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방북길에 올랐습니다. 문 대통령의 평양행에서 첫 번째 관심사는 평양 순안공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올지, 또 영접은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 입니다.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영접을 받은 바 있으며, 2007년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은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기에 두 정상의 상봉은 뒤에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이뤄졌습니다.

TV에 비친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공항에는 활주로에 레드 카펫이 펼쳐져 있고,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배경으로 한복과 양복을 입은 수많은 평양시민들이 한반도기와 공화국기, 그리고 꽃술을 들고 있는 광경에서 김 국무위원장의 공항 영접을 쉽게 점칠 수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문 대통령 일행이 탄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상륙해 빨간 카펫이 깔린 곳까지 이동해 잠시 멈춰있자, 공항 문이 활짝 열리며 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탄 전용기는 멈춰 대기해 있고 김 위원장 부부는 빨간 카펫을 따라 전용기 트랙 바로 앞까지 마중 나왔고, 이윽고 ‘문재인-김정은, 김정숙-리설주’ 남북 최고지도자 부부가 상봉을 했습니다.

이것도 파격이라면 파격일까요. 2000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길 레드 카펫 위에서 기다리다가 악수를 나눴습니다. 이번에는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또 전용기 트랙 바로 앞까지 나와 영접한 것입니다.

영접 형태가 다소 바뀐 것입니다. 사소한 변화일지 모르지만 북측의 세심한 성의와 배려가 돋보입니다. 남북 사이에 영접 문화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영접 문화만큼 남북관계도 거듭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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