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님, 안녕하세요.
지면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남측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고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은 시민입니다. 4.27 정상회담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말씀 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두 분 정상(수뇌)께서는, 요즘 많이 힘드시지요? 남북관계, 북미관계, 동북아 안정, 모두 쉽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3년 전 봄날의 기운은 어디 갔는지 모르게 남북관계는 다시 겨울 한파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우리 책임만은 아닙니다. 한반도가 미국과 소련에 의해 허리가 잘린 것처럼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은 거대한 구조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처럼 강대국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땐 우리가 신생독립국이자 최빈국이었지만, 현재는 경제, 군사 등 모든 측면에서 남북한의 국력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남 탓만 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은 절반 이상이 우리 책임입니다. 남북은 스스로의 말과 행동부터 돌아봐야 합니다.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남북은 서로 너무 엇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북측이 수 차례 간곡히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횟수를 축소했지만, 남측은 여전히 한미군사훈련을 지속했습니다. 남측은 F-35 스텔스전투기를 도입했고, 현무4와 같은 대량응징보복용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습니다. 북측은 이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냈고,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남측을 맹비난 했습니다.

반대로 북측은 개성에 위치한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습니다. 이를 본 남측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시험 발사를 지속했고, 열병식에서 이 무기들을 공개했습니다. 북측은 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들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남측 일부에서는 사거리가 일본에 미치지 못하는 단거리 발사체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한 무기체계는 남측을 겨냥한 것이라 평가하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한반도 어디에서도 교류와 협력의 소식이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이 참에 남북은 서로 분단을 공고히 해서 천년만년 서로 간섭하지 말고 살아가는 것도 한갓지고 편하겠지요? 가끔 으르렁대며, 서로를 향해 말폭탄을 주고받고, 전쟁을 위협하다가, 포격 정도 주고받는다면, 불안하고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살아지겠지요?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지금처럼 서로 비방만 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향후 수십 년 간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와 세계정세는 한국 전쟁 이후 70년과 사뭇 다를 것입니다. 동아시아 패권 변동이 있을 때 마다 한반도가 전쟁터로 변했던 역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으십니까. 멀리 임진왜란, 병자호란, 구한말에 청일전쟁, 러일전쟁, 광복 직후 한국전쟁까지 모두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국제전쟁이 우리 땅에서 벌어졌고, 우린 그때마다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최강대국의 패권경쟁은 동아시아를 무대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패권경쟁 시대에는 한반도가 통일되어 있을지라도 전쟁의 참화를 피하지 못했던 역사에 비춰보면, 한국전쟁 때처럼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현재 상태에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미중이 각자 남북에게 지원해주는 무기, 물자, 병력으로 인해 전쟁의 파괴력은 극심할 것입니다. 미중과 북은 핵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민족이 절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 앞에서 남북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제 눈에는 너무 한가로워 보입니다. 사소한 차이와 불만은 마음속에 넣어두고 한반도의 앞날을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식견이지만, 걱정되는 마음에 몇 가지 말씀드리니 부디 귀를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두 분 정상(수뇌)께서는 직접 자주 만나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3년 전 봄날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두 분이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던 장면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평화와 화해의 상징과 같은 모습으로도 인상 깊었지만, 배석자 없이 남북의 정상(수뇌)이 서로의 처지와 서로에 대한 요구에 관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눴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안정이 증진되리라 생각되어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남북 정상 사이의 대화는 자주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남북 정상의 만남은 군사분계선 통과와 비무장지대 진입에 관한 허가권을 갖는 미군(유엔사)에 포착될 수밖에 없어, 허심탄회하게 맘 편히 만나기가 어려운 조건입니다. 작은 물자 하나라도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때마다 사사건건 미군(유엔사)이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남북은 신속하게 미군(유엔사)의 허가권이 미치지 않는, 군사분계선의 서쪽 끝의 이서(以西) 지역인 남측의 파주시 금촌역, 탄현면 대동리와 북측의 개풍군 식천리(옛 지명), 개성역을 잇는 지하경의선을 건설하고, 그 중간에 지하 판문점을 만들어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미군(유엔사)은 군사분계선 서쪽 한강하구 지역에 대해 항행(航行)에 관한 통제권만 갖고 있지 그 지하 통행에 관해서는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도 시비를 걸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분 정상(수뇌)께서는 한반도 대외전략을 중점적으로 협의해 주십시오.
현재 한반도는 대외 전략으로 친미, 친중, 중립, 이렇게 세 가지 노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이 70년간 다른 역사와 처지로 인해 당장은 단기적인 대외 노선이 일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 대외 전략에 대해서 두 분 정상(수뇌)은 모두 중립화 전략에 의견이 일치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느 세력에 가담하게 된다면, 남측은 한미일, 북측은 북중러 블록으로 나뉘어 그 맨 전방인 한반도에서 민족 절멸의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중립화 이외에 답이 안보입니다. 중립화로 가는 경로와 시기, 전략은 상이할 가능성이 있지만, 두 분 정상(수뇌)께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좁혀가고, 각자의 역할과 협조할 사항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대외전략으로 중립화론이 매력적이지만, 장기전략 없이는 현실성이 낮습니다.
특히 남한은 고도의 개방경제이고, 남북 모두 에너지와 식량 자급도가 낮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양쪽 진영으로부터 모두 외면받는다면 남북은 모두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상황까지 내 몰릴 것이고, 특히 자원 의존도가 높고 풍요로운 남한 국민들은 견뎌내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대한제국 시절에 중립화를 선언했지만, 얼마 후 나라를 잃었지 않습니까. 힘과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중립화 선언은 말잔치에 불과하고 역사에서 보듯이 그 결말은 비참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인구, 경제규모, 자원, 군사력 등이 미국과 중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점을 고려해 볼 때 한반도만으로 독자 생존가능성은 없습니다. 수레를 막아서는 사마귀와 같은 형국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주변 국가들과 힘을 합쳐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해야 중립화가 가능합니다.
삼분지계는 아직 마음만으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르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해야 합니다. 한반도만으로는 남북이 힘을 합쳐 아무리 힘을 기르더라도 국력이 미국과 중국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님, 자력갱생, 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투쟁의 신심으로 달려간다면 해낼 수 있다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인구수, 자원량, 경제력, 군사력을 보면 아직 턱 없이 부족하고, 거기에다가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주변국들과 힘을 합쳐야 합니다.

