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 실현! 릴레이 공동행동’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9일까지 거리 농성을 진행했습니다. 통일원로들의 농성은 지난 주로 마감되었으나 그 현장을 함께 공감하고자 늦게나마 글을 싣습니다. / 통신원 주

▲ 농성 아흐레째를 맞은 지난 8일에도 한결같이 통일원로 선생들이 농성을 폈고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 코리아연대’ 회원 15여명, 충남의 19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3월 7일 연평도 해병대를 방문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북한 도발시 공격원점과 지원부대까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무시무시한 발언이다.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기간에 한 말이기에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필자가 마치 아비규환의 전장에 떨어진 기분이다.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2월 23일부터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 실현 농성을 진행하는 동안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은 한반도 전쟁위기를 불러올 수 있기에 경각심을 갖고 국민들의 평화 촉구의 목소리를 내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에게 전쟁의 위기, 긴장이나 공포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작더라도 여럿이 함께 평화를 지켜내자는 절실한 호소였다. 농성단의 연설로 모든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국방부장관이 내린 위의 지시를 들었어도 그저 무덤덤할 수 있었을까.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폭파, 코앞에 다가온 한미FTA 발효, 총선 등으로 하루하루의 상황이 숨 가쁘게 지나는 중에도 통일원로를 중심으로 한 농성 마지막 날을 맞았다.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마지막 날인 9일은 농성을 확대해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

농성 아흐레째를 맞은 지난 8일에도 한결같이 통일원로 선생들이 농성을 폈고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 코리아연대’ 회원 15여명, 충남의 19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이 참가했다.

 

▲ 농성기간 내내 기관지로 고생한 이천재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이 마지막 날까지도 거리연설을 쉬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농성기간 내내 성치 않은 성대, 기관지로 고생한 이천재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이 마지막 날까지도 거리연설을 쉬지 않았다.

“한반도 주변은 군사적으로 가장 밀도 높은 대결상태에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핵폭탄을 깔고 앉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면서 북에다는 핵을 포기하라고 합니다. 우리, 조금만 공정한 눈으로 세상을 봅시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핵기지인 게 마땅하고 북은 핵무기를 포기해야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반도를 침략한 제국주의는 혈맹이고 동족은 적이라는 우격다짐 때문입니다. 남쪽도 핵을 포기하고 북도 철거해야죠. 그래야 공정하죠.

우리는 참으로 부끄러운 시대를 사는 겁니다.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의 주인공들입니다. 혈맹이다, 가치동맹이다, 전략동맹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한미FTA로 사법주권까지 뺏기게 생겼습니다. 미국을 믿고 우리의 장래가 밝다고 보는 것은 개꿈입니다, 개꿈.

남북대결도 모자라 제주도에 미군 해군기지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정권이 아무리 미국의 충신이라 해도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왜 필요한 겁니까. 이제 내줄건 다 내줬습니다. 결국,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게 될 겁니다.”

마지막 연설인 만큼 혼신의 힘을 다 한 이 고문은 마지막으로 “지구상 최고의, 역사상 전무한 대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 언론과 지식인,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평화를 요구하고 전쟁반대, 미군 나가라고 아우성을 치면 빠른 속도로 평화와 통일이 올 것”이라며 만일 이들이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미국의 침략패권, 군사훈련은 분단을 더욱 강요하고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각계가 평화의 목소리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 젊은층이 통일원로들의 농성에 응원을 왔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 위로 인사를 하고 있는 젊은 응원단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낮에는 공장에서, 저녁에는 통일운동에 복무한다는 충남의 한 노동자는 “오늘 예비군 훈련 가야하는데 거부”하고 왔다며 “젊은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긴 시간을 허비해야하고, 동포를 자극하는 훈련에 양심상 참가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구럼비 폭파의 본질도 이 나라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려는 것”이며 “핵안보정상회의는 그런 나쁜 짓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하며 “국민을 담보로 나라에 전쟁을 불러오려는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

농성 기간 중 가장 인원이 많았을 뿐 아니라 국회의원 후보들, 젊은이들이 대거로 참가해 농성의 마지막을 활기차게 맺게 되어 통일원로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 차가운 길바닥에서 투쟁을 해도 고된 줄 모르는 통일원로의 헌신. 젊은이들이 함께 했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차가운 길바닥에서 투쟁을 해도 고된 줄 모르는 통일원로의 헌신.

‘전문 시위꾼’이기 때문이 아니다. 평화가 충만하고 분단이 해소된 통일조국을 후대들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이기에 꽃샘추위 속에서도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 농성을 마칠 수 있었다.

농성 9일차 일지

기초노령연금 9만원 시대.
하루 12명의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에서군사비는 예산의 10%나 된다.
전쟁연습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긴장을 조성해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다. 또 다시 서해에서 위기가 조성되면 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권의 불장난이 하루 속히 끝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꺾어야 할 것이다.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쌍룡훈련 중단!
2차 핵안보정상회의 취소!
코리아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협하는 한미군사훈련은 북을 상대로 침략하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북침전쟁연습입니다. 당장 각종의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해야합니다.
53개국 정상과 UN등 4개 국제기구를 끌어들여 3월 26~27일 개최하려는 핵안보정상회의를 당장 취소해야 합니다. 일방독주하는 방식으로 평화와 통일이 불가능하며 당장 이명박 정권은 퇴진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실천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실언하는 선생님처럼 양심을 지키면서 살겠습니다.
전쟁반대! 핵안보회의 반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
선생님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침략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훈련이야말로 안보의 위험이 된다고 봅니다.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주통일을 위한 어르신들의 뜻 이어받아 키리졸브 훈련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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