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이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어내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첫째날 축제로 저항의 몸짓을 보였던 시민들은 이튿날 세종로를 우회해 골목길로 진출을 시도했고, 셋째날 끝내 '청와대'를 향한 '직진'을 택했다.

'72시간 국민행동' 마지막날 밤을 새고 난 8일 새벽,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모인 시민들은 세종로 사거리를 가로막고 있는 전경버스 한 대를 끌어냈다. 이미 수 시간동안 경찰이 뿌려댄 소화가루에 하얗게 범벅이 되는가 하면, 아들뻘 되는 의경에게 한바탕 욕을 먹고난 뒤다.

세종로 사거리를 막아놓은 차벽을 거둬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는 것에 시민들의 의견은 갈렸다. '비폭력을 지켜야 한다'는 쪽과 '더 이상 어떻게 참냐'는 쪽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러나 '비폭력'을 외치며 울분을 꼭꼭 눌러담던 시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임계점에 달해 있었다.

특히 이날은 경찰측이 쉴새 없이 뿜어대는 소화가루에 숨이 막히고 사다리를 타고 전경버스 위로 오르려다 의경의 방패에 무차별하게 찍히는가 하면, 전경버스 뒷편에서 날아오는 물병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는 시민들이 속출해 시민들의 분노가 좀처럼 식을 겨를이 없었다. 특히 차벽 위에 올라 있는 의경들이 시민들을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끝끝내 차벽을 뽑아내 청와대로 진출하려던 것은 역시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었다. 전날 시민들이 세종로를 따라 무리를 지어 축제를 벌이는 사이, "춤 추고 노래나 해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는 대열은 새문안교회 인근 골목으로 진출을 시도했었지만, 이날은 '우회'하지 않았다.

"비폭력으로 했으면 끝까지 비폭력으로 해야 하죠"
"한 달동안 백날 말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안 듣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 것 원치 않잖아요?"
"이렇게 앉아서 춤추고 노래하다가 새벽되면 두드려 맞고 흩어지면 끝이야? 맞은 시민들은 어떻게 해? 어청수가 물러났어요?"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직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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