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이달 15일경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10일 제의했습니다.
북측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에게 통지문을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이같이 제의했습니다.
북측의 남북 실무회담 제의는 지난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밝힌 지 사흘만입니다. 앞서 북측은 지난 5월 23일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며 대회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선수단 파견-응원단 파견-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 제의 등 치밀한 수순에서 볼 때, 인천아시안게임에 임하는 북측의 진정성과 의지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북측이 지난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천명했듯이,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화해 분위기를 띄우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는 집념을 보여주는 게 있습니다. 다름 아닌 ‘큰 규모의 응원단’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측에 보낸 통지문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며 선수들의 경기응원을 위해 남조선의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단과 함께 큰 규모의 응원단을 보내기로 한데 대하여 지적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이 말하는 ‘큰 규모의 응원단’이란 어느 정도를 뜻할까요?
북측이 응원단 파견을 밝힌 뒤 남측언론 등에선 그 규모를 대략 100명 안팎으로 잡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에 ‘큰 규모’라 밝혔기에 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북측의 응원단은 남측에서 열린 국제체육경기대회에 보내는 네 번째이니, 이전 세 차례의 응원단 수에서 유추해 볼 만합니다.
북측은 응원단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288명,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303명을 보냈으며, 2005년 인천동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는 응원단이 아닌 ‘청년학생협력단’ 이름으로 124명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북측이 이번에 보낼 ‘큰 규모의 응원단’은 2002년과 2003년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300명 정도나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도 상정됩니다.
물론 물량공세가 본질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규모 파견이 갖는 북측의 의지와 정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남측도 북측의 ‘큰 규모의 응원단’ 파견에 호응해 이번 남북 실무회담에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남북 단일팀 구성, 공동입장, 공동응원, 단일기 사용 등도 의제에 올려 가능한 사안들에 합의를 보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