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20일 중국 선양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6.15북측위원회 김완수 위원장,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6.15해외측위원회 손형근 부위원장(위원장 대행).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지난 19~20 중국 선양(심양)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정부는 남측 대표단의 북한주민접촉 신청을 수리하지 않았지만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등 대표단은 회의 참가를 강행했다. 

선양 6.15민족공동위 공동위원장회 결과, 올해 6.15민족공동행사는 개성에서, 8.15민족공동행사는 서울에서 각각 개최하기로 하는 등 활발한 민간교류 추진을 결의한 공동보도문이 발표됐다.

이번 회의에는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6.15북측위원회 김완수 위원장, 6.15해외측위원회 손형근 부위원장(위원장 대행)이 참석했다.

이창복 의장은 전국연합 상임의장을 거쳐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완수 위원장은 조국전선 의장 겸 서기국장으로 12기 최고인민회의 부의장를 지낸 비중있는 인물이다. 손형근 위원장 대행은 재일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의장으로서 6.15일본지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주요 회의체인 공동위원장회의와 남, 북, 해외 공동위원장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6.15민족공동위 발족과 공동위원장회의 설치

▲ 2005년 3월 4일 금강산에서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문동환 공동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4명의 공동위원장이 선출됐다. 왼쪽부터 6.15남측위 백낙청 상임대표, 6.15북측위 안경호 위원장, 6.15해외측위 곽동위 공동위원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2005년 3월 4일 금강산에서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 명칭으로 발족했다.

발족 과정에서 해외측 공동위원장 문제로 논란을 빚었지만, 결국 6.15남측위원회 백낙청 상임대표와 6.15북측위원회 안경호 위원장, 6.15해외측위원회 곽동의.문동환 공동위원장 4명이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같은 해 12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로 개칭하고(약칭 6.15민족공위원회), 6.15민족공동위원회 운영규약을 제정했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이 규약에서 “6.15공동선언을 실천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이룩하려는 남, 북, 해외의 각 정당, 단체, 인사들을 폭넓게 망라하기 위한 상설적인 통일운동연대조직”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했다.

또한 규약 제3조에 6.15민족공동위원회는 ‘회의’와 ‘공동위원장회의’, ‘실무회의’를 통해 운영하고, 공동위원장회의는 “남측위원회, 북측위원회, 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이 협의하여 소집하며, 6.15공동선언실천민족공동위원회의 사업 및 운영과 관련된 주요 문제들을 조정하고 합의한다”고 명시했다.

곡절 겪은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

▲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는 민족공동행사 계기에 주로 열렸다. 남북 당국 대표단까지 함께 자리한 2005년 서울 8.15민족대회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 6.15민종공동위원회는 '회의'와 '공동위원장회의', '실무회의' 체계로 운영된다. 2007년 중국 선양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공동위원장들. 왼쪽부터 곽동의 해외측위 공동위원장, 안경호 북측위 위원장, 백낙청 남측위 상임대표, 문동환 해외측위 공동위원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6.15민족공동행사 공동위원장회의는 주로 민족공동행사 계기에 열렸고, 2006년 6.15민족통일대축전 기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와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 곽동의.문동환 6.15해외측위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영문명칭을 ‘All Korean Committee for June 15 Joint Declaration’으로, 약칭은 ‘June 15 All Korean Committee’로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같은 해 4월 27일 개성에서 6.15공동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백낙청 상임대표와 안경호 위원장이 ‘남북 위원장단 회의’를 갖는 등 중요 결정은 남북 위원장단 회의에서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남측 보수정권 집권 이후 2008년 금강산 6.15공동행사를 마지막으로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주최하는 민족공동행사가 더 이상 열리지 못 했고, 2009년 3월 평양에서 공동위원장회의만 한 차례 열렸다.

평양 공동위원장회의에서는 6.15남측위 김상근 상임대표와 6.15북측위 안경호 위원장, 6.15해외측위 곽동의 공동위원장이 6.15기념행사를 논의했지만 합의문을 내지 못했고, 이때부터 사의를 표명한 6.15해외측위 문동환 공동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6.15해외측위 공동위원장 한 자리가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

이후 남측 정부의 불허로 직접 대면하는 공동위원장회의는 열리지 못했고, 2013년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김완수 6.15북측위원회 위원장, 곽동의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과 공동위원장회의를 개최했다.

