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박현범/김치관 기자)

▲ 평양 모란봉극장 공연장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11일 오전 11시 평양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모란봉극장 공연장.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습이 한창이다. 채주혁의 지휘로 124명의 3관 편성 관현악단이 빚어내는 웅장한 화음이 관객을 압도한다.

지난 2월 뉴욕필하모닉의 역사적인 평양공연 때 로린 마젤의 지휘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협연했던 바로 그 장소로, 남측 언론의 조선국립교향악단 취재는 <통일뉴스>가 처음이다.

391석의 공연장 안은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관현악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가 울려 퍼지고 있다.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일반적인 관현악과 달리 장새납과 징, 꽹과리 등 민족악기와 더불어 구성된 북 고유의 '민족악기 배합 관현악'이다.

모란봉극장의 안수남 예술행정부장은 "장군님(김정일국방위원장)이 양악기와 민족악기를 배합하라고 해서 만든 곡"이라며 "민족성을 살리는 꽹과리와 장새납 등으로 함께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장새납을 연주하고 있는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원[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농촌 풍물가락에서 익히 들어왔던 장새납의 시원한 가락이 관현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풍성한 가을들녘의 활달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한다.

조선국립교향악단 김철남 부단장은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민족의 자산이고, 외국 사람은 흉내를 못 낸다. 조선 민족 만이 할 수 있는 노래다"며 "3관 편성 배합 관현악이고 퉁소 같은 죽관악기가 많이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고 소개했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최기혁 악장은 "이 곡은 1960년대 김옥상 선생이 만든 것으로 김정일장군이 후에 3관 관현악으로 편곡하라고 직접 종자를 잡았다"고 말했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일주일에 1-2회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향악 연주를 한다. 안수남 부장은 이날 연습도 오는 17일 공연을 위한 연습이라고 설명했다.

▲ 평양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모란봉 극장.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故 김일성주석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모란봉극장은 1947년 지어졌다가 한국전쟁 때 훼손돼 1954년 재건설 됐다. 이후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지시로 2005년 현대화 작업을 거쳤다.

북측에선 김일성주석이 270여 차례, 김정일국방위원장 24차례, 김 주석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차례 다녀가 모란봉극장을 '혁명사적극장'이라 칭하고 있다. 모란봉극장은 1948년 남북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가 열렸고, 김일성주석이 그해 9월 8일 북의 내각수상으로 추대되고, 9월 9일 '공화국 창건'을 선포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한편 뉴욕필하모닉 평양공연의 답방형식으로 내년 3월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뉴욕공연을 추진중이라는 보도와 관련, 안수남 부장은 "추진을 하고는 있지만, 확정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뉴욕필 평양공연 때 협연을 펼쳤던 최기혁 악장(오른쪽).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뉴욕필 평양공연 때 협연을 펼쳤던 최기혁 악장은 "이 무대에서 같이 연주를 했다. 나이에 비해서 정정했다. 정확하게 하는 것에서 배울 점도 있었다"며 "(로린 마젤이) 우리 교향악단을 보고 세계적 관현악단이라 놀랐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조경희(33) 해설강사는 "우리도 북과 남이 함께 연주했으면 얼마나 좋겠나. 빨리 통일이 돼서, 통일음악회도 하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2002년 남측의 <KBS> 교향악단과 북측 조선국립교향악단은 평양봉화예술극장에서 '추석맞이 남북교향악 연주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바 있다.

▲ 지휘에 맞춰 연습 중인 조선국립교향악단.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 모란봉극장 관계자와 통일뉴스 방북취재단의 기념촬영. [사진-통일뉴스 방북취재단]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