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숙영 통신원(tongil@tongilnews.com)


지금 우리에게는 티셔츠나 엽서 등에 자주 등장하는 낭만적인 인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을 비롯하여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해방 시키려한 혁명가였으며 죽는 순간까지 눈을 감지 않은 열정의 소유자였다.

중산층 가정의 젊은 의학도에서 라틴 아메리카 전 대륙을 누빈 혁명가가 되기까지 체 게바라의 삶에는 변화를 이끈 여행이 있었다.

여행에서 체 게바라는 ‘과거의 나와 같은 나는 없는’ 열정을 가진 자신을 발견한다. 
 

 

“여행은 나를 변화시켰다

더 이상 내가 아니다

과거의 나와 같은 난 없다“

 


체 게바라와 같이 떠나는 여행

▶체게바라는 여행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마음으로 그려가기 시작한다.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는 의대생 게바라와 그의 친구 그라나도의 라틴 아메리카 여행을 담은 로드무비이자 젊은 청춘들의 성장영화이다.

두 젊은이는 낡은 모터싸이클과 두 발로 험한 라틴 아메리카를 따라가며 거대한 땅덩어리뿐만 아니라 그 땅덩어리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일자리를 찾아가는 가난한 부부, 침략으로 엉망이 된 신비의 도시 쿠스코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디오들, 돌봐주는 의사들과도 격리되어 살고 있는 나환자촌의 사람들.

여행 끝에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에 게바라는 지나치게 정직하고 타인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가진 풋내기 청년에서 사람들에게 ‘체’라고 불리며 혁명 속에 살아갈 새로운 길을 택한다.

영화는 길은 다리가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걷는 것임을 알려준다. 마치 두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는 듯 라틴 아메리카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접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자가 된다.

영화가 단순한 로드무비가 아니라 길을 따라 성장해가는 성장영화라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이다. 여행을 하는 체 게바라는 두 발로 하는 여행 속에서 만난 대륙과 사람들을 처음에는 다리로 그리고 눈으로 결국에는 마음으로 담는다.

영화를 통해 체 게바라와 같이 동행한 긴 여행을 끝낼 쯤에는 마음의 여행을 한 체 게바라가 그 전의 게바라가 아닌 새로운 게바라가 되었음을 게바라 자신보다 먼저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질 고난, 하지만 열정적인 삶에 깊은 이해와 더불어 친근한 지지를 더하게 된다.

체 게바라의 삶은 그렇게 시작된다

▶체게바라의 여행은 그로 하여금 삶에 대한 열정적인 이해를 얻게 한다.
그러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폭력 없는 혁명은 없다“며 라틴 아메리카 정글을 누빈 체 게바라를 떠올리기에는 너무 애잔하며, 자칫 낭만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체 게바라의 편향된 이미지만을 더 부각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을 수도 있을 만큼 감상적이다.

하지만 위대한 인물의 삶에는 자신만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인생의 계기가 있으며 그 계기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비록 영화가 체 게바라를 바라보는 시선을 감상주의에 빠트린다 해도 그 속에서 여리고 미숙하지만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해나가는 체 게바라를 만날 수 있다면 체 게바라를 마음속으로 흠모해 온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쁨이 될 듯 하다.

또한 현재 자신의 삶에 변화를 바라지만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체 게바라의 여행은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으리라.

새로운 나를 찾아 떠나자

체 게바라와 같이 한 여행을 통해 변화된 자신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왜 주저앉지 말고 길을 가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면 마음을 담은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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