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4년 3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전태일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4년 3월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조천현]

“10월 7일 이후에 5개월 동안 이스라엘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아동 숫자만 1만 3천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실종 아동도 5천 명이 넘고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을 계기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일방적 ‘집단학살’(genocide)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절박한 호소가 울려퍼졌다.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2일 오후 서울 전태일기념관 2층 공연장에서 열린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긴박한 팔레스타인 상황을 전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 활동가들은 본명을 가리고 활동가명을 쓰고 있다.

뎡야핑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야핑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 활동가는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아의 무기화가 너무 심각해서 실제로 사람이 굶어 죽고 있다”고 폭로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탈수랑 영양실조로 사람이 죽는데 원래 이게 모든 사람이 동시에 죽는 게 아니고 그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부터 죽지 않느냐. 그래서 신생아들이 먼저 죽기 시작했고, 장애 아동들이 죽기 시작하고, 노인들이 지금 죽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이 이스라엘 공격을 개시한 이후에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바로 “우리는 인간 동물과 싸우고 있다”면서 10월 8일부터 전기와 수도 그리고 물과 음식을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했고, 지금까지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는 지금의 상황을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전쟁 중이라도 민간인의 생존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은 보장돼야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마저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뎡 활동가는 지난 2월 29일 발생한 ‘밀가루 학살’ 사례를 들었다. 밀가루 등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에 달려드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폭도’라며 이스라엘 군이 총과 탱크로 공격해 117명을 학살하고선 “서로 밀치고 깔려서 죽었다”고 무마하려 한 사건이다.

뎡 활동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크게 6차례 침공을 해왔는데 그 전이랑 이번에는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며 “지금 이스라엘은 표적을 생성하는 속도가 폭격을 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한다”고 ‘인공지능을 사용한 학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나아가 10월 7일 이후에 첫째 주에 6천 톤의 폭탄을 쏟아부었다고 이스라엘이 공개한 사실을 예시하며, 유대인 홀로코스트 역사학자의 “너무 전형적인 집단 학살(genocide)”이라는 규정을 소개했다.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가자지구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가자지구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사진 - 조천현]

뎡 활동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개괄하고 “지금 서안 지구는 분리 장벽이라고 불리는 이 거대한 8m 높이의 장벽으로 완전히 둘러싸여져 있다”며 “이 정착촌은 원래 그냥 존재 자체로도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전쟁 범죄”라고 짚고 “그냥 존재만 전쟁 범죄인 게 아니고 여기에 사는 정착민들이 실제로 전쟁 범죄를 매일 저지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측의 ‘무차별 체포’와 살해는 일상화됐지만 언론보도나 국제여론은 꿈쩍 않고 있고 이스라엘은 노골적으로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뎡 활동가는 “지금 가자지구에 국제 언론이 한 개도 들어갈 수가 없다”며 “이런 일들이 별로 국제 미디어에 보도가 안 된다. 나는 그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다”고 말하고 “이스라엘 군인들은 자기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숨길 생각이 없다. 다들 되게 신나게 노래를 하면서 춤을 춘다. 가자지구에 무고한 민간인은 없다고 가자지구를 우리가 다 쓸어버리러 왔다고...”라고 전했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1월 26일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단학살 관련 선동을 방지하고 처벌할 것, 집단학살 혐의의 증거를 보전할 것을 명령했다. 그나마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잠정처분이지만 이스라엘은 개의치 않고 있다.

뎡야핑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 - 조천현]

이번 충돌이 하마스측 공격으로 시작된데 대해 뎡 활동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역사를 개괄하고 “팔레스타인이 어떤 공격을 하든 그것은 점령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행위이지 절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식민지배를 위한, 원주민 인종청소를 위한 ‘자위권’은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뎡 활동가는 “미국이 지금 당장 무기 보내는 그 돈만 끊어도 이스라엘이 이런 식으로 전쟁을 할 수가 없다”며 “그냥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대리 행위자로 역할을 굉장히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이 저렇게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짚고 “미국은 정말 초당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0년간(2019-2028) 380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의결, 이를 집행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가자 전쟁의 즉각 휴전 결의안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뎡 활동가는 “서양 언론이랑 서양 정부들이 내가 20년 동안 이스라엘 편드는 걸 봐왔지만, 지금은 정말 전례가 없다. 정말 같은 팀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된다. 그러니까 ‘학살에 공모하고 있다’가 아니라 그냥 같이 계획을 해서 같이 학살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DS 운동’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BDS 운동’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에 포함돼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에 포함돼 있다. [사진 제공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 활동가는 ‘BDS 운동’(불매 boycott, 투자철수 divestment, 제재 sanction) 동향을 전하며 “지금 맥도날드, 도미노피자, 피자헛, 버거킹, 파파존스 이런데들이 가자지구 가서 학살 잘 하라고 이스라엘 군대에 무료로 음식을 보냈다”며 “거기에 대해서 아무리 규탄을 해도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불매운동 대상으로 적시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HD 현대’가 BDS 운동 대상이라며 “현대 장비가 집을 부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고 불법 전쟁 범죄에 상응하는 불법 정착촌을 짓는 데도 사용이 된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29일에 HD 현대의 주주총회가 있다. 그래서 그 앞에 가서 현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16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11차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사진 - 조천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16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11차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6일 11차 긴급행동에서 발언했다. [사진 - 조천현]
뎡야핑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는 16일 11차 긴급행동에서 발언했다. [사진 - 조천현]

뎡 활동가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미래는 그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167개 단체가 긴급 행동을 꾸려서 격주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주말에 집회를 하고 있고 매일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의 해방 운동이 그냥 팔레스타인 민족 한테만 국한된 게 아니고 이 사람들이 성공하고 그리고 이 사람들한테 연대하는 우리가 성공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서 미국을 끌어내리는 그 전체적인 맥락이 같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하고 “요르단까지 합쳐서 더 큰 해방된 사회를 상상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발상도 소개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