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중앙위원회 비서국과 조직지도부가 북한의 주요 정책 결정에 집체적으로 참여하며 당.국가.군대의 파워 엘리트들을 확고히 통제하는 한, 유고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 정성장의 『현대 북한의 정치: 역사.이념.권력체계』(한울) 표지. [사진제공 - 한울출판사]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 권력체계를 상세히 연구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신작 『현대 북한의 정치: 역사.이념.권력체계』(한울)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북한은 “당이 국가기관과 군대, 근로단체 등 북한 내 다른 모든 조직들을 영도하는 당.국가체계”라며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직책도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북한 보도를 근거로 ‘김정일 총비서’로 불러야 한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또한 북한이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최고 권력기관으로 부상한 ‘국방위원회’ 보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권한과 인적 구성 등을 통해 이를 자세히 논증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5대 핵심 권력기관을 ‘당 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당의 영도기능에 주목한 저자는 지난해 9월 개최된 제3차 당대표자회 결과를 반영해 파워 엘리트 변동을 분석하고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명단은 물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비서국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도표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북한의 권력기관들에 대해서는 이들에 대한 당규약이나 헌법상의 조문을 넘어서서 실제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이들이 참여한 결정들을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며 “북한의 권력체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다 정확하고도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해 1년 넘게 심혈을 기울여 집필”했다고 밝혔다.

▲ 저자는 국방위원회 보다 당중앙군사위원회를 중시하고 있다. 또한 총정치국, 총참모부, 인민무력부를 3대 군사기관으로 보고 있으며, 총정치국의 역할을 중시한다. [사진 - 통일뉴스]
오랫동안 북한의 권력체계와 후계구도를 연구해온 저자가 수많은 도표를 제시하며 북한의 권력체계 등을 470여 쪽에 걸쳐 상세히 검토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북한 연구자들에게 필독서라 할 만하다.

다만 저자가 기존의 연구성과물을 묶어내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다소 서술체계의 완결성이 떨어지는 점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언론보도를 전제로 논지를 전개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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