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대체, 오후 11시> 민족단합대회 일단 '무산'
- 한나라당 의원 주석단 참석 '이견', 16일 개최도 '불투명'
15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기로 했던 ‘민족단합대회’가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 배치 문제로 남북이 이견을 보이면서 일단 무산됐다.
남북은 저녁 8시께까지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추후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북측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이번 축전의 본행사인 ‘민족단합대회’가 열리는 인민문화궁전에 들어서려는 남.북.해외 주석단의 입장을 갑자기 중지시켰다. 박 의원의 주석단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남측은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며 반발했다.
실무접촉을 통해 남측은 '특정 정당을 배제한 민족단합대회는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으며, 낮 12시 백낙청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와 안경호 6.15북측위원회 위원장 간 단독 면담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를 전후해 최승철 북측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회담장에 나타나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관측이 한때 나돌기도 했다.
낮 12시 25분께 안 위원장과 면담이 끝난 뒤, 백낙청 대표는 남측 대표단 앞에서 “각 당의 의원들을 다 모시고 그분들을 어제 행사에서도 1명씩 주석단에 배치했다”며 “그러나 오늘 단합대회에서 북쪽이 한나라당 의원을 주석단에 받지 못하겠다고 밝혔다”고 그간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많은 남쪽의 주석단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어느 한 사람을 배제하면 나도 주석단에 오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6.15 남측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남측위원회는) 정당.사회단체.종교가 연합해 만든 단체라고 규약에 명시돼 있다”며 “당연히 정당에서 오신 분을 주석단에 앉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6.15 남측위원회는 곧바로 1차 공동대표자회의를 열어 백 상임대표와 집행부에 모든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고, 이후 남북은 실무접촉과 대표접촉을 잇따라 가졌다.
여러분, 오랜 시간 답답하게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사실은 오늘 아침부터 여러 가지 난관을 뚫고 왔는데 마지막 난관을 극복하지 못해서 오늘 민족단합대회는 일단 무산됐습니다.
그 경위를 잠깐 말씀드립니다.
어제부터 여러 가지 실무적인 난관이 있었고, 그래서 오늘 아침도 늦게 됐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다 풀어왔는데 마지막으로 문제가 된 것은 우리가 이번에 각 당의 의원들을 다 모시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을 다 어제 행사에는 주석단에 결과적으로 한 분 씩을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단합대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이 주석단에 앉는 것을 북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하는 것 대문에 실무진에서 오랫동안 얘기했고, 거기서 결론을 못 봐서, 북측 안경호 위원장과 제가 따로 만났습니다.
북의 입장은 한나라당 의원이 주석단의 어느 자리에 앉는 것도 절대로 용납 못하겠다는 것이었고, 저희 남측에서는 그런 식으로 어느 한 사람을 배제한다는 것은 우선 주석단에 참여하신 분들이 따로 회의는 안 했지만 많은 분들이 그런 상태로라면 나도 주석단에 안 올라가겠다는 의견이었고, 저 나름으로 6.15남측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는 만약에 우리가 이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측에 돌아가서는 남측에서 6.15운동을 계속하기가 참으로 어려워진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우리 남측에서는 한나라당 의원이 이제 와서 배제되는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다하는 식으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결국 두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아서 대회는 일단 무산이 됐고, 식사 후에 다음 일정을 추진하겠습니다. 그 후에 어떤 변수가 또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그렇게 알아주시고 또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문 일답>
질문 : 어제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주석단에 앉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을 다 빼라.
질문 : 한나라당 의원이 한나라당 공식 대표 자격으로 왔나, 개인 자격으로 왔나?
(여러 사람들 동시에 질문)
답변 : 여러분이 저를 상임대표로 일단 뽑아 놓으신 이상 회의 진행을 제가 질서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지금 나온 질문에 대해서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변 하겠습니다.
하나는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나중에 주석단에 올라오셨습니다.
그 다음에 정당 대표로 오지 않았는데 왜 주석단에 앉혔느냐는 것은 우리 6.15남측위원회는 정당, 사회담체, 종교가 연합해서 만든 단체로 규약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에서 오신 국회의원들은 당연히 한 분씩을 주석단에 올리는 것입니다. 물론 그 문제를 우리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3정당을 모두 제외하기로 한다고 했으면 할 수 있지만은 한나라당을 배제하겠다는 그런 북측의 입장 때문에 우리가 정당대표 3명을 다 뺄 수 없다는 것이 저 상임대표의 확고한 판단입니다.
