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실레스토랑에서 민화협이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고구려
문화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고구려 역사지키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남측의 민화협과 북측의 문화보존지도국이 민간차원에선 처음으로 고구려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공동대응 사업을 마련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구려 역사지키기 남북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4월 9일∼6월 20일까지 서울 한솔동의보감 컨벤셜홀에서 북에서 반입한 문화재들로 '고구려 문화전(가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코엑스(Coex)에서 열린 '특별기획전 고구려'와는 달리 고구려인들의 실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벽화와 유물들이 많이 전시되며 북에서 반입하는 총 226점의 전시품 중 치미(전각(殿閣).문루(門樓) 등 큰 건물의 지붕 양쪽 머리에 얹는 물건), 흙부처 등은 남한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들이다. 

이승환 민화협 정책위원장은 "2월 27일∼29일 사이 금강산에서 북측 내각 산하 문화보존지도국과 실무접촉을 가졌으며 남과 북이 고구려 문화유산 공동보존을 위해 상호협력키로 했다"고 밝히고 "고구려 문화전은 그 첫 공동사업이며 앞으로 다양한 차원의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구려 문화전은 우리 민족 공동유적인 고구려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남과 북의 동질성을 강화하여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의의를 설명하며 "유네스코에서 고구려 문화재 보존을 위한 기술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만큼 국가차원의 고구려 유적 보존 협력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민화협은 이밖에 고구려문화유산보존 기금 마련을 위한 민간기금마련 사업을 계획중이며 고구려 유적에 대한 공동조사와 발굴을 위해 고구려연구재단과 관련 학자들과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환 정책위원장은 "실무적 내용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이번 고구려 문화자원 개발을 계기로 남북 학자간의 교류와 다양한 물적, 인적교류가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과 관련해 "북측이 아직 수동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 하고 있지만 민화협이 제안한 고구려 문화유산 발굴사업에 동의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화전을 비롯한 이번 고구려 유적 공동조사와 발굴사업은 비록 민간차원이지만 남과 북이 고구려 역사왜곡 문제에 서로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남북 정부차원의 공동대응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인터뷰> 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
"문화교류로 인한 정서적 교감은 통일의 든든한 기반"


□ 문 : 이번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 답 : 이전에 '특별기획전 고구려'를 기획한 경험이 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이미 북과 서로 뭘 해야 할지, 부족한 것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였다.

북측은 고구려 역사의 현재적 의미를 찾고 이를 재현하는데 있어 적극적이었으며 상당한 정성을 들여 의욕적으로 유물을 제작했다.

□ 문 : 종전과는 달리 그 당시 실생활상을 보여줄 수 있는 고구려 유물이 많이 전시되는데...

■ 답 : 관람객이 고구려 유물을 보고 긴 세월을 뛰어넘어 고구려인의 숨결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고구려인의 기상이 우리 가슴에서도 뛰고 있음을 와 닿게 하고, 하나된 역사, 하나된 생활이란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유물에 대한 배경설명이 자세히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가무를 비롯한 장례의식, 식생활, 의상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소품들을 추가했다.

□ 문 : 문화사업 차원의 남북교류가 두드러지고 있다. 

■ 답 : 남북간의 문화교류는 양측의 정치 군사적 긴장감을 완하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화교류로 인한 정서적 교감은 통일의 든든한 기반이 되며 이는 정치적 합의 이상의 의의를 지니기 때문이다.

 고구려 문화전을 통해 관람객들은 남과 북에 아직도 살아 숨쉬는 고구려 문화를 공유하고 역사적 뿌리가 같음을 강하게 재인식할 것이다.

□ 문 : 남북교류에 있어 정부측에 바라는 점은

■ 답 : 남쪽의 경우 경쟁적 차원에서 남북 문제를 바라는 시각이 없진 않다. 이는 빨리 불식되어야 한다. 정부는 어려울수록 남북간의 화해 협력을 위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노력을 확대하여 화해협력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여지를 말소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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