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강하구' 사진전을 연 이시우 작가.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강하구를 통해서 남북의 문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 그것을 통해서 더 넓게는 아시아, 유라시아의 평화를 만들어내는 데까지 한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회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작가로보다는 평화활동가로 더 널리 알려진 이시우 작가가 ‘한강하구’ 사진전 개막식에서 “사진계에서는 운동가로만 돼 있고 사진가가 아니었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사진가 이시우가 되게끔 만들어주신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번 이시우 작가의 ‘한강하구’ 사진전은 서울 서교동 홍대 앞에 위치한 ‘공간 4.15’의 개관기념 전시회로 진행돼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

이 작가는 “사진이 세상의 결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바람결, 물결 이런 것들이 찍혀있다. 그것이 역사의 결, 시대의 결과 만나서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구해왔다”고 자신의 예술론을 ‘결’로 설명했다.

그는 “20년쯤 전 현실의 발전법칙과 예술의 발전법칙이 같이 가도록 해야 된다는 그런 글을 써놓고 사진을 시작했는데, 가장 제 이론에 맞게 작업을 해왔던 작업이 한강하구”라며 “책으로도 작업이 나왔고, 한강하구 배띄우기 행사를 통해서 한강하구를 알려내는 실천도 했고, 이것이 곧 유엔사의 문제이고 더 넓게는 유라시아 차원의 문제라는 것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이시우 작가는 단행본 『한강하구』(통일뉴스, 2008)를 써냈고, 2005년부터 정전기념일일 7월 27일을 즈음해 ‘한강하구 평화의 배띄우기’ 행사를 제안해 실천해오고 있으며, 유엔사 문제에 천착해 사진작업과 글쓰기, 걷기명상 등 다양한 이론적.실천적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옥고를 치뤘지만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사진은 누가 보더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아픔을 함께 끌어안을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사진이 되기를 항상 바라면서 작업을 하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며 “날씨가 많이 더운데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 최연하 큐레이터(왼쪽)와 이순이 '공간 4.15' 대표(가운데).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이시우 작가가 이제까지 작품세계가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시우 작가의 사진미학이랄까, 그가 계속 주장했던 사진의 결이 무엇인지, 사진 미학적인 측면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시우 작가의 한강하구는 이제껏 우리들이 깊은 의미를 생각 안 했던 곳이고,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개발이 난무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공간 4.15’ 이순이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다양한 문화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름난 사진가나 음악가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작업한 주제들을 가지고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고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자리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었다”고 개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몇몇 분들과 의논하면서 문턱을 좀 낮추고 다양한, 새로운 시선들이나 뭔가 자기가 열정적으로 자기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했고, 전시장을 생각했다”며 “개관전은 예전부터 인연이 있던 사진가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이 공간을 알리는 차원에서 이시우 사진가의 사진 전시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공간 4.15’라는 독특한 이름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공간 이름 후보가 있었는데 한글 ‘사이로’가 있었다”며 “아마추어와 프로의 사이로도 될 수 있고, 지리적으로 골목 사이로도 될 수 있고, 다양한 사진의 시선, 낯선 시선들 사이로, 사람들 사이로 그런 뜻을 포함하면서 저희가 4월 15일 날 이 공간을 계약하게 돼서 그 두 가지 뜻을 다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 가수 서기상, 신희준 씨의 축하공연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전시회에는 권술용, 오철근, 전창일 선생과 서영선 강화양민학살유족회 회장, 윤영소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교장, 함민복 시인 등 5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으며, 가수 서기상, 신희준 씨가 ‘엄마 미안해’ 등의 노래로 축하 분위기를 돋궜다.

전시회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9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또한 ‘한강하구가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8월 14일 이시우 작가와 함께 떠나는 강화도 1일여행도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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