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선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4월 한 달 동안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사업과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집중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매년 4월 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4월을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정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민주노총은 올해 핵심 슬로건을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원청교섭 쟁취!”로 정하고, 원청교섭을 통한 노동자 건강권 확보와 산업재해 근절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것, 기업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생명이 중요한 상식의 세계를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원청교섭을 통해 산업재해의 구조적 원인을 바꾸고 산업현장의 차별을 끊어내는 투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올해 개정된 노조법으로 하청 노동자의 원청 직접교섭이 가능해졌지만, 재벌 대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지연하고 있어 원청교섭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용균, 김충현, 구의역 김군 등 산재 사망사고가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원청교섭을 통해 일터의 차별을 없애고 노동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산재 근절의 첫걸음”이라며 재벌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정상만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의 노동3권을 강조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노조 설립 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파괴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청교섭을 강제할 법적 장치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안전관리 참여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어광득 건설노조 경인건설지부 조직국장은 “안전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것은 노동자의 죽음을 묵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노동조합 참여형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4월 사업 기간 동안 ‘살인기업 선정식’, ‘4.23 민주노총 결의대회’, ‘노동자 참여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단지 노동자 권리 보장과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전국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일하다 죽지않고 차별받지 않는 안전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여전히 일터에서 사람이 죽는다. 떨어져 죽고, 깔려 죽고, 과로로 죽는다. 병을 얻고, 위험물질에 중독된다. 대통령은 중대재해를 한국 사회의 7대 비정상 중 하나로 꼽으며 산재 근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끈다는 반도체 산업의 뒤에는 직업병으로 쓰러진 노동자들이 있고, 찬란하다는K-컬처의 뒤에는 과로와 괴롭힘, 감정노동 속에서 무너지는 노동자들이 있다. 깊은 새벽에도 잠들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노동자라는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일하다 스러지는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죽음에서마저 차별받아 왔다. 하청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초심야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 자본과 산업은‘일하는 사람’을 온갖 이름으로 나누고, 그들의 안전과 생명마저 다르게 취급해 왔다.
이제 더 이상 일하다 죽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편리를 위해 누군가의 새벽이 희생되어서도 안 된다. 일하다 죽지 않는 것, 차별받지 않는 것, 기업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생명이 중요하다는 상식. 그 상식의 세계를 더는 늦출 수 없다.
4월28일은 산재사망노동자의 날이다. 민주노총은 해마다 4월을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산업재해 근절과 노동안전 보장을 위한 집중 투쟁 기간으로 선포해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산업재해와 죽음 앞에서 우리는 이제 추모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바꾸고, 모든 생명이 차별받지 않고 일하다 죽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오늘 민주노총은 원청교섭을 통해 산업현장에서의 차별을 완전히 끊어내는 투쟁, 지방자치선거를 통해 모범적인 공공 사용자이자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내는 행정주체를 올바르게 세워내는 투쟁,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직접 일터의 안전을 지켜내고 만들어가는 노동자 직접 참여를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
2026년, 그토록 염원하던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다. 이제 하청노동자들이 직접 원청과 교섭하며 현장의 안전과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원청교섭은 죽음에서마저 차별받아 왔던 하청노동자들의 안전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첩경이다.
건설현장에서, 조선소에서, 공공기관에서,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더 많이 다치고 더 많이 죽어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을 노동자들은 원청교섭을 통해 되찾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모든 사업장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교섭을 요구하고, 원청교섭을 통해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어가는 투쟁에 앞장설 것이다.
올해는 지방자치 선거가 열린다. 지방정부는 어떤 사용자보다 모범이 되어야 할 공공기관의 책임자이며 동시에 지역 노동환경을 책임지는 행정 주체이기도 하다. 지방정부는 모범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며 지역사회의 노동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시정하여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모범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지방정부,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지방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정당한 권리가 누군가의 시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일터의 안전을 만들어 왔고, 위험을 감시하고 제거해 왔다. 법과 제도는 노동자의 안전 참여를 일부 보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위험성 평가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가 일부 강화되었지만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대표의 활동시간 보장과 실질적인 참여권 확대가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직접 참여야말로 산업재해를 근절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길임을 분명히 한다. 노동자 참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4월로 끝나지 않는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 때까지, 노동의 형태로 생명과 안전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위험을 외주화하는 오래된 질서를 넘어, 생명과 안전이 이윤보다 앞서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2026년 4월 1일
4월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 선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