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만간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 파견을 파견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대해, 21일(현지시간) 유엔에 주재하는 북한 대표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에 참석한 북한 대표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 우리 대표부는 주권 국가 간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우리의 국가 이미지를 먹칠하려는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한 북한 측의 첫 반응이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파병설’을 주장하는 나라는 교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외에 한국 뿐이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회의’ 직후 국가정보원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북한군 1,500여명이 러시아 해군 함정을 이용해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21일에는 윤 대통령이 마크 루터 나토(NATO)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최근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정보 공유를 위한 대표단’을 신속히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최대 우방인 미국조차 신중한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만약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우려되는 사태”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우리는 분명히 이러한 보도를 계속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15일에는 “우리가 독립적으로 그러한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국의 ‘북한군 파병설’은 “또다른 사기”(another hoax)라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슷한 주장을 들고 나왔을 때도 “사기”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이 사안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긴장을 키우는 것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며 “정부는 북한군 파병에 관한 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내 정치적 위기를 북풍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윤석열 정권은 전에 없이 경솔하고 이기적인 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전쟁을 바랄만큼 무지하며, 전쟁이 필요할 만큼 정치적 위기”라며 “윤석열 정권이 불러올 북풍이 어떤 재앙으로 이어질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전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일”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불확실한 정보에 국민의 생명을 건 전쟁놀음을 중단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