여기에 대해 저는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이 장소에서 큰소리로 하는 것 보다는 점심 직후에 부분별로 단위별로 차분히 의견을 정리해서 저에게 전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평양=공동취재단)
북 수정제안, 남측 역제안 시도도 실패
북측은 오후 3시55분께 6.15공동위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4명과 발표자 등 11명 만을 주석단에 올리자는 수정 제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남측은 주석단을 없애고 민족단합대회를 열자는 안을 북측에 제안하기 위해 백낙청 대표가 직접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을 포함해 3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이 주석단 배제를 이유로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면 모든 당 의원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백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저녁 7시35분께 북측의 제안으로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4명이 회동했으나 이 자리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계속 협의를 통해 내일이라도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수준에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6.15 남측위원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남측 내부의 통일운동의 진로 결정과도 관계되는 문제로, 남북관계의 먼 장래를 보면 특정 정당을 빼고 갈 수 없다”며 “남남 갈등을 해소하느냐 증폭시키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행부 입장에선 남남갈등을 최소화하고 누구를 제외하는 뺄셈의 통일운동보다는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덧셈의 통일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남.북. 해외대표 4명만 주석단에 올라가는 방안 등을 내놨으나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특정 정당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북측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북측이 구미에 맞는 사람과만 일을 하겠다면 과거 시대처럼 남측의 민간 통일운동운동이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세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6.15 남측위원회는 정당이 구성 요소인데 특정 정당을 배제하면 행사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북측이 초청했고 협의도 끝난 사안에 대해 북측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절차상 원칙에 어긋나고 북측이 정치적 입장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6.15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배제하려는 것이면 행사 자체를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당내에서도 반대했지만 부담을 안고 들어왔다”며 “뭔가 끈을 놓지 말자고 생각하고 여기에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남측 대표단은 “무슨 일이 있어도 행사는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정인성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북은 특정 정당이 6.15공동선언 실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남은 6.15공동위원회 규약과 정신에 따라 6.15공동선언 실천에 찬성하는 정당을 배제할 수 없다는 원칙이 부딪쳤다”며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하루 밤 좀더 논의할 시간을 가진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송고. 방송송출도 파행
한편, 민족단합대회 무산의 여파로 남측 공동취재단에게 취재차량 제공도 이뤄지지 않아 하루 종일 연락이 두절되는 돌발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남측 공동취재단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남측 대표단과 함께 숙소인 평양 양각도호텔을 출발, ‘민족단합대회’ 행사장인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했으나 민족단합대회가 파행을 빚자, 낮 12시 40분께 북측 관계자들에게 기사송고와 위성송출을 위해 양각도호텔로 이동하기 위한 차량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북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바쁘게 움직였으나, 잠시 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봅시다”며 차량 제공을 거부했다. 수차례에 걸친 항의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행사 협의가 진전이 있을 수 있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 “본대와 함께 움직여야 된다”며 끝내 취재차량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오후 8시 20분께 본 행사가 무산된 이후에야 취재차량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행사 도중 수시로 관련 소식과 촬영화면을 남측으로 보내온 공동취재단의 발이 7시간여 동안 일제히 묶이면서 기사 송고 및 두 차례 예정된 위성방송 송출이 모두 단절돼 취재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동과 연락이 쉽지 않은 북측의 특수한 상황에서 취재차량 운행 중단이 기사송고 및 화면 위성송출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6.15 남측위원회 관계자는 “북측이 민간행사에서도 취재차량 제공을 전면 거부하는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며 “아마 실무자들이 아닌 상부 차원에서 비판적 보도를 우려해 지침이 내려진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북측 관계자는 취재차량 출발 직전 “이번 6.15행사가 민족적 단합과 통일을 위한 행사인 만큼 취지에 맞게 보도해 줄 것을 호소한다”면서 “저녁에도 남.북.해외 공동위원장들이 만나 16일 행사를 개최토록 협의하기로 한 만큼 행사 개최에 지장이 없도록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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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오전 11시> 6.15대축전 이틀째, 민족단합대회 등 개최 예정
6.15공동선언 발표 7돌을 기념,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6.15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 중인 남.북.해외 민간 대표단은 15일 민족단합대회를 비롯해 축전 이틀째 일정을 소화한다.
남.북.해외 대표단은 오전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본 행사인 ‘민족단합대회’를 열어, “민족애와 민족자주정신에 기초하여 민족적 단합을 적극 실현해 나간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민족대단합선언’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북 간 연설문 문안 조정이 길어져 행사가 예정 시간보다 늦어져 11시경에 ‘민족단합대회’가 치러질 예정이다.
대표단은 오후에 대동강 유람선 탑승,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참관 등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사흘째인 16일에는 개선문·주체사상탑·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을 참관하며, 태권도전당에서 열리는 폐막식 및 청년학생들의 무도회에 참가한다. 남쪽 대표단은 17일 오전 평양을 출발해 남쪽으로 귀환한다.
앞서 14일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연회에서 정세현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대표 의장은 답례 연설을 통해 “우리는 왕래·교류·협력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이 땅의 평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어 “이 땅에 통일에 도움이 되는 평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들이 아니라 민족이 주축이 되는 평화논의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경호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장도 환영 연설에서 “6.15가 열어준 우리 민족끼리의 길은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이 길이 끊어지면 이 땅에는 또다시 대결과 분열의 어둠이 깃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라톤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씨는 평양 방문 소감을 묻자, 이런 포부부터 밝혔다.
황씨는 현재 차세대 마라토너를 키우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감독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황 감독이 북쪽에 건네줄 구체적인 제안을 마련해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황 감독은 “겨울에는 북측 선수들이 제주도에 내려와서 훈련을 하고, 여름에는 남측 선수들이 올라가 평양이나 개마고원 등지에서 훈련을 하면 좋지 않겠냐”며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선 ‘구상’의 일단을 비추기도 했다. 그는 뜻이 맞는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런 의사을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황 감독의 평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4.15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 때 선수단을 이끌었으며, 앞서 3월에 북측과의 실무접촉에 참여한 바도 있다. ‘6.15 체육본부’ 소속 일원으로 이번 ‘6.;15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면서 그의 평양 방문도 세 번째를 기록하게 됐다.
그는 4월 마라톤 대회 참석 때 남북간 마라톤 협력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천혜의 조건’을 가진 평양 시가지를 보고 단숨에 반해버렸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남측에는 평양 시내만한 직선코스가 거의 없다”며 “4km 정도의 구간이 직선코스인 곳에서 뛰어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라톤 분야에서 남북이 힘을 합치면 대단할 것 같다”며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이번 일에 대해서 님은 마음이 상하셨나 봅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나 이남 정부당국의 매사에 대한 이북 인민들의 감정은 어떻겠습니까.