바로 아세안입니다. 아세안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될수록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입니다. 아세안은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 싶겠지만, 지정학적으로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미얀마 사태를 보면 벌써 미국과 중국의 선택 강요는 시작된 것 같습니다. 중립화를 해 낸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완충지대를 형성하여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군사적 충돌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세안은 막대한 천연자원과 6억 5천만 명에 이르는 인구를 바탕으로 빠르게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30년에 전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세안 주요 국가는 북측과 함께 비동맹(쁠럭불가담)운동에 참여한 국가로서 중립화 전략을 전통적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북방의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 밀접하지만, 전통적으로 중국과 갈등관계에 있었고, 미중 패권경쟁이 극에 달하는 시기에는 한쪽 편에 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측의 기술과 경제, 북측의 군사력을 이용하여 아세안 및 러시아와 협력한다면 한반도+아세안+@ 세력의 중립화는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중립화 과정에서 풀어야 할 많은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중립화 세력 내에 지도적 국가가 부재한 점, 한반도의 남북이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못한 점, 아직은 중립화 세력의 종합적인 국력이 미약한 점, 과거사 해결 의지가 없이 미국의 푸들이 되려는 일본의 문제가 그것들입니다.

하지만 남북이 협력하여 한반도의 역량을 강화한다면 많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도적 국가는 기술력, 경제력, 군사력, 정치력, 역사문제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 상호이해와 군사적 신뢰가 높아져야 합니다. 남북의 교류협력이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남과 북은 상호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상대방의 TV 프로그램 시청을 허용해 주십시오.
남북의 상호이해는 아직 그 정도가 낮습니다. 상호이해를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서로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TV 시청만큼 다양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제공하는 방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남북 모두 서로의 뉴스조차 시청할 수 없습니다. 분단 당시 동서독은 서로의 TV를 자유롭게 시청했던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TV 시청과 정보교류는 유엔안보리 제재와도 무관합니다. 단순 TV 시청은 남측의 국가보안법과도 무관합니다. 두 분 정상(수뇌)이 의지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상호 TV 시청을 허가해 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추진해 주십시오.
미국과 상관없이 남북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들이 있습니다. 남북 모두 신무기 개발 과정에서 시험발사를 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연히 한쪽이 무기를 개발하면 다른 한쪽에게 위협이 됩니다.

분단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무기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사전에 상대방에게 시험발사 계획을 통지한다면 오판으로 인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줄이고, 상호 신뢰를 조금이나마 증진시킬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주요 무기 체계를 해외에서 도입하거나, 실전 배치하는 경우에도 상호 사전 통지가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사전 통지는 미국의 동이 없이도 남북이 9.19군사합의의 후속 합의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님, 남북 군사적 신뢰를 위해 북측은 보유한 핵무기를 남측을 향해 발사할 계획도, 의사도 전혀 없다는 뜻을 8천만 겨레 앞에 선언해 주십시오.
지난 8차 조선노동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들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하자, 남측에서는 이 핵무기가 남측을 겨냥한 무기체계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술핵무기의 가공할 위력과 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측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의 사정거리가 일본에 도달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남측의 합리적 우려는 마땅히 해소되어야 합니다.

