 분들 중에는 다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남북관계도 점차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혹은 전망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쉽게 동의가 가지 않습니다.
향후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동일민족의 두 국가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80년을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으로 마주했던 두 국가가 향후 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북의 영토를 우리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에는 북을 우리 영토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반란세력(반국가단체)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규정하고 있는 형식적이며 실질적인 규정입니다.
북이 이런 상황에서 국제관계의 변화와 남쪽 정부의 교체라는 상황변화에 의해 쉽게 남북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생각은 좀 안이한 분석으로 여겨집니다.
지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저는 이재명 정부 5년간 남북관계의 변화가 전혀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재명 정부, 민주당 정부에 관여하는 국방, 안보, 외교, 통일에 관련한 여러 인사 중에서 작금의 남북관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본질을 못 보는 데 어떻게 제대로 된 방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물론 북이라고 남북의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도 남북 간의 평화적 관계를 원할 것입니다. 조건과 환경이 갖춰지면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향후 북과의 대화나 협상, 각종 조약과 협정들이 파기되고 무효화 되고, 다시 또 대화하는 도돌이표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북과의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면 혹은 북미관계와 국제정세에 따라 기존의 대화와 합의들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 더는 없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전제할 수 있어야 북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 겁니다.
남북대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진실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헌법에서 국토규정을 제외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인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북을 대화에 초대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당신들은 우리 국가의 반란세력들입니다!" 라고 하면서 국가 대 국가의 대화를 논하는 것은 매우 우스꽝스러운 일 아닌가요?
지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개헌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 영토조항 삭제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헌법의 영토조항이 그나마 우리가 같은 민족임을 상징하는 조항이며, 통일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는 지금 북의 결정을 전면부인 하는 것이며 오히려 북과의 대화를 가로막는 장애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법의 폐지가 잇따라야 할 것입니다. 북은 이제 그냥 다른 나라입니다. 우리 국민이 여타 다른 나라에 가듯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이나 쿠바도 공산주의국가이지만 큰 제약 없이 갈 수 있듯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그렇게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비수교국이고 매우 적대적인 적성국가이기에 당분간 여행제한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외교부의 고시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두 국가 간의 화해단계에 따라 제약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겁니다. 국가보안법이나 교류협력법 등은 특수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그런 특수관계를 규정짓는 법령은 북과 국가 대 국가로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됩니다.
필자가 이재명 정부 5년간 남북대화가 힘들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헌법 개정 및 각종 법령이 정비되지 않을 경우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으며, 향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미국의 의지와 상관없이 북과의 대화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북에 줄 수 있도록 처신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북미관계를 트기 위해서 먼저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듯이,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남이 먼저 조건을 개선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대화하자고 손만 내밀어서는 결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조건이 조금 충족이 안됐어도 노력과 성의만 충분하다면 내미는 손을 잡아줄 수 있을 겁니다. 일단 북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선제조건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그것을 파악하도록 하고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새로운 대통령이 될 사람 곁에 그런 얘기를 해줄 사람이 있는지가 걱정됩니다. 새 대통령이 스스로 그 길을 갈 수 있을 지에는 더욱 회의가 듭니다.
동수원병원 외과과장
지방공사 남원의료원 외과과장
한림대성심병원 외과 입원전담진료교수
연세대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임상교수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대한대장항문학회 평생회원
일본 대장항문병학회 정회원
노동과건강연구회 연구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상근의사
경희총민주동문회 부회장
청년미래교육원 원장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
주권방송 대표이사
(현)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현) 통일TV 대회협력이사
(현) 국학연구소 이사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