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삐라' 살포에 대해 언론에 "북한 주민에게 우리 자유민주주의 진실을 알리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줄곧 밝혀왔다.

박 대표가 정부의 제재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알리려고 했던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일까?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북한 주민'들을 걱정하는 박 '대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고, 항의하는 사람에게 침을 뱉는 것은 예삿일이고, 심지어 가스총을 휴대한 것으로 모자라 현장에서 발포한 비정상적인 박 '씨'가 있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두른 '탈북자'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에게 '자유민주주의'는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이들에게 욕설 등 인신공격은 기본이며 주먹과 발길질을 해야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방임적인 '자유'와 자의적인 '민주주의'이다.

자신의 목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면 (삐라를 보내기 위해서라면) 설령 가스총을 발사하더라도 용인될 수 있는 이기적인 '자유민주주의'인 것이다.

2000년 박 대표는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남쪽 땅을 밟았다.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을 거치고 새롭게 보수 세력이 집권한 2008년, 그에게 이명박 정부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실제로 박 대표는 지난 10월, 보수단체들이 주최한 UN창설 63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우리 탈북자들이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이 '친북좌빨' 정권이 바꾸기를 10년 동안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박 대표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공교롭게도 '소통'을 말하며 광화문에 '명박산성'을 쌓았던 이명박 정권의 '자유민주주의'와 많이 닮았다.

미국이라는 동반자를 위해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서 국민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던 현 정부와 악화된 남북관계를 고려하는 배려가 아닌 가스총을 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박상학 대표는 닮은꼴이 아닐까?

100만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촛불집회를 일방적인 공권력으로 진압하며 통제된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현 정부와 자신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넣어 북측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훌훌 날려 보낸 박 대표의 민주주의는 서로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박 대표의 어긋난 '자유민주주의'로 '삐라'가 북녘 땅을 넘어가게 될까봐 걱정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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