귀국한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등 남측 대표단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원씩이 부과됐다.

이어 지난 19~20일 중국 선양에서 공동위원장회의가 다시 열렸고, 역시 남측 정부는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등 남측 대표단의 북한주민접촉 신청을 수리하지 않았다.

중량감 있는 이창복, 김완수, 곽동의 공동위원장

▲ 마지막 공동행사가 된 2008년 금강산 6.15민족통일대회에 나란히 자리한 6.1민족공동위 공동위원장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2008년 6.15민족통일대회에서 둘러앉은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들. 왼쪽부터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문동환 6.15해외측위 공동위원장,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 곽동의 6.15해외측위 공동위원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6.15민족공동위원회가 결성된 2005년 이후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는 백낙청, 김상근 상임대표를 거쳐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6.15북측위원회 위원장은 안경호, 김령성을 거쳐 김완수 위원장이, 6.15해외측위원회는 곽동의.문동환 공동위원장에서 곽동의 위원장 단일체제로 운용돼 왔다.

이번 선양 공동위원장회의에는 6.15해외측위 곽동의(86) 위원장이 고령으로 병환 중이라 손형근(65) 부위원장이 위원장 대행자격으로 참석했다. 심양 공동위원장회의에서는 6.15해외측 위원장 문제는 6.15해외측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6.15남측위 1,2대(2005.3~2009.2) 상임대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창작과 비평>을 이끌어 오면서 ‘분단체제론’을 설파한 대표적 지식인이고, 김상근 3,4대(2009.3~2013.2) 상임대표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기독교 목사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냈다.

이창복 5,6대(2013.3~현재) 상임대표의장은 대표적인 재야단체인 민통련 사무국장과 전민련 상임의장, 전국연합 상임의장을 거쳐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6.15북측위 발족 당시부터 2012년 1월까지 위원장을 도맡아 온 안경호(87) 위원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 출신으로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 등 남북회담 북측 대표로 활약했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지낸 베테랑이다.

두 번째 6.15북측위 위원장은 남북장관급회담 단장을 맡았던 김령성(2012.1~2013.6)이 고령의 안경호에 이어 위원장이 됐다. 조평통 서기국 제1부국장,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부회장 등 대남사업을 담당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준비접촉 북측 단장으로 활약했다.

▲ 2013년 7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 공동위원장회의 모습. 왼쪽부터 6.15북측위 김완수 위원장, 6.15남측위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6.15해외측위 곽동의 위원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지난 19~20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6.15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 왼쪽부터 6.15북측위 김완수 위원장, 6.15남측위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6.15해외측위 손형근 부위원장(위원장 대행). [자료사진 - 통일뉴스]

세 번째 6.15북측위 위원장을 맡은 김완수(2013.6~현재) 위원장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표를 거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의장 겸 서기국장을 맡았고, 12기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현 13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과 조국전선 서기국장을 맡고 있는 비중있는 인사다.

6.15해외측 위원회 공동위원장 중 지금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동의(2005.3~현재)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최고고문은 고령(86)으로 1년전 병원에 입원했다. 곽 위원장은 일본에서 ‘김대중 구출 투쟁’ 등을 전개, 해외 반독재투쟁의 대명사가 됐고, 한통련은 지금도 반국가단체의 굴레를 벗지 못한 상황이다.

6.15해외측 초대 공동위원장을 지낸 늦봄 문익환 목사의 동생 문동환(95) 목사는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평민당 부총재를 역임했고, 미주지역을 대표해 활동했지만 6.15해외측위의 내부 갈등과 고령으로 2009년 3월 평양 공동위원장회의 때부터 공식 석상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선양 공동위원장회의에 곽동의 위원장을 대행해 참석한 손형근 6.15해외측위 부위원장은 곽동의 위원장에 이어 한통련 의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3월 6.15일본지역위원회 제6차 총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손형근 부위원장은 한국 여권이 취소돼 법정소송을 진행했지만 현재 입국 금지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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