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이듬해 4월, 아들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권력자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 2년을 맞이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사뭇 다른 김정은 시대의 행보를 두고 말들이 많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만큼, 김정은 시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그렇기에 주관적인 시각을 최대한 줄이고 북한, 그리고 김정은 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 정창현, 『키워드로 본 김정은 시대의 북한』(도서출판 선인) 표지.  [사진제공 - 선인]
최근 북한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가 『키워드로 본 김정은 시대의 북한』(도서출판 선인)을 내놓았다.  <민족21 통일이야기> 네 번째 주제이기도 하다.

정창현 교수는 김정은 시대 2년을 20개의 키워드로 풀이했다. 먼저, △세계적 추세,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귀족주의와 세도, △세대교체,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 △조선 속에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에 조선이 있다. △리설주 동지, △중대제안, △지식경제강국과 새 세기 산업혁명, △경제.핵무력 병진노선 등을 꼽았다.

그리고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 △첫 농업 분조장대회 개최, △후방사업, △경제개발구, △원산관광특구, △사회주의 문명국, △전자카드, △슈퍼마켓, △열린 음악정치, △리설주 패션 등을 김정은 시대를 읽는 키워드로 선정했다.

김정은 시대, 나아가 북한사회를 20개의 주제로 나누어 살핀 작업은 북한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지 않고는 감히 할 수 없는 시도이다.

실력과 실적, 실리라는 '3실주의'가 간부 발탁에서 주요한 고려사항이 됐다는 점이나 외부인도 전자카드로 결제가 가능하고 '신용카드'도 준비 중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다양한 변화들을 읽고 있노라면 저자의 방대한 관심사와 정보력에 탄복하게 된다.

두루뭉술하게 뜬구름 잡듯이, 어려운 글쓰기로 북한을 분석하는 저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정은 시대 2년을 한꺼번에 이해하기 쉽지않다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를 조각조각 읽어내는 작업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 사회를 파편으로 읽는 것은 위험할 수있다. 독자가 읽고 싶은 부분만 읽게 해 전체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방해할 수있기 때문이다.

『키워드로 본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그릇의 파편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북한은 2015년 노동당 창건 70년을 맞아 먹는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 등 대외관계 개선, 그리고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 등의 성과에 기초해 7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할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망으로 파편을 이어붙여 '김정은 시대의 북한'이라는 온전한 그릇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 조각은 김정은 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산물이기에, 김정은 시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앞으로 정책방향과 변화를 가늠하게 해준다.

'젊은 지도자의 나라'라는 불안한 시선과 '빨리 없어져야 할 나라'라는 헛된 허망에 사로잡혀 있다면, 『키워드로 본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차근차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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