북측은 과거에 여러 차례 “우리의 국가 핵 무력은 조선반도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민족공동의 전략자산으로서 결코 동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천명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그런 공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님, 공개적으로 남측을 겨냥한 핵무기 불사용 원칙을 지속적으로 천명해 주시고, 이 원칙이 담보될 수 있도록 조선노동당 규약에 못 박아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북측의 핵무기 불사용 원칙 천명에 상응하여 남한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에 대해 어떠한 요구나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 영토에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을 것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을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해 주십시오.

이를 통해 남북 스스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남북 군사적 신뢰는 이것만으로 여전히 부족합니다. 두 분 정상(수뇌)은 샴쌍둥이(결합쌍둥이) 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샴쌍둥이는 몸의 일부가 붙어 있어 한쪽 몸에 이상이 발생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치명적 영향을 입게 됩니다.

남북한이 상호 교류협력을 가속화하면 샴쌍둥이처럼 심장과 같은 중요 장기를 공유하고 있는 것과 같이 되어, 일방에 대한 핵공격이 공격을 가한 쪽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남북 상호간 핵무기 사용 위험은 근본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남북 사이에 교류와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켜야 주십시오.
천하삼분지계를 하기 위해서 남북이 중립진영의 지도적 국가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아직 국력이 부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경제적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쌍방이 가지고 있는 자원, 자본, 기술 등 경제요소를 결합시켜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유엔안보리 제재 속에서도 가능한 교류협력을 찾아서 실천해야 합니다.

IT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남북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없이 할 수 있는 경제협력이 많습니다. 남측은 노동력이 부족하고 북측은 우수한 인재가 많습니다. 남측의 게임산업과 북측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가 결합하면 좋은 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비대면 업무방식이 진화되고 있습니다. IT산업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통신이 가능한 곳이라면 협업이 가능합니다. 이미 설치된 남북간 광케이블을 이용하면 충분합니다.

대금결제는 대체결제 방식을 사용하거나 남측의 차관과 상계하는 방식, 남측이 제재에 위반되지 않는 식량과 비료와 같은 인도적 물품을 공급하거나 첨단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습니다. 두 분 정상(수뇌)이 결심하기만 하면 됩니다.

다른 한 가지 남북경협 방법으로 남측은 북측에 전력을 공급하고, 북측은 남측에 원산해안관광지구의 일부에 대한 시설사용권을 제공하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북측은 현재 심각한 전력부족 현상은 해소했지만, 산업과 경제를 계획한 만큼 빨리, 대규모로 일으키기에는 전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남측의 전력을 북측으로 공급하는 방안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제기되었습니다.

전력공급과 관광은 유엔안보리 제재에 의해 금지되지 않습니다. 북측은 남측 전기를 이용하는 대가로 남측 기업에 관광지구 시설사용권을 주고, 남측 기업 사이에서 전기료와 시설사용료를 정산하면 대량 현금거래 문제도 우회할 수 있습니다. 남측에서 송전한 전기는 북측의 산업을 정상화 시킬 수 있고, 북측의 정상화된 산업은 남측의 생산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산해안관광지구는 명사십리 해변에 김정은 총비서께서 힘을 넣어 대규모로 개발한 관광지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남측 국민들의 훌륭한 해외여행 대체지가 될 것입니다. 바로 옆에 원산갈마공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측 국민들은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원산갈마공항에 내려 담벼락 하나를 경계로 바로 옆에 있는 원산해양관광지구로 이동하여 명사십리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동해의 신선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남측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관광과 체류를 허용하고 공항과 관광지 시설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북측에 코로나19 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성도 전혀 없습니다.

이렇듯 의지만 있다면 유무상통의 원칙에 따라 남북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총비서님, 따뜻한 봄날에 두 분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두 분이 마음만 먹는다면, 남북의 봄날은 바로 내일이라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도 핑계에 불과합니다. 화상회담, 전화회담, 서신교환 등 방법은 넘쳐납니다. 더 엇나가기 전에 풀 것은 풀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앞날을 논의합시다. 기다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37기)을 수료한 후 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4대강 공사 취소 행정소송(한강담당)과 천안함 민간조사위원 신상철씨 형사사건 1심을 공동으로 변론했다.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법정에 참여하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통일위원회와 미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민단체들과 함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활동을 벌였고, 서촌 궁중족발 사건을 변호하였다.

저서로는 「골목사장 생존법」, 「변호사가 풀어주는 공정거래법 Ⅰ, 하도급편」(개정판)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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