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17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17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회칙 ‘모든 형제자매들(Fratelli Tutti)’을 발표했다. 교황의 회칙은 가톨릭교회와 가톨릭 신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자 전 세계 인류에게 던지는 시대적 화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17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회칙 ‘모든 형제들’은... 인류화합을 위해 공동체적 형제애를 사회윤리로 제시한다”고 해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의 묘소에서 성인의 이름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새 회칙 '모든 형제들에게'(Fratelli Tutti)에 서명했다. 새 회칙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기념일)인 4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발표됐다. [사진출처 - 교황청 홈페이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의 묘소에서 성인의 이름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새 회칙 '모든 형제들에게'(Fratelli Tutti)에 서명했다. 새 회칙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기념일)인 4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발표됐다. [사진출처 - 교황청 홈페이지]

윤종일 신부는 17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영어 강론 형식을 빌어 별도로 발신했다. [영상 - 서동일]

“교황이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우리 모두는 형제이다’라는 사실을 통해서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인류와 함께 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

교황의 새 회칙 ‘모든 형제들’을 한반도에서 실천하는 길에 대해 윤 신부는 “교황은 2014년에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를 중재한 경험이 있다”며 “교황이 ‘우리 모두는 형제’이라는 회칙의 가르침에 따라 정치지도자들을 만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교황이 시진핑 주석을 방문하여 미국과의 화해를 중재하고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한다면 그 자체로 인류화합을 이룰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종일 신부는 새 회칙의 정신에 따라 교황이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 정상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윤종일 신부는 새 회칙의 정신에 따라 교황이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 정상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윤종일 신부는 17일 양평 수도원에서 통일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 회칙을 발표한 교황의 방북 실현을 제안했다. [영상 - 서동일]

그 배경으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에게 교황의 방북초청을 요청하였고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바티칸을 방문하여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하였고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방북하겠다고 약속하였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문 대통령은 약속의 제안자로서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18일(현지시간) 교황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신부는 교황의 중재로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질 때 가톨릭 신자인 존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역할을 했다며, 존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가 하면, 바티칸과 중국의 ‘중국 주교 7명 인정 - 교황 인정’ 합의에도 주목했다.

윤 신부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화해시키는 중재역할을 하였으면 한다”며 “해당 부처의 관계인들이 상상력과 용기를 발휘하여 함께 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윤종일 신부는 와의 인터뷰 내용을 영어 강론 형식으로도 교황청과 전 세계에 발신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윤종일 신부는 통일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영어 강론 형식으로도 교황청과 전 세계에 발신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해 11월 교황의 히로시마.나가사키 방문 당시에도 교황의 방북을 촉구한 바 있는 윤종일 신부는 <통일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영어 강론 형식으로도 교황청과 전 세계에 발신했다.

[윤종일 신부 인터뷰 전문]

□ 통일뉴스 :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모든 형제들’을 발표하셨습니다. 새로운 회칙이죠. 교황께서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 의 권고말씀을 인용하기도 했는데요, 회칙 ‘모든 형제들’의 내용과 의미가 궁금합니다. 편하게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윤종일 신부 :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 성 프란치스코의 회칙 6장을 인용합니다. 그 내용은 우리 모두는 형제들이라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 있든지 우리 모두는 한 형제임을 드러내고 필요한 것을 요구하라는 것입니다. 성인은 공동체적 형제애(Fraternity)를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이 형제애가 모든 사람을 알아보고, 가치를 인정하며,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열린 형제애의 핵심을 잘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교황은 국적, 인종, 성별과 같은 정체성을 뛰어넘어 인류를 향한 형제애와 그 토대가 되는 사회적 우애를 강조합니다. 회칙에서 교황은 이런 인류애를 통해 인류화합을 이루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실에서 직면하는 신자유주의적 개인주의와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을 진단합니다. 그러면서 특권층의 이기적 무관심, 포퓰리즘에 따른 맹목적 분노표출과 불평등한 경제체제를 비판합니다. 교황은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모두 ‘동등한 인간’ 평등한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교황은 복음에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출신을 따지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 곁에 머무르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칙 ‘모든 형제들’은 이런 논리에서 인류화합을 위해 공동체적 형제애를 사회윤리로 제시합니다.

저는 교황이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우리 모두는 형제이다’라는 사실을 통해서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인류와 함께 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통일뉴스 : 네, 굉장히 중요하고 좋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회칙들을 실현해서 인류화합을 이루고 현실의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혜의 말씀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윤종일 신부 :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그로 인해 기후재앙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코로나19 사태는 인류가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는 지금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과 미국과 북한의 핵미사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과 갈등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비상한 대책과 행동이 없으면 인류멸종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우리는 지금 가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지금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나라입니다. 745만 명이 감염되었고 21만 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감염률이 세계 1위입니다. 그리고 분열의 정치로 인종갈등이 심화되었고 사회는 분열되어 있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 지방의 산불로 대기를 오염시키고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여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중국은 기후위기의 원인에 큰 책임이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은 화석연료의 남용과 미세먼지로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를 일으킨 나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서방국가들로부터 책임추궁과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적 고립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북한은 정상국가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핵과 미사일의 완성을 통해 자주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때문에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정상국가가 되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관계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은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려고 합니다.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과 북한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들과의 관계발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바티칸은 중국 선교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더 많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바티칸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7명의 주교를 인정하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 인정하기로 협정을 맺었습니다.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협정을 더 발전시켜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재자의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시기적으로도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새 정부의 구성을 앞두고 적절하고, 내용적으로도 회칙 ‘모든 형제들’과 일치한다고 봅니다. 교황이 ‘우리 모두는 형제’이라는 회칙의 가르침에 따라 정치지도자들을 만났으면 합니다.

교황은 2014년에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를 중재한 경험이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이었던 현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존 바이든과 함께 국교정상화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후보는 가톨릭신자로서 교황에 대한 신뢰가 깊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신뢰는 교황의 역할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과 배경 아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교황과의 약속을 이행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하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에게 교황의 방북초청을 요청하였고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바티칸을 방문하여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하였고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방북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약속의 제안자로서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한중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외교적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미국과 서방국가로부터 전 방위적 압박과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이 교황의 중재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이 시진핑 주석을 방문하여 미국과의 화해를 중재하고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한다면 그 자체로 인류화합을 이룰 것입니다. 이런 인류화합은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데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정부가 위와 같은 상황을 잘 활용하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화해시키는 중재역할을 하였으면 합니다. 해당 부처의 관계인들이 상상력과 용기를 발휘하여 함께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윤종일 신부 영문 강론 전문]

Pope Francis quotes the sixth chapter of the Rule of St. Francis, which is about communal fraternity indicating that we are all brothers. From this viewpoint of fraternity, the Pope scrutinizes and attempts to solve issues of this present time. Thus, he emphasizes fraternity and social friendship.

I believe that the new encyclical of Pope Francis, which highlights that we are all brothers, will play an important role in achieving harmony in humankind. I believe that this will be helpful in overcoming the climate crisis, the COVID-19 pandemic, and competition and tensions between nations. With these thoughts, I ask for the mediation of the Pope to solve issues facing the world today.

The world is currently undergoing a difficult time due to the climate crisis and the COVID-19 pandemic. The Earth is getting warmer, leading to the intensification of climate disasters. CNN reports that the COVID-19 pandemic is a final opportunity for human beings to get over the climate crisis.

The world is currently suffering from competition for hegemon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s well as from conflict over nuclear missiles between the Unites States and North Korea. This kind of competition and conflict threatens world peace and worsens the climate crisis and the COVID-19 pandemic. Without extraordinary measures and actions, the annihilation of humankind might happen.

The United States is in the worst position amongst countries in terms of the COVID-19 crisis. 7.45 million people are infected and 210,000 people are dead; an infection rate that is ranked highest in the world. Racial conflict has increased because of divisive politics, resulting in the division of society. Wildfires throughout Western California are escalating the climate crisis by polluting the atmosphere. Nevertheless, withdrawing from the Paris Climate Agreement, the United States is fragmenting the global community. It is time for new policies by a new president.

China is greatly responsible for the causes of the climate crisis. It is polluting the global environment by overusing fossil fuels and emitting fine dust. It is also blamed for causing the COVID-19 crisis. Hence, the United States and the western countries are holding China to account for this crisis. It is time for China to make new changes in order to moderate global isolation and pressure.

North Korea seeks to become a normal country. It seeks to become a member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s a sovereign country through the completion of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 However, because of that program, it is thoroughly sanctioned and pressured by the United States and the UN. It is time for North Korea to seek to normalize its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order to become a normal country.

South Korea seeks to establish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by means of its policy of a peace-building process. For the success of this policy, it is absolutely required to collaborate with the United States, China and North Korea. Therefore, it is time for South Korea to develop its relations with these countries.

The Vatican is much interested in mission in China. It wants to spread God’s Word more widely through the improvement of its relations with China. Hence, the Vatican has made an agreement with the Chinese government whereby the former accredits seven bishops appointed by the latter and the latter acknowledges the Pope as the Head of the Catholic Church. Currently, Pope Francis is attempting to improve the relationship with China through the advancement of this agreement.

I hope Pope Francis will play a mediatory role in these situations. It is timely, given the upcoming presidential election and the resultant formation of a new administration in the United States. It also coincides, I believe, with the messages of the encyclical Fratelli Tutti. I hope the Pope will meet with political leaders in accordance with the encyclical’s teaching that we are all brothers.

The Pope mediated the normalization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uba in 2014, in collaboration with the current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Joe Biden, who was the then Vice-President of the Obama administration. And Biden, as a Catholic, has deep trust in the Pope. These aspects would make a favourable climate for the Pope to play his role.

In this context, I strongly urge President Moon Jae-in and Chairman Kim Jong-un to contribute to world peace by fulfilling their promise with the Pope. At his visit to Pyeongyang in 2018, President Moon recommended Chairman Kim to invite the Pope to his country, and Chairman Kim accepted this recommendation. Then, at his visit to the Holy See, President Moon asked the Pope to visit North Korea, and the Pope promised that he would visit North Korea once he receives an official invitation. As the instigator of these promises, President Moon has to put them into practice without fail.

I hope President Moon will involve President Xi Jinping as well in this process through his diplomatic efforts in preparation for a South Korea-China Summit. I believe that China needs the mediation of the Pope as it is undergoing omnidirectional pressure and sanctions from the United States and the western countries. If the Pope discusses with President Xi the needs of each and mediates reconciliation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and if he discusses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t his meeting with President Moon and Chairman Kim in Panmunjeom, it will fulfil harmony in humankind. This harmony in humankind will become the prime force to overcome the climate crisis and the COVID-19 pandemic.

I hop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ill not be pressured by the United States and China but will play a mediatory role in reconciling them by making use of these circumstances. I look forward to seeing the vision and courage of the people invol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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