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7)

불경기

 

“자고새면 또 발문 오십평생 이 꼴은 처음”

쌀밖에 모르는 수요자

뜨내기장수조차 허탕질

한 달 동안 봇짐 싼 점포만 천사백

 

〇... 절량의 숨 가쁜 고비에 서울은 불경기 때문에 몸서리 치고 있다.

거래가 드물고 돈이 회전하는 구실을 잃었다.

번화가의 백화점은 물론 시장 전반에 걸쳐 한산하고 매상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내에는 지난 2월달 현재 38개소의 시장이 있었다.

혁명 전인 92년도에는 이보다 하나 더한 39개 시장에 상점 수는 1만1천59개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새 정부가 들어선 작년에 시장 두 개가 폐쇄되고 점포 2천4백27개가 보따리를 싸고 문을 닫아 버렸다. 경기가 없어 망해 빠져 버린 것이다.

 
〇... 작년 말 현재보다 금년 1월에 들어서 또 점포 1천4백5개소가 줄어들었다. 한 달 동안에 이렇게도 놀라운 숫자가 쓰러졌다.

날이 갈수록 망해가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십 평생 장사해 먹다가 이런 꼴 처음 본다」고 한 상인은 쓰게 입을 다셨다.

직물 상인인 이 사람은 포복이 이렇게 안 팔리니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입고 사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짓는다.

도시 정책이 어떻게 되어 먹었기에 요꼴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는 그는 먹어야 살겠기에 곡가가 뛰어 올라도 할 수 없이 쌀은 사가지만, 다른 생활필수품은 통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봄철이 되면서 아동복은 조금 팔리지만 다른 장사치들은 파리 날린다고 말하는 한 백화점 상인은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비례해서 경기는 바닥에 떨어져 간다고 말했다.

자고나면 폐문하든 꼴을 보기 싫다고 그는 또한 찌푸렸다. 뿐만 아니라 서울 변두리와 시골에서 못짐장사를 하여 살던 뜨내기 장사꾼들도 그날 그날 허탕을 치고 돌아가기가 일쑤라 한다.

- 그러나 언제나 이런 불경기가 풀릴 것인지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하루 이틀 망해가는 사람이 늘어 갈뿐....

 

<△ 사진=전반적인 불경기는 뜨내기 「광우리 장수」 아주머니들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다. 종일  전을 벌이고 손님을 기다려도 통 팔리질 않아 이 짓도 못해 먹겠다고 푸념한다>

세상 (7)

세상 (7) [민족일보 이미지]
세상 (7) [민족일보 이미지]

世上 (7)

不景氣

 

“자고새면 또 發門 50平生 이 꼴은 처음”

쌀밖에 모르는 需要者

뜨내기장수조차 허탕질

한 달 동안 봇짐 싼 店鋪만 千四百

 

〇... 절량(絶糧)의 숨 가쁜 고비에 서울은 불경기 때문에 몸서리 치고 있다.

거래가 드물고 돈이 회전하는 구실을 잃었다.

번화가의 백화점은 물론 시장(市場) 전반에 걸쳐 한산하고 매상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내에는 지난 二월달 현재 三십八개소의 시장이 있었다.

혁명 전인 九二년도에는 이보다 하나 더한 三십九개 시장에 상점 수는 一만一천五십九개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새 정부가 들어선 작년에 시장 두 개가 폐쇄되고 점포 二천四백二십七개가 보따리를 싸고 문을 닫아 버렸다. 경기가 없어 망해 빠져 버린 것이다.


〇... 작년 말 현재보다 금년 一월에 들어서 또 점포 一천四백五개소가 줄어들었다. 한 달 동안에 이렇게도 놀라운 숫자가 쓰러졌다.

날이 갈수록 망해가는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五십 평생 장사해 먹다가 이런 꼴 처음 본다」고 한 상인은 쓰게 입을 다셨다.

직물 상인인 이 사람은 포복이 이렇게 안 팔리니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입고 사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짓는다.

도시 정책이 어떻게 되어 먹었기에 요꼴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는 그는 먹어야 살겠기에 곡가(穀價)가 뛰어 올라도 할 수 없이 쌀은 사가지만, 다른 생활필수품은 통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봄철이 되면서 아동복은 조금 팔리지만 다른 장사치들은 파리 날린다고 말하는 한 백화점 상인은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비례(比例)해서 경기는 바닥에 떨어져 간다고 말했다.

자고나면 폐문하든 꼴을 보기 싫다고 그는 또한 찌푸렸다. 뿐만 아니라 서울 변두리와 시골에서 못짐장사를 하여 살던 뜨내기 장사꾼들도 그날 그날 허탕을 치고 돌아가기가 일쑤라 한다.

- 그러나 언제나 이런 불경기가 풀릴 것인지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하루 이틀 망해가는 사람이 늘어 갈뿐....

 

<△ 사진=전반적인 불경기는 뜨내기 「광우리 장수」 아주머니들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다. 종일  전을 벌이고 손님을 기다려도 통 팔리질 않아 이 짓도 못해 먹겠다고 푸념한다>

[민족일보] 